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수정 인텔, 가장 잘하는 분야 반도체에 올인
전략 수정 인텔, 가장 잘하는 분야 반도체에 올인
  • 김현동
  • 승인 2021.03.24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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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24일] - 수익을 우선하는 사이 기술이 밀려났다. 그러는 사이 인텔을 반석 위에 올렸던 핵심 전략을 수정하면서 팻 겔싱어 CEO 부임 직전까지의 인텔은 기술보다는 세일즈 우선 조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13년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 시절이다. 전 세계를 호령하던 반도체 공룡 인텔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판을 흔들면서, 당시 전체 인력의 11%를 내보냈다. 뒤이은 밥 스완 CEO 또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위기설의 핵심에는 7나노 공정 도입 지연이 결정적이다. 여전히 PC 프로세서는 12나노에 머물러 있다. 물론 12세대에서 7나노 도입을 선언한 상태지만 당분간 12나노는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 그러는 사이 경쟁사의 움직임이 두드러지며 위기 설까지 나돌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만년 고객사였던 MS가 자체 서버칩 개발을 선언하면서 대외 인지도 하락도 불가피했다. 급기야 인텔 파운드리 철수까지 거론되는 지경에 달한다.

인텔이 만년 인텔맨에게 SOS를 청한 배경이다. 한동안 인텔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팻 겔싱어 신임 CEO는 전성기 시절 그만의 촉을 살려 체질 개선을 대차게 주문했다. 24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6시에 진행한 인텔 언리쉬 : 미래를 설계하다 행사에서 공개한 내용이다. 대규모 투자도 강행한다. 美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약 22조) 투자를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美 주도 반도체 전략에 보폭을 맞춰 나아가겠다는 의중이다.


“인텔이 돌아왔다. 어떻게 시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어떻게 파운드리 서비스를 개선할지 주목해달라. 애리조나 주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고, 산업 전반 및 국가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그 점에서 오늘은 출발하는 기점이다. 인텔의 시작은 지금부터고, 인텔 최고의 날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팻 겔싱어 신임 CEO가 행사를 종료하며 남긴 메시지다. 그는 인텔이 다시금 부활함을 선언했고 그 기점이 오늘임을 강조했다.

인텔 IDM 2.0 전략, 뒤처진 파운더리 재건이 핵심


날 세운 인텔의 고심은 부진을 떨치고 다시금 부활을 날갯짓 돌입에 초점이 맞춰졌다. 일단 제조부터 개발 그리고 운영 전반에 걸쳐 전략을 다듬었다. 천문학적인 비용 투자도 동시에 이뤄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가 뒷받침되었음을 내비쳤다. 사실상 미국 반도체 굴기 재건에 초점이 맞춰진 전략을 전 세계 경쟁사를 상대로 선전포고한 셈이다. 경쟁 구도에 있는 TSMC와 삼성에 압박을 주기에 충분했다.

팻 겔싱어(Pat Gelsinger) 인텔 CEO 주도 계획 첫 번째 단추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두 개의 새로운 팹 건설에 약 200억(한화 약 22조) 달러 투자 약속이다. 랜디르 타쿠르 박사(Dr. Randhir Thakur)가 이끄는 독립 사업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로 명명했다. 프로세스 기술과 패키징, 미국 및 유럽 제조 역량, x86 코어, ARM 및 RISC-V 에코시스템까지 전 세계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다. 사실상 아시아 중심이던 파운드리 시선을 미국과 유럽으로 돌릴 뜻이다. 이 또한 TSMC와 삼성을 향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엔지니어 우선 전략은 핵심이다. IDM 2.0으로 선포한 전략은 모든 분야에서 최상의 방법을 통한 최고의 제품을 설계하고 제공함에 무게가 실렸다. 겔싱어 CEO는 인텔이 앞으로도 대부분의 제품을 내부적으로 제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자외선(EUV) 공정을 안정화해 7나노 기반 공정 개발에 박차를 가할 뜻이다. 올해 2분기에 7나노 기반 CPU(코드네임 메테오 레이크)의 컴퓨트 타일이 테이프-인(Tape-in) 단계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다.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 환경에서 다양한 고객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맞춤형 제품 개발도 주력한다. 외부 파운드리 역량 활용을 확대해 공급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속내다. 통신 및 커넥티비티에서 그래픽 및 칩셋에 이르는 기술을 외부 파운드리에 위탁해 생산할 계획이다.


미 애리조나 주에 위치할 두 개의 팹은 인텔 제조 능력 확장에 필요한 시설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도형 전략과도 일치한다. 약 3,000개 이상의 장기적인 첨단 기술 및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3,000개 이상의 건설 일자리, 약 15,000개 상당의 장기적인 지역 일자리가 창출된다. 더그 듀시(Doug Ducey) 애리조나 주지사와 지나 러만도(Gina Raimondo) 미 상무장관이 관심을 가질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라고.

인텔과 IBM, 다시금 파트너 ‘로직 및 패키지 기술 협업’


양사는 50여 년 동안 기술 개발은 물론 첨단 반도체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주력해 왔다. 인텔과 IBM은 이러한 기초 기술이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 잠재력과 향상된 컴퓨팅 역량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협업에 입을 모았다. 생태계 전반에서 반도체 제조 혁신을 가속화하고, 미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며, 미정부의 핵심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막을 내린 인텔 개발자포럼(IDF)도 명칭은 달라졌지만 비슷한 성격을 가진 다른 행사로 무대를 연다. 인텔 온(Intel On) 행사로 명명하고 오는 10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사실상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공고히 다져 후발주자와의 간극을 벌여 놓겠다는 의중이다. 미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유럽 주도 전략을 강화해 아시아 중심 분위기 흐름을 돌려놓겠다는 뜻에 관심이 집중됐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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