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만에 천국과 지옥, 비트코인 투기인가? 투자인가?
반나절 만에 천국과 지옥, 비트코인 투기인가? 투자인가?
  • 김현동
  • 승인 2021.02.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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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24일] -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데 걸린 시간은 반나절이면 충분했다. 1코인당 5천만 원을 넘기더니 6천만 원까지 수직 상승하면서 다시금 비트코인 광풍에 불이 지폈다. 1년 365일 24시간 단 1초도 쉬지 않고 계속 돌아가는 장중 거래는 기존 금융 거래 형태로는 도통 설명 불가능한 영역이다.

전 세계 어디서나 국경도 무시하고, 화폐 단위도 개의치 않고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되는 건 비트코인이 누구에게나 열렸다는 방증. 거래에 필요한 원장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도 초기 수십 분에서 점점 단축되어가는 추세다. 그런데도 느리기에 초 단위로 줄이는 것이 남은 과제다. 실시간 거래에서 분 단위 처리는 자칫 예상했던 것과 다른 기준가로 거래가 되는 우려를 낳을 수 있다.

그런데도 비트코인은 금을 위협하는 유력한 글로벌 거래 수단으로 가파르게 영향력을 넓혀가는 추세다. 물론 금융당국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일절 가치 없음을 공식화한 상태다. 다르게 말하면 관리 감독 대상이 아니라는 정황. 그래서 더욱 안심하고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투기 세력은 비트코인을 투기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출발 당시의 취지와 상관없이 오늘날의 비트코인 분위기는 투자 보다는 투기에 가깝다. 이미 중국에서는 비트코인 투자로 부의 반열에 오른 이를 신흥 부자로 칭송하고 주목할 정도로 거대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PC 시장에서 지포스 RTX 30 그래픽카드가 시장에서 씨가 마른 이유 또한 비트코인과 연관 깊다. 블록체인이라는 미래 기술은 어쩌다 보니 투기의 장을 구축하는 데 핵심 동력원이 됐다.

지난 23일 최대 6,336만 원이던 코인 가격은 5,471만 원까지 속절없이 추락했다. 1천만 원에 달하는 변동 폭이 발생했지만 누구 하나 뚜렷한 이유도 원인도 알려고도, 알지도 못했다. 단지 블록체인이라는 자동화된 국제 시세에 연동한 시스템이 가치를 올리고 내리는 것이 오늘날 비트코인이 내세우는 평가 기준이라고.

그런데도 비상식적인 변동 현상에 대해 누군가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하나 비트코인은 막연히 ‘가치하락’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그러한 이유로 다시금 부각하는 비트코인 거품론. 금융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비트코인의 비정상적인 가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는 배경이다.

한때 비트코인은 현존하는 화폐를 대체할 미래 단위로 주목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지금의 비트코인은 누구 하나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다양하게 쓰인다. 조세회피 그리고 지하자금 융통이 대표적이다. 마피아 등이 범죄 자금이 활용되는 목적에 비트코인만큼 매력적인 기반도 없다. 어디에서 흘러들어왔을지에 대한 자금 출처에 대해 일정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상 세계에서 비트코인은 금보다 귀한 단위를 가진 화폐로 몇 분 안에 탈바꿈한다.

그리고 최근 1주 사이에 급등하고 급락하는 비트코인 당락은 하루에도 수없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누구는 웃고 누구는 쓴웃음을 지으며 비트코인이라는 단위를 이용해 인생 역전을 공모하지만 애초에 큰돈이 들어가야 큰 수익도 담보하는 구조는 전형적인 주식을 답습했기에 사실상 기관이 아닌 한 개인이 벼락부자 반열에 오르는 건 현실에서는 소설에서나 있을법한 일이다.

그런데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으레 회자하는 이야기에 ‘누구는 얼마 투자해 몇억을 벌었다더라’라는 내용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단순한 우려에 그친다면 재미로 넘어갈 수 있지만, 현실에서의 심각성은 위험 수준을 넘겼다. 중앙은행이 뒤늦게 CBDC 발행을 논한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도 위협적이다.

비트코인이 실제 경제 논리까지 깊숙이 개입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당장 테슬라는 비트코인 하락에 장중 주가가 600달러대까지 속절없이 추락했다. 동학 개미가 앞다퉈 올인했던 대표 종목 1위에 올라있는 테슬라 추락세가 단지 나라 밖의 이슈가 될 수 없음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업계는 테슬라가 비트코인 급락 영향으로 최대 200조 원가량의 시총이 사라졌음을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예찬론을 펴면서 비트코인 랠리를 촉발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물론 기존에도 비슷한 이슈가 여러 차례 반복했기에 언젠가는 다시금 회복할 거라는 믿음에 장내 평온은 유지되는 추세다. 동시에 비트코인 건재론에 힘이 실리는 순간 시장이 다시금 제자리를 찾아갈 모습도 눈에 선하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현상을 두고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기에는 불안 요소가 다분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비트코인을 향해 현금이 모여드는 건 이 한 줄로 설명이 끝난다. ‘하이리스트 하이리턴’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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