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자양강장 비책 흑염소에서 찾다. 마이산흑염소 대표 진철수 3/4
현대인의 자양강장 비책 흑염소에서 찾다. 마이산흑염소 대표 진철수 3/4
  • 김현동
  • 승인 2023.10.2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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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3. 정성 들여 키운 흑염소, 어떻게 팔지?

'대학 졸업 이후 직장생활 중 귀촌을 결정한 마이산흑염소 진철수 대표. 사회생활 중 의도치 않은 건강 악화로 현대인의 자양강장에 관심을 갖게 됐고, 가장 안전하고 깨끗하며 전통과도 부합하는 흑염소라는 아이템을 선택 후 태어난 고향 전북 진안에 흑염소농장을 설립한다. 의지와 자신감이 더해졌기에 하루 24시간을 다 올인했고 그 결과 농장은 차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데....'

해가 뜨면 흑염소를 적당한 지역에 방목하고 풀을 뜯고 뛰어놀게 하고 시간이 되면 안전한 농장으로 몰아 잠을 잘 수 있게 하는 생활도 익숙해질 무렵 진 대표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쳤다.

바로 출하하기 딱 알맞게 성장한 흑염소를 어떻게 시장에 내다 팔 것인가? 에 대한 문제다. 잘 키우면 업자가 가져가겠거니 생각했지만 막상 팔려고 보니 들인 노력 대비 유통업자 입김에 휘둘리는 것이 그동안 이 바닥 관행처럼 횡횡하던 모습이라고.

"제값 못 받으면 전망이 없다"라는 생각과 함께 여타 농장주가 왜 그렇게 힘들어했던지 알게 되었단다. 단순히 키워서 내보내는 차원이 아닌 이를 브랜드화하고 키우는 것 그 이상의 가공까지 겸해서 바로 시중에 유통 가능한 상품으로 완성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직감한다.

마이산흑염소 진대표의 두 번째 카드 '영농조합'이 그렇게 태동했다.


뜻을 같이 할 조합원을 모았고 영농조합이 설립됐다. 잘 키우는 것 못지않게 생산성 있게, 수익이 나게끔 시장에 파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물론 영농조합에 모인 이들 또한 처음 실행하는 것이라 역시나 시행착오를 겪는다.

무엇보다 가공한다는 측면에서 '흑염소'라는 아이템으로는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가운데 뭘 할까를 찾아야 했고, 결과물을 제대로 만드는 과정에 해결해야 할 다양한 문제가 결국은 대규모 자본과 적잖은 시간 그리고 인력이 투입되어야 해결 가능한 문제였단다.

사실상 영농조합의 설립취지와 부합하는 절차였기에 수월하게 꼬인 매듭을 풀어낼 수 있었고, 가공에 대해 일자무식이던 초반의 모습이 아닌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전문가로 성장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진 대표가 기존 농촌의 모습을 거부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마이산흑염소는 존재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현장에서는 생산만 하고 유통은 외부 업자에 전량 의존하면서 해가 더해질수록 단가 하락이라는 변수에 시름하게 되는 농촌. 거부할 경우 유통 업자 또한 맞불을 놓을 게 명확했다.

결국 생산자의 일방적인 희생이 불가피했던 기울어진 유통 관행에 제동을 건 전략으로 영농조합을 태동시키면서 마이산흑염소는 전국을 상대로 활동하는 유통채널로 자리를 잡게 된다. 생산물을 가공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한 것은 그로 인한 첫걸음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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