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11 좋다는데… 안심하고 깔아도 될까?
윈도우 11 좋다는데… 안심하고 깔아도 될까?
  • 김현동
  • 승인 2021.11.21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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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1일] -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11이 출시된 지 한 달이 갓 지났다. 많은 프로그램이 메이저 업데이트를 하면 각종 오류나 버그에 시달리기 때문에 얼리어댑터가 아니라면 굳이 바로 설치하지 말고 출시 후 1년 정도는 기다리도록 권하는 게 일반적이다.

수많은 베타 테스트를 거치고 상당 수의 사용자가 기꺼이 참여해 정식 출시 전 미리 사용해보기 때문에 비교적 믿을 만하다고는 하지만 일반 사용자가 대거 유입되는 정식 버전에서는 뜻밖의 문제가 늘 노출돼왔다. 윈도우 시리즈는 특히 더 그랬다.


윈도우 11은 연말쯤 출시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두 달 일찍 출시됐다. 윈도우 10 사용자는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보통 출시일이 미뤄지는 관례를 깨고 먼저 나온 만큼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만큼 확신을 갖고 내보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때문에 윈도우 10 때와 달리 관망하기보다 바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사용자가 많다고 한다. 모바일 운영체제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일반 사용자 입장에선 안드로이드를 입고 모바일 친화성을 대폭 높인 윈도우 11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분명 윈도우 11은 빨리 써보고 싶은 매력이 있다. 실 사용자의 평도 비교적 긍정적이다.

좋은 OS인 것은 분명하다. 직관적이고 명료하며, 디자인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윈도우 11의 업그레이드는 가급적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

가장 큰 이유는 오랜 기간 지속된 팬데믹이 만든 일상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2019년 3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가 빠르게 도입됐다. 신제품 발표조차 온라인으로 이뤄졌고, 영업 사원도 줌이나 전화 통화를 통해 고객과 만나는 사례가 늘었다.

이는 직접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성격을 가진 업무조차 집 안으로 들이게 됐고, 회사 내 팀원과 의논하기보다 직접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 익스플로러 빠진 윈도우 11… 한국 업무환경에는 시기상조


일반적인 업무 시 전자결재, 문서 작업 등이 정말 중요한데, 윈도우 11과의 호환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라면 자잘한 오류는 사내 IT 직원이 해결해주기도 하지만, 집에 있을 때는 방법이 없다. 일일이 담당자를 찾아 유선으로 요청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집으로 들여 내 컴퓨터를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은가.


더 핵심적인 이유는 우리나라의 업무 환경 특성에 있다. 정부를 중심으로 탈 액티브 X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노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구글 크롬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졌지만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반드시 익스플로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간단한 예로 많은 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ISP/페이북 서비스를 살펴보자. 30만 원 미만의 금액을 결제할 때는 모바일에서는 페이북 앱을 실행하거나 데스크톱에서는 ISP 인증 팝업이 뜬다. 결제 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간단히 결제가 끝난다.

그런데 문제는 30만 원 이상의 금액을 결제할 때다. 개인카드는 모바일 인증서나 페이스 아이디와 같은 간편한 서비스가 발달했지만 법인카드의 경우는 여전히 ISP 인증을 통한 공인인증서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법인카드 특성상 한 사람만 쓰는 카드가 아니기 때문에 본인 확인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PC에 있는 공인인증서를 회계 담당자가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쓰고 싶어서 자신의 스마트폰에 복사하고 싶다고 하자. 흔히 있는 일이다. 이때 익스플로러 외에는 쓸 수 없다. 아예 PC 화면 상단에 윈도우 OS IE 브라우저만 이용 가능하다고 버젓이 쓰여 있다.

윈도우 11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예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본래 윈도우 10부터 익스플로러를 뺄 생각이었지만 여전히 수요가 남아있다는 불만에 억지로 살려뒀다. 충분한 유예 기간을 줬다고 판단하고 이제는 빼버린 것이다.


비단 ISP 인증뿐 아니라 상당 수의 관공서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익스플로러의 흔적이 남아있다. 오랫동안 사용하던 홈페이지를 완전히 갈아엎기는 한계가 있고, 예산도 많이 든다. 천천히 개편하는 수밖에 없다. 결정적인 순간에 익스플로러가 없어서 윈도우 7이나 10이 깔린 다른 PC를 찾아다니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르다.

# 일부 시피유 호환성, 소프트웨어 최적화 … 업그레이드, 급하지 않다


아울러 특정 시피유 사용자 역시 업그레이드를 미룰 필요가 있다. 윈도우 11이 예상보다 두 달이나 일찍 출시한 것은 버그가 없다는 데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 아니라 인텔 12세대의 출시와 보조를 맞춘 측면이 강하게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오랜 기간 견고한 파트너십을 체결해왔다.

인텔의 12세대 프로세서와 윈도우 11의 합작으로 새로운 PC 수요를 폭발시키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사를 고려하지 않았으며, 뒤늦게 두 번의 업데이트가 되었음에도 게임 성능이 최대 15%까지 낮게 나오는 문제가 보고된 바 있다.

이는 ‘선호 코어’ 기능이 윈도우 11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문제인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조속한 해결을 약속했지만 다른 문제가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윈도우 11이 문제가 없더라도, 윈도우용 소프트웨어의 윈도우 11 최적화가 늦을 수 있는 문제도 있다. 자신이 주로 쓰고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아직 윈도우 11용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면, 조금 참았다가 안정화된 OS를 쓰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길이다. 분명히 윈도우 11은 좋은 OS고 매력적인 제품이지만, 서두를 이유는 전혀 없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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