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마이크로닉스 MA-600 Penguin 공랭쿨러
[써보니] 마이크로닉스 MA-600 Penguin 공랭쿨러
  • 김현동
  • 승인 2022.02.14 0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랭 쿨러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 기계와는 상극일 수밖에 없는 물을 통해 PC를 안전하게 지킨다는 아이러니라니, 이미 시작부터 까다롭다.

열을 식혀주는 라디에이터가 호스와 연결돼 설치 방식이 매우 번거롭다. 당연히 비싸다. 요즘 나오는 케이스가 수랭 쿨러 대응 여부를 전면에 내세워 강조할 정도로 편의성이 떨어지며, 사용자도 가급적이면 피하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수랭 쿨러는 대세다. 안정적으로 온도를 제어해준다는 핵심 장점이 모든 공랭 쿨러의 장점을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상판 라디에이터를 통해 바로 열을 외부로 내보내기 때문에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더구나 지금은 CPU, 메인보드 등 컴포넌트 하나하나가 높은 전력을 요구하는 ‘고성능 PC 시대’다. 더 이상 공랭 쿨러로는 최신 PC를 감당하기 어렵지 않은가 하는 ‘현실론’이 고개를 든다.

그럼에도 사용자는 공랭 쿨러를 쓰고 싶다. 만에 하나라도 수랭 쿨러의 냉각수라도 터지면 아래에 있는 그래픽카드, 메인보드가 파손될 우려가 있다.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요즘 그래픽카드가 어디 단순한 부품인가, 괜찮은 그래픽카드 하나는 노트북 한 대 값이다.

공랭 쿨러가 점차 외면받을 수 있는 환경 속에 마이크로닉스가 새로운 공랭 쿨러, MA-600 Penguin을 선보였다.


《마이크로닉스 COOLMAX MA600 펭귄》
구성 : 히트파이프 6개 + 25T 120mm 팬
소음 : 최대 33.26dBA (TDP 210W)
대응 :
ㄴ intel : LGA 1700·1200·2066·2011·115x·775
ㄴ AMD : AMx(1·4외), FMx
특징 : PWM, 듀얼 팬, 니켈도급 히트파이프


# 제대로 된 정답 '공랭'을 꺼내 들다


다소 의외의 행보다. 사실 마이크로닉스는 쿨러 업체가 아니다. 파워 서플라이 분야의 독보적인 국내 1위 브랜드로 클래식, 캐슬론 등 웬만한 가정용 PC의 쿨러는 죄다 마이크로닉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요즘 ‘design itself(스스로 디자인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마우스, 키보드,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체 제작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CES 2022에도 참가해 외신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굳이 쿨러를 선보일 것이라면 대세인 수랭 쿨러를 만들 법하기 때문이다. 연달아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가장 최신의 트렌드를 이끌었던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더더욱 그런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마이크로닉스는 처음 파워 서플라이를 만들 때처럼 오로지 ‘성능’만 보고 쿨러를 선보였다. 품질로 인정받아 빠르게 시장 장악력을 키웠던 파워 서플라이의 과거처럼, 쿨러의 본질 역시 품질이라는 일종의 마이크로닉스식 접근인 셈이다.

MA-600 Penguin은 12세대 인텔 코어 CPU 소켓 방식인 LGA 1700까지 호환되도록 제작됐는데, 달리 말하면 신제품임에도 선택지가 제한적인 12세대 인텔 프로세서에 써도 된다는 메시지다. 덕분에 신제품 12세대용 공랭 쿨러라니,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 오로지 성능만 챙긴 공랭 쿨러, MA-600


극도로 심플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마이크로닉스 MA-600 Penguin. 요즘 수랭 쿨러의 트렌드인 RGB 기능은 과감히 삭제했다. 시작부터 요즘의 시장과 결이 다르다. 사실 마이크로닉스 내부적으로도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이왕 회사의 이름을 걸고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내놓는데 화려한 비주얼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견과, 열효율 하나로 승부하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비주얼은 단순히 디자인이 아니라 냉각 효율에 조금이라도 악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RGB 기능을 살리는 데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팬 속도를 높이면 냉각 효율은 높아지지만 상대적으로 정숙함은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논리.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줄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닉스의 결론은 ‘냉각 성능’ 하나로 모였다. 이름에 펭귄을 넣고 아예 펭귄 모양의 음각을 새겨 넣을 정도로 이름 그대로의 쿨링에 집중했다. 안정적으로 PC를 지키고 싶은 사용자의 근원적인 요구만 해결하면 된다는 기본에 집중한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 실제 사용 과정에 체감할 수 있는 효율 극대화에 모든 제품 콘셉트를 맞췄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미니멀한 디자인을 덤으로 얻었다. 블랙과 실버의 은은한 조화는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화려함 일색의 PC 컴포넌트 트렌드에 지친 사용자도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역설적으로 MA-600은 제법 트렌디하다. 애플 아이맥이나 LG 그램이 어디 화려해서 잘 팔리는 제품인가. 한 번도 제품으로 실망시킨 적 없는 마이크로닉스의 MA-600은 2022년의 공랭 쿨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안하는 다른 길일지도 모른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보도자료 및 취재문의  PRESS@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