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vs 경기도IT협회 협의회 '갈등' … 경남교육청 ASUS 노트북 불똥
경기도교육청 vs 경기도IT협회 협의회 '갈등' … 경남교육청 ASUS 노트북 불똥
  • 김현동
  • 승인 2023.07.18 2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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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IT협회 협의회 충돌
계약입찰 방식 도입으로 불거진 갈등
대기업에 유리해! 중소기업 생존권 말살 우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IT협회 협의회의 충돌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30여 개 중소기업으로 이뤄진 경기도it협회 협의회는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 불공정 경쟁 사업추진에 반대하는 집회를 예고하는 등 양기관의 충돌이 예고되는 상황. 갈등은 경기교육청이 입찰 방식을 협상에 의한 계약입찰 방식으로 변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간 경기도교육청은 수년간 진행하던 스마트기기 보급사업을 다수공급자계약(MAS) 2단계 경쟁입찰로 진행해 왔다. 다수공급자계약은 '품질이 유사한 종류의 물품을 수요기관이 비교, 선택 후 구매할 수 있도록 조달청이 단가계약을 체결하고, 공공기관이 나라장터를 통해 구매하는 제도다.

최저가 낙찰 방식에서 나타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선의의 가격과 품질경쟁 유도 아울러 수요기관의 선택권 제고를 높이기 위한 방식이다. 또한 규격이 일정하고 시중에 유통되는 물품을 대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경기도IT협회 협의회 측은 이 방식을 도입해 경기교육청은 모범사례로 뽑힐 정도로 타 시도 대비 예산 절감과 보급률 단축이라는 효과를 누린 바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 해부터 협상에 의한 계약입찰 방식으로 제한했다.

경기도IT협회 협의회는 경기교육청의 독단적인 변경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협상에 의한 계약입찰은 품목별로 보는 것이 아닌 통으로 견적을 메기며, 결정적으로 제안서가 영향을 미치기에 사실상 자금 동원능력이 우수한 대기업에 유리한 방식이라는 것. 따라서 중소기업의 참여가 제약될 수밖에 없기에 애초부터 공정한 사업추진이 불가능한 방식이라는 것이 반기를 든 주된 이유다.

변경된 입찰 방식에 의구심도 제기했다. 앞서 협상에 의한 입찰을 추진했던 전라북도교육청과 부산광역시교육청이 입찰담합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에 대해 경기도it협회 협의회 측은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을 협상에 의한 계약입찰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경기도it협회 협의회에서는 매년 공정하게 사업추진을 해왔던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들어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변경 추진한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MAS 2단계 입찰계약 방식으로의 사업추진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교육청의 입찰 방식 변경은 22년 경남교육청의 1578억 원 집행문제로 불거진 부작용으로 추정된다. 쉽게 말해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 격.

지난 22년 경남교육청은 MAS 계약으로 약 1578억 원을 집행해 29만 4,000대 물량의 에이수스(ASUS) 노트북 공급 계약을 공급사업자 LG헬로비전과 맺었으나 행정감사에서 실제 납품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이 집행된 것이 드러났다.

게다가 당시 공급된 제품은 기종은 일반 노트북과 플립형 노트북(투인원 복합기), 태블릿PC 등 5개 종류로, 90% 이상이 플립형 노트북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공급된 에이수스 노트북이 무겁고 성능도 저사양이면서 예산 낭비의 대표사례가 된 것.

지적에 대해 경남교육청은 "모든 시도교육청이 이 사양을 기준으로 보급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업체 선정은 조달청의 고유 권한이어서 교육청이 관여할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경남을 제외한 대부분 교육청에 삼성전자 크롬북이나 태블릿 PC처럼 저가 제품 위주로 납품된 것 또한 비슷한 이유다.

경남교육청이 당시에 들여온 에이수스 플립형 노트북은 조달청 입찰 '최저가' 기준에서 가장 높은 배점을 확보했다. 즉 기존 입찰 방식에서는 최저가 제품이 점수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경기교육청의 행보는 지적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MAS 계약 방식 취지가 최저가 낙찰 방식에서 나타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를 감안하면 경기교육청의 일방적인 불통 행보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적극 소통에 나서 개선점을 찾거나 최저가 입찰을 보완하려는 노력은 소홀했다..

이대로라면 경기도IT협회 협의회 지적대로 변경된 입찰 방식을 고수할 경우 중소기업의 참여가 현격하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시장의 돈 줄이 마른 상황에서 사실상 중소기업의 생존을 벼량으로 몰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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