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치 전쟁 2막, 아웃도어를 사수하라!
스마트 워치 전쟁 2막, 아웃도어를 사수하라!
  • 김신강
  • 승인 2022.10.07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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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FW 패션시장의 메가 트렌드 중 하나가 ‘고프코어(gorpcore)’다. 아웃도어 활동에서 주로 입는 옷을 표현한 신조어로, 등산이나 캠핑 때 입는 편안한 룩이 패션 시장에서 소위 힙하고 트렌디한 스타일로 자리 잡은 것을 뜻한다. 오랜 팬데믹이 끝을 보이기 시작하자 패션 시장에 아웃도어 바람이 실용성을 넘어 멋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웃도어는 패션에만 확장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워치 시장에까지 아웃도어 바람이 불고 있다. 바람이라는 여유로운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전운이 감돌 정도로 각 제조사가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아웃도어 전쟁의 시작은 역시 스마트 워치 시장의 절대 강자, 애플이 시동을 걸었다. 7일 국내에 정식 출시되는 ‘애플워치 울트라’가 주인공이다. 물론 애플워치 8, 애플워치 SE 2도 함께 출시되지만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울트라에 집중되고 있다.

41mm, 45mm의 사이즈로 제공되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애플워치 울트라는 49mm의 광활한 사이즈로 출시된다. 베젤리스를 표방하며 세련된 스타일과 사용성에 집중하던 기존 방식을 완전히 탈피, ‘모험을 위한 시간’이라는 슬로건을 달고 콘셉트 자체를 철저히 아웃도어에 맞췄다.


충격에 강한 티타늄 케이스로 제작된 애플워치 울트라는 100m 방수 등급, IP6X 방진 등급, 미국 밀리터리 내구성 테스크 통과 등 화려한 기능으로 무장했다. 알파인 루프, 트레일 루프, 오션 밴드라는 이름의 전용 밴드는 트래킹, 장거리 런닝, 스쿠버다이빙 등을 겨냥해 최적화한 기능성 장비다.

넓은 베젤, 툭 튀어나온 버튼 등은 과거 애플워치와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선이 굵고 공격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했다. 배터리 역시 36시간 사용, 저전력 모드 60시간 사용으로 대폭 늘어났다.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은 기존의 아웃도어 스마트 워치 강자 가민, 순토 등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애플워치와 갤럭시워치가 판을 치는 스마트 시장에서 가민 등은 영민하게 아웃도어 스마트 워치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나름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애플이 드러내놓고 아웃도어 시장 공략을 선언한 것이다.


이 분야의 일인자인 가민의 첫 반응은 일단 ‘시크’하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발표 직후 가민은 거의 즉각적인 반응을 내놨는데, 가민은 배터리 수명을 ‘시간’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개월’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고작 하루 이틀 더 쓸 수 있게 됐다고 명함을 내밀지 말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극한의 환경에서 36시간의 배터리 타임은 분명 부족할 수 있다. 고도, 기상 등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11일 새롭게 4세대를 출시하는 어메이즈핏 GTR-4, GTS-4 역시 배터리 타임이 짧게 써도 8일, 최대 50일에 달한다. 150가지 이상의 운동 기능을 선보이면서 가격은 20만 원대 중반으로 애플워치 울트라의 1/4 수준이다. 어메이즈핏은 4세대 스마트 워치 한국 출시와 함께 시장 점유율 3%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애플의 등장으로 긴장을 한 기존 스마트 워치들이 긴 배터리 시간을 내세워 시장 방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어메이즈핏의 ‘3%’라는 목표 수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애플의 시장 잠식은 상당 부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바꿔 말하면 배터리 외에는 달리 크게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한 달 이상 쓸 수 있는 배터리는 매우 강력한 강점이다. 산소 포화도 측정, 심박수 측정 등 애플이나 삼성의 기능을 대부분 구현해내는 등 단순히 운동용 워치라고 하기엔 똑똑한 제품이다.

하지만 iOS라는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애플워치 울트라는 기존 제품에서 볼 수 없거나 할 수 없었던 수많은 기능과 역할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애플은 배터리 36시간이라는 약점을 보완할 무기가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두고 볼 삼성이 아니다. 팬데믹 이후 각 시장은 기존 1등이 ‘더 큰 1등’이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독점을 견제하기엔 각 나라 정부의 여유가 없기도 했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등장은 기존 강자의 분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등장한 것일 뿐 큰 위기라 볼 순 없다. 덕분에 디자인은 더 세련돼지고, 혈압이나 체온 등 일반인이 기대하는 건강 기능은 더 앞당겨 구현될 전망이다.

자고로 아웃도어 전쟁 2막 돌입은 스마트 워치 전체 시장의 발전 속도를 더욱 올릴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경쟁이 더 큰 화면, 더 빠른 속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요즘 손목 위를 사수하려는 브랜드 간의 소리 없는 전쟁은 혁신이라는 단어를 누가 더 매력적으로 포장해 제품화하냐를 연상케 한다.

◇ 연관기사 더 보기
① [취재현장] 4세대 어메이즈핏 GTR4 & GTS4 출시 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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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어메이즈핏 4세대 GTR or GTS … 또 한 번 압도적 가성비 베팅
http://www.weekly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3780
③스마트 워치 전쟁 2막, 아웃도어 기선제압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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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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