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車 비트코인으로 거래? … 현실은 난감하네~
테슬라車 비트코인으로 거래? … 현실은 난감하네~
  • 김현동
  • 승인 2021.02.09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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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09일]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연일 상승세인 비트코인. 정해진 수량은 총 2,100만개. 채굴이 지속한 탓에 이제 남은 발행량도 끝물에 달한다는 목소리가 부정하기 힘든 정황이다. 실제 채굴에 걸리는 비용은 꾸준히 상승세다. 시간도 늘었다. 웬만큼 투자해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도 버겁다고 말한다. 물론 그 과정을 지나면 충분한 보상이 이뤄졌는데, 4천만 원을 가볍게 돌파했고, 테슬라가 구매했다는 상보가 터지면서 5천만 원이 목전이다.


하지만 처음 등장했던 2008년 이후 올라도 지나치게 올랐다는 것이 중론이다. 덕분에 재미로 시작한 것이 투자로 변했고, 요즘은 투기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관리 기구도 없고 추적할 수방법도 없으며, 거래 과정에 투명성도 따지지 않는 구조는 범죄 자금 은닉 등 은밀한 자금관리용 수단으로 쓰이기 딱 좋은 조건이다. 그러한 이유로 북한 등 국제 사회에서 거래가 중단된 국가는 이를 통해 자금 세탁 등 용도에 활용한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다시금 거론되는 법정 재화 논쟁. 물론 비트코인은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가 예나 지금이나 너무 다분하다. 가격이 올라간 지금은 더욱 위험하다. 물론 현 상승세만 보면 모두의 환상을 한 몸에 누리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일론 머스크의 비트코인을 통한 결제 수단 주장론에 힘입어 새로운 미래 화폐 논쟁도 다시금 불이 붙었다. 하지만 이를 적용하기에는 당장 해결이 시급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소득 250만 원 초과 시 초과분의 20% 세금 징수


지난달 6일 기획재정부는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가상자산, CFD 등 신종 투자에 대한 과세 방안 실행령을 알렸다. 시행은 이달 중 예고했는데, 주요 내용인즉슨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벌어들인 소득이 25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20%를 세금으로 국가가 거두게 된다. 500만 원 수익이 발생할 경우 약 50만 원을 내는 셈이다.

투자자는 매년 5월에 가상자산 소득을 신고납부해야 한다. 신고를 불성실하게 할 경우 가산세가 부여된다. 상속·증여 또한 마찬가지이며, 올 4월부터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로 발생한 소득에도 양도소득세가 물린다. 그런다면 변동성이 큰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사건 발생 이전·이후 1개월간 공표된 하루 평균가액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암호같은 단위 … 커피 한 잔에 0.00053456 BTC (?)


화폐 단위는 사용하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직관적이어야 한다. 가령 1천 원 혹은 1달러와 같은 단위는 모든 이가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고 계산도 가능하다. 그리고 인간의 문명은 이러한 숫자를 기준 삼아 진화해왔다. 그와 달리 비트코인은 단위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 수시로 변동하는 성격에 1BTC는 한화 5천만 원을 돌파했다. 이를 더 작은 단위로 쪼개려다 보니 소수 자리가 등장했고, 액수가 커질수록 단위는 더욱 세분화할 수밖에 없다.

커피 한잔에 현금으로 2,500원이라고 치면, 비트코인은 이미 가격을 추산하는 것에는 계산기를 수반한 노력이 요구된다. 즉 비트코인에 환영하는 이는 숫자를 중요히 여겼던 전통 자산의 개념보다는 교환에 필요한 매개체라는 개념으로 이해한다는 쪽에 더 가깝다. 그러한 이유로 거래 과정에 발생하는 자잘한 부작용(변동성, 불확실한 단위 등)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들쑥날쑥 하루에도 수시로 변동하는 기준가는?


법정 재화로 도입을 결정적으로 가로막는 요인이 바로 변동성이다. 들쑥날쑥 출렁이는 기준가는 1코인당 5천만 원에 달하는 기점까지 단숨에 수직 상승했다. 주식시장이라면 서킷브레이크라도 발동해 시장 안정화를 꾸릴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애초에 그러한 안전장치 없이 출발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으니 당연히 가격은 상승하고, 외부 이슈라는 요인까지 맞물리면서 수년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급등했다면 급락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마찬가지로 부작용을 막을 장치가 없다. 투자에 따른 모든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고 하지만 그 피해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경종을 울린다. 당장 거래에 도입해 현금처럼 사용하자니 사용자가 결제하는 순간과 이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순간에 최종 금액이 다르다는 문제가 불거진다.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져도 발생하는 부작용인데, 족히 현금화 과정에 몇 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 일론 머스크 발언 한마디에 장중 가격은 20%가 출렁였다. 주식 시장이라면 용인하기 힘든 리스크다.

누군가는 중간에서 발생할 부작용을 완충해줄 관리 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이라는 아니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자체가 독립성을 생명처럼 여기는 방식이기에 무언가가 개입한다면 더는 블록체인 정신이 계승되기 힘들다. 그렇다고 금융의 큰손 미국이 개입해 비트코인을 관리하기에는 너무 몸집이 커진 상황인 데다가 지금은 가장 막강한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되는 금을 넘어선 상황이라 견제할 방도가 없다. 사실상 무소불위 세력이 되는 중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과도한 수수료 논쟁


도입에 물살을 타는 이유에 비트코인의 편리함은 매번 등장한다. 물론 환전에 시간이 걸리고 네트워크 오류에 대비할 방도가 없다는 점은 무방비로 불안정성에 노출되었다는 표현과 다름없지만 그래도 한때 잠시나마 일부 영업점에서 비트코인을 거래 할 수 있는 재화로 인정한 바 있다. 문제라면 그렇게 이뤄지는 과정에 지불해야 하는 과도한 수수료가 지목됐다.


실제 지난 2016년도에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실제 도입된 바 있다. 스팀 개발사인 밸브는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 확장에 나선 바 있다. 결제 시점을 기준으로 가치를 책정하는 방식인데, 1년 뒤인 17년 12월 6일게 비트코인 지원 중단을 결정 내렸다. 이유는 수수료 상승에 따른 유저 부담 증가다.

실제 서비스 출발 당시인 16년 4월에는 0.2$에 불과했던 수수료가 17년 12월에 접어들면서 100배가량 상승한 20$로 치솟았다. 가격 변동성과 또 다른 수수료가 발목을 잡은 것인데, 가격 변동이 클 경우 당시 스팀은 원래 액수를 환불하거나, 차액만큼의 추가 송금을 요구하는 형태로 변동성에 따른 피해를 최대한 좁혀왔다. 그런데도 결제 수수료는 또 다른 문제로 불거지면서 아예 서비스 중단을 결정 내린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개선되지 않았을까? 문제는 서비스는 여전히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소액 결제가 이뤄질 때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수료가 발생했고, 큰 거래를 할 경우에는 그만큼 더 큰 금액을 수수료로 지불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동시에 트래픽이 증가하면 수수료도 덩달아 상승하는 기현상이 비트코인 거래의 반감을 자초하고 있다. 외신이 앞다퉈 “적은 금액 거래에는 비트코인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는 배경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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