알파 플래그십 미러리스는 9가 아니었다 ‘소니 알파1’
알파 플래그십 미러리스는 9가 아니었다 ‘소니 알파1’
  • 김현동
  • 승인 2022.02.15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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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7으로 시작된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기본형을 중심으로 다양한 파생군으로 확대됐다. 고화소에 집중한 R, 영상에 특화한 S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극한의 촬영 환경에 초점을 둔 고성능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9까지 공개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러나 소니는 한 발 더 나아가 진정한 플래그십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알파1을 선보이기에 이른다.


알파1은 지금껏 소니가 알파를 위해 이룬 모든 것을 집약한 느낌을 강하게 주는 제품이다. 5000만 화소 풀프레임 센서와 두 개의 비온즈 XR 영상처리 프로세서로 고해상도 이미지(8640 x 5760) 외에 초당 30매 연사, 8K 30p / 4K 120p 영상 기록을 지원한다.

감도 또한 ISO 100에서 3만 2000, 확장하면 ISO 50에서 10만 2400까지 대응한다. DSLR을 압도하는 실로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소니 알파1은 수치가 아닌 결과물에서도 이를 증명해낼 수 있을까?

약간의 변화가 있지만 지극히 알파스럽다
알파1 역시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가족의 일원


알파1의 디자인은 기존 알파 시리즈와 큰 차이를 두지 않았다. 단지 더 빠른 조작을 위해 다이얼과 버튼을 더 많이 배치했을 뿐이다. 카메라에서 직관적인 설정을 지원하려면 결국 자주 쓰는 기능을 다이얼이나 단축키로 배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중 하나다.


▲ 알파1은 기존 알파 시리즈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외모다

알파1은 이 부분에서 아쉬움은 없다.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를 기준으로 좌측 상단에는 초점과 촬영 방법(연사 및 타이머, 브라케팅 등)을 설정하는 다이얼을 배치했다. 우측에는 모드 다이얼과 노출, 조작 다이얼 등이 자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 쓰는 기능을 좌측에 자주 쓰는 기능을 우측에 배치했다. 그리고 대부분 버튼과 다이얼은 우측 엄지와 검지 손가락이 닿기 좋은 곳에 있어 빠르게 조작할 수 있다.

폭 128.9mm, 높이 96.9mm, 그립을 포함한 최대 두께는 80.8mm로 성능을 감안하면 충분히 작은 크기를 갖췄다.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포함해 약 737g 정도로 가볍지는 않지만, 플래그십 DSLR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인다. 성능과 휴대성 사이에서의 균형, 이것이 미러리스 카메라의 강점이라 하겠다.

손에 쥐었을 때의 안정감은 뛰어나다. 그립이 적당히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중지가 닿는 부분에는 굴곡이 있어 힘껏 쥘 수 있다. 손이 크거나 작거나 상관없이 자세의 안정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 알파1의 조작은 사용자가 원하는 조작을 빠르게 지원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단도 그렇지만, 후면에 배치된 조작부도 깔끔하게 설계됐다. 기존 알파와 동일해 보이나 버튼의 크기와 질감 등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또한 녹화 버튼 외에 중앙의 컨트롤러, 하단의 다이얼과 버튼은 엄지손가락이 닿는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 뷰파인더와 액정을 보는 환경을 모두 포함해 직관적 조작이 가능한 형태다. 기존 알파 시리즈도 그렇지만, 알파1도 조작에서는 큰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측면에는 메모리카드 두 개를 꽂을 수 있다. SD카드 및 CF익스프레스(CFexpress) A형 카드를 지원한다. 쉽게 쓴다는 부분에서 SD카드가 좋지만, 성능을 감안하면 가급적 CF익스프레스 카드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가격이 다소 높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 다양한 촬영 환경에 대응하고자 한 흔적들이 곳곳에 녹아 있다

반대쪽 측면에는 다양한 단자들이 배치되어 있다. 유선 네트워크 단자를 시작으로 HDMI, USB C형(10Gbps 대응) 단자, 스테레오 입출력 단자 등 다양하다. 실내외 사진영상 촬영에 필요한 단자들이다. 촬영하면서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다른 출력장치에 연결해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알파 시리즈 카메라는 이런 부분의 지원이 부족했지만, 최근 다양한 촬영 환경을 염두에 두고 단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블루투스와 무선 네트워크(최대 802.11 ac 대응)도 쓸 수 있으니 참고하자.


▲ 여느 알파와 비슷한 구성의 액정과 뷰파인더, 하지만 성능은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면은 간단하다. 틸트 기능을 갖춘 3인치 액정 디스플레이와 버튼, 뷰파인더 등으로 되어 있으니 말이다. 일단 기능은 앞서 언급했으니 디스플레이 위주로 살펴보자. 우선 액정은 3인치 크기로 144만 화소 사양이다. 터치 기능을 갖추고 있어 필요한 기능은 손가락만으로 다룰 수 있다. 상단 107도, 하단 41도로 꺾이는 구조를 활용해 촬영 시 편리함을 제공한다.

뷰파인더는 0.6인치 전자식으로 943만 화소를 담았다. 배율도 최대 0.9배에 달하기 때문에 봤을 때 액정 못지않게 시원한 화면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초당 60 프레임에서 최대 240 프레임까지 표시하기 때문에 과거 전자식에서 언급되었던 위화감이 대거 줄었다.

압도적인 반응성과 안정적인 결과물
까다로운 소비자라면 만족할 것


이제 당분간 소니의 자랑이 될 플래그십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1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다. 렌즈는 FE 85mm f/1.4 GM(SEL85F14GM)와 FE 16-35mm f/2.8 GM(SEL1635GM)을 활용했다. 기본 설정에 따라 최대한 카메라의 실력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 A1+SEL85F14GM, ISO 100, f/2.2, 1/1600초

약 5000만 화소에 달하는 알파1의 이미지 센서는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장에 약 25MB~40MB 전후의 용량으로 기록된다. 무압축 이미지(RAW)를 기록할 경우 이보다 더 많은 용량으로 기록되기에 저용량 메모리카드를 사용한다면 빠르게 용량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사진영상을 두루 기록하는 사용자는 적어도 128GB 이상 용량을 가진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촬영 속도는 쾌적하다 못해 번개 같다는 표현이 알맞을 듯하다. 그만큼 막힘없이 빠르게 진행된다. 여기에는 두 개의 비온즈 XR 영상처리 프로세서가 힘을 보탠다. 병렬 연결이기 때문에 각각의 역할에 따라 작동되는 구조가 아닐까 예상해본다. 하나는 사진영상 담당, 다른 하나는 영상을 처리하는 식이다.

기본기 자체도 아쉬움이 없다. 흔히 고화소 카메라는 고감도와 연사에서 아쉬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알파1에서는 기우에 불과하다. 이 카메라는 ISO 100부터 32000까지 하드웨어에서 기본 지원하고 소프트웨어 확장을 더하면 ISO 50부터 10만 2400까지 쓸 수 있다. 이를 활용해도 셔터속도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지만, 광학식 5축 손떨림 보정 기구가 더해지면서 깔끔한 결과물을 이끌어낸다.

측거점 759개는 모두 사용할 수 없지만, 빈틈없는 측거 능력에 도움이 된다. 이는 위상차 기준이고 콘트라스트 기준으로는 425개 측거점을 활용하게 된다. 화면 영역 대부분에 걸쳐 측거가 이뤄지기 때문에 빠르게 원하는 피사체를 잡아낸다. 기계식 셔터와 전자식 셔터를 잘 활용하면 원하는 사진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부분의 완성도는 플래그십 카메라 다운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 A1+ SEL1635GM(16mm), ISO 200, f/5.6, 1/1600초

동영상 기록 능력도 수준급이다. XAVC S. HS 포맷으로 기록되는 동영상은 이미 이전 소니 카메라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 받을 정도로 뛰어나다. 여기에 알파1은 8K 30p와 4K 120p 영상을 기록할 수 있다. S-시네톤, S-로그, HLG 등 프로파일도 다양하게 제공한다. 4K 해상도에서는 이미 알파7S M3가 있으니 차별화 포인트가 적지만, 8K 해상도 촬영이 필요한 환경이라면 알파1의 존재감은 사뭇 다르다.

소니의 플래그십은 9가 아닌 1
변화하는 사진영상 시대를 보여주기에 충분해


과거 소니의 플래그십은 항상 9로 마무리되어왔다. 알파 900과 알파99가 그 예다. 미러리스도 알파9의 등장으로 마무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알파1의 등장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소니가 그만큼 자신감이 쌓였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니는 빠르게 미러리스 설계를 도입하면서 성장해왔고 현재는 이 분야에서 최고에 도달해 있다.

그래서일까? 자신들이 이뤄낸 모든 것을 담아내고자 했다. 안정적인 고화소 사진영상촬영에 민첩한 반응성, 이 기록물을 전송하는 방법까지. 사진의 시작부터 끝을 책임지는 것이 목표인 것처럼 말이다.


알파1은 사진영상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되는 프로 시장을 완벽히 겨냥했다. 성능, 품질, 기능적 완성도 모두 흠잡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해 있다. 물론 프로만 쓰라는 법은 없다. 진정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이 카메라이니 말이다.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다. 798만 원에 달하는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그 가치는 충분히 담아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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