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입사 인터뷰 뽀개기] 1편 - 방어의 기술
[글로벌 IT기업 입사 인터뷰 뽀개기] 1편 - 방어의 기술
  • 김영욱
  • 승인 2020.06.22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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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인터뷰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하세요.

[글로벌 IT기업 입사 인터뷰 뽀개기] 1편 - 방어의 기술




[2020년 06월 22일] - 주위에서 IT를 직업으로 하시는 많은 분들이 저에게 꽤 자주 묻곤 합니다. “글로벌 IT회사에 입사를 하려고 하면 어떻게 인터뷰를 준비 해야 하나요?”

저야 어떻게 하다 보니 잘 모르는 사이에 행운으로 입사 기회를 얻었고, 그 후로 별 탈 없이 20년 이상을 근무한 사람이긴 하지만, 과연 ‘이런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해 줄 능력이 있는가’ 라는 셀프 자격 심사 논란은 일단 뒤로 하고, 그래도 그동안 면접과정을 꽤 많이 경험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런것들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조금의 도움은 되겠다 싶어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IT 회사의 인터뷰는 적게는 4-5회, 많게는 10회까지 인터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어차피 기술 인터뷰가 주가 되는 peer 인터뷰 내용은 워낙 회사마다 특성이 있어서 그것을 다루기 보다는, 초기의 이력서 스크리닝을 통과했다고 치고, 첫 번째의 Hiring Manager나 마지막 단계의 그룹/팀 매니저의 질문 리스트에 대해서 골라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사마다 큰 차이 없이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하기에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또한 첫 직장을 구하는 신입 포지션 보다는 어느정도 근무 경험이 있는 같은 분야의 경력을 가진 분들을 위한 인터뷰 질문 내용이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IT회사는 신입사원을 인터뷰로 뽑지는 않습니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2년 정도의 인턴 과정을 거쳐서 검증된 인재를 고용합니다. )

첫 글에서는 충분히 자신을 표현하고 전방위로 다가오는 질문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는것이 좋을지에 대한 {방어의 기술} 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이 부분은 인터뷰의 가장 기본이 될 만한 질문들을 소개하고, 그것에 대한 적절한 반응과 접근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 합니다. 자 준비 되셨지요? 시작합니다.

1. “왜 이 회사의 이 포지션에 관심을 두고 지원을 하셨나요?”

가장 전형적인 질문이고 첫 번째에 나오기 쉬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질문의 방점은 “왜 이 포지션?” 이라는 곳에 있으며, 면접관이 기대하는 대답은 이 후보자가 진정으로 현재 오픈된 자리의 “Job Description” (이하에선 JD로 통칭) 을 이해하였는가에 있습니다.

무슨 롤을 어떤 방법으로 누구와 일을 어느 정도의 퍼센트로 일을 할 것인지가 기본적으로 모두 적혀 있습니다. 뭔가 거대담론적인 업무 철학이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후보자가 과연 JD을 잘 이해하고 지원했는지를 스크리닝하는 질문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Back-end developer를 지원했고 그 JD에 내가 대부분의 일들은 경험이 있지만, 해보지 않은 보안과 결제 부분에 매우 관심이 많다." 라는 의견을 표명하면 됩니다.

2.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일 단위 / 주 단위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

당신의 하루 일과에 특별한 관심이 있어서 하는 쉬운 질문이 아닙니다. 첫 번째 질문과 비슷한 질문입니다. JD에 적혀 있는 내용과 현 직장 혹은 전 직장에서 했던 일 간의 상관성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의 개발 일, 30%의 문서 작업, 20%의 팀원 매니지먼트일이 JD에 적혀 있다면, 무리 없는 가운데,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무리하게 없는 사실을 만들어 이야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IT 회사는 약간이라도 의심이 드는 사실이나 자료에는 철저히 reference check를 하는 편입니다.)

자신의 업무 스타일이 하루 단위로 나누어서 일을 하는지, 요일 단위로 나누어서 하는지, 그것에 대한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서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무리가 없습니다. “매일 매일이 달라서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라는 대답은 그야말로, ‘저는 이 인터뷰에 더 이상 관심이 없습니다’ 라는 표현이 되겠죠. 그것 보다는 “매일 매일이 변화 무쌍해서 매번 같다고 말을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지난달의 경우를 대강 평균적으로 계산해 보면…” 이런 식으로 반전을 만들면, ‘아 이 사람은 자기일에 대해서 굉장히 분석적이구나’ 라는 평가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3. “이 포지션의 성공 여부는 무엇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마찬가지로 JD에 적혀 있는 Objectives나 Missions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묻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매우 구체적인 예를 들면 들수록 좋습니다. 어쩌면 JD에는 high quality, reliable service, prompt feedback 같은 추상적인 형용사가 있을 텐데, 이 단어들을 반복하면 인터뷰 결과가 뻔해지곘죠.

내가 생각하는 Quality의 기준, feedback의 latency 한계 등등을 설명하면 좋은 인상을 남길 겁니다. 너무 딱딱하게 내 기준만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회사의 전략과 가용한 리소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부분도 강조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4. “(현 직장/전 직장에서 비슷한 업무를 했다고 가정) 업무를 진행하면서 경험했던 어려운 점이나 챌린지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업무 경력이 없다는 상황에선)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예상하시나요?” JD에서 단서를 찾을 수 없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주로 인터뷰 진행자가 함정을 놓고 있습니다. 물론 답도 알고 있죠. "'회사 내 부서 간의 정치 싸움', '예산 부족', '회사의 전략 수정'으로 무엇무엇을 하지 못했다." 라는 대답을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님에도 많은 후보자들이 이런 대답을 하곤 합니다.

여기의 질문 내용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것을 어떻게 해결했나요?” 라는 겁니다. 그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 사람이 어떤 가용 리소스나 재능을 발휘했는지가 중요한 그 질문의 요지가 됩니다. 내 자신을 잘난 체하기 위한 것이 아닌, 주로 어떤 팀웍을 사용했고 collaborative, 어떤 리소스를 이용해서 negotiable 했는지를 잘 표현해야 합니다.

5. “이 포지션에 입사를 한다면, 처음 6개월, 1년 동안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가요?”

이 질문은 당신이 어떠한 learning curve를 갖고, 팀과 회사와 조화를 맞추겠는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떻게 보면 얼마만큼의 ramp-up time (업무를 충분히 파악하기 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도 함께 묻고 있습니다.

6개월 정도를 업무 교육받는 데만 필요하다고 하는 후보자가 매력적일 수는 없습니다. 입사하는 포지션에 따라서 전문 경험 expertise, best practice을 가지고 오는 경우는 그것을 적용하는데 얼마나 걸리겠는가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대신 무리하게 짧게 이야기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IT 회사는 예외가 아닌 경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trial period를 갖습니다. 목표치를 매력적으로 세팅하되, 무리함을 피하여야 화가 되지 않습니다.

6. “당신의 생각이나 업무 경험을 통해서 업무를 진정으로 완벽하게 잘 해내는 (great, excellent) 사람과 그냥 잘해내는 (good)의 차이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런 질문은 사실 인터뷰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이 질문은 이 후보자가 quality에 대한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고객과 약속한 정확한 시기에 출하가 중요한가 혹은 품질이 기준이 되는가 On time vs. Quality 와 같이 정답이 없을 수도 있으나, 과연 여러가지 주변 상황들을 모아서 판단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즘 들어 특히 강조되고 있는 면이 이 후보자가 도덕적으로 올바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즉, ethical한지도 알고 싶어합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아닌 모든 팩터를 다 생각하고 있다는 사고의 다양성을 묻는 질문이라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7. “우리 회사에 대해서 어떻게 알고 계시나요?”

마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질문처럼 들립니다. 이런 경우 후보자들은 대부분, '면접관이 회사에 대해서 설명해주려나 보다'라고 쉽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예, 조금 알고 있습니다" 정도로 대답하는데요. 이 질문은 다시 써 보자면, “우리 회사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그것을 보여주세요” 라고 하는것입니다. 질문의 대답은 대단히 광범위할 수 있습니다. 창업자 이야기를 할 수도, 지난 분기의 매출 상태에 대해서도, 혹은 최근 그 회사의 제품의 결함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회사 정보는 인터뷰 전에 그 회사의 사이트에 가면 대부분의 정보가 열람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을 조합해서 답을 하기보다는, 남들이 대답하기 어려운 장점을 찾아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을 준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성 지원자의 경우, 이곳은 여성 관리자 비율이 40%가 넘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gender equality를 직접 실천하고 있는 기업으로 인식된 점이 더욱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뭐 이런 대답을 하면 좋은 인상을 남길수 있습니다.

8.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당신에게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굉장히 간단한 질문이지만, 대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거나, 더듬댄다던가, ‘급여나 복지 수준’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빨간불이 켜지게 됩니다.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하며, "많은 인재들과 함께 세상에 좋은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내 인생의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했다."라는 표현을 하게되면 너무 오글거릴까요? 면접관 역시 뻔한 대답이란 것을 알면서도 굉장히 좋아한답니다.

9. “저에게 다른 질문 있으시면 하세요”

인터뷰의 마지막에 거의 대부분 나오는 질문입니다. 제 경험상으론 가장 중요한 순간이 지금이 아닐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질문 없습니다. "대화 중에 모두 대답해 주셨습니다." 등 아주 예의적으로 끝을 내려 하는데 이거야 말로 RED flag!!!

또한 일단 이 순간 피해야 할 질문은

“급여 수준이 결정난 거냐?”
“휴가 일수는 얼마나 되나?”
“재택근무는 가능한가?”

인데 이런 질문은 꽤나 중요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 할 질문은 아닙니다.
반면에 지금 해야 할 질문은 예를 들어

"현재 내가 인터뷰 하고 있는 이 포지션은 왜 오픈이 된 것인가?"
"새롭게 오픈된 것인가?"
"아니면 자리가 비게 되어서 오픈된 것인가?"
"각각의 이유는 무엇인가?"
“Quality control을 위해서 제품/서비스 디자인 단계부터 어떤 과정을 갖고 있는가?”

등의 면접관이 대답하기 힘든 질문들을 던져야 합니다.
그래야 그 단계의 질문이 그 다음 단계로 전달될 가능성이 더욱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꼭 준비해야 할 아주 전형적인 인터뷰 질문 9가지를 설명을 드렸는데요. 여기까지 설명을 드리고 나면 꼭 나오는 다음 질문은 “그런데 영어로 저것을 어떻게 다 말하나요?” “어떻게 준비해야 하죠?” 라고 합니다. 대답을 어떻게 해드릴 수 있을까 여러가지 고민을 해 봤습니다만, 뾰족한 대답은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매우 열심히 준비하셔야 합니다. 영어를 영미권 사람들처럼 하면 그런 고민도 없겠으나, 어차피 그렇게 되지도 않고, 회사도 여러분의 영어 실력이 그정도로 출중하리라 기대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대신 위에 9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잘 적고, 원어민과 리뷰를 해서, 그 스크립트라도 좔좔 외울 수 있다면 어떻게든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만큼 통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난 후에 여러분의 실제 기술력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어차피 글로벌 IT회사의 엔지니어링 그룹에 입사를 희망하신다면, 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업무에 필요한 (미국인, 중국인, 인도인, 유럽인이 모두 이해하는) 스탠다드 영어이지, 미드에 나오는 화려한 생활 영어가 아닙니다.

다시 한 번 강조드리는 점은 꼭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리뷰 받고, 암기하고, 읽어낼 수 있는 부분부터 준비하세요. 그러고 나면 분명 '별 거 아니다, 해 볼만 하다' 라는 생각이 꼭 드실겁니다.


By 김영욱 프로덕트매니저(PM) ywkim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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