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구원 타자 나선 팻 겔싱어 CEO, 체질 개선 나설까?
인텔 구원 타자 나선 팻 겔싱어 CEO, 체질 개선 나설까?
  • 김현동
  • 승인 2021.02.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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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16일] - 인텔 역사상 지금처럼 긴장되는 순간도 없다. 인텔의 앞길에 걸림돌이 되었던 건 기술력 부재가 아닌 파운드리 공정 전환 실패에 따른 생산 지연이다. 사골이라 불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12나노를 기점으로 5GHz 넘는 속도를 구현해 냈음에도 보는 시선은 따갑다. 경쟁사와 늘 비교되는 구도에서 확연한 차이가 인텔의 아픈 손가락을 더욱더 아프게 한 것.


그 와중에 2년 만에 단행한 CEO 교체에는 인텔에 나고 자란 만년 인텔맨 팻 겔싱어가 등판했다. 역사상 8번째 CEO이자, 다시 부임한 이가 인텔을 첫 직장으로 30년간 근무했고 학업도 인텔 재직을 병행하며 마칠 정도로 인텔은 그에게 친정이다. 그랬던 그가 인텔을 떠나 변방에 전전했고 다시금 인텔에 돌아온 건 총 40년 이상의 경력을 다졌을 무렵이다.

그사이 뛰어난 CEO이자 업계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로 시장을 보는 안목에 오랜 연륜은 인정받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인텔이 다시금 겔싱어를 상대로 러브콜을 보낸 건 지금의 전략을 고수해서는 전성기 시절의 인텔로 돌아갈 확률이 적다는 판단이 크다.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도 결단이 필요했던 상황. 전임 대표가 파운드리에 관해 팹리스 회사로의 체질 개선이 이뤄질 것을 귀띔한 터라 신임 대표가 타자석에 오른 상황에서는 어떤 식으로든지 전략 변화는 불가피하다. 수십 년간 인정받았던 파운드리 회사의 발목을 잡은 건 다름 아닌 파운드리. 그렇다고 시설을 폐지하기도 석연치 않은 건 세계 곳곳에서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작지 않다는 것.

겔싱어가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절대 가볍지 않은 이유다.
그는 인텔에 복귀하는 소감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신임 CEO로서 기술 발전의 모든 측면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회사의 위대한 아이콘을 되찾아 다시 미래의 리더로 만들 기회를 가지게 되어 정말 감격스럽다. 인텔은 기술자와 기술의 보고를 보유하고 있고, 인텔의 핵심 DNA는 궁극적으로 미래를 위한 기술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나 또한 기술자이자, 마음속 깊이 긱(geek)으로서 이 위대한 회사의 열정, 역사, 기회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리더십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스럽다. 인텔의 최고의 날은 우리 앞에 있다.”

인텔에 합류 직전까지 VM웨어의 CEO로 재직했던 그는 클라우드 인프라,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및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이끌었으며 연간 매출을 3배가량 키워냈다. 글래스도어(Glassdoor)의 연례 설문조사에서 2019년 미국 최고의 CEO로 꼽혔으며, 그 이전에는 EMC 정보 인프라 제품(EMC Information Infrastructure Products) 부문 사장 겸 COO를 역임하면서 정보 스토리지, 데이터 컴퓨팅, 백업 및 복구, RSA 보안, 기업 솔루션에 대한 엔지니어링과 운영을 총괄할 정도로 배테랑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한편, 팻 겔싱어는 지난 1979년 인텔 입사했으며, 이후 인텔의 첫 최고 기술 책임자(CTO)가 되어, 수석 부사장 겸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그룹의 총괄을 역임했으며, USB 및 와이파이(Wi-Fi)와 같은 주요 산업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오리지널 80486 프로세서 아키텍트로서 14개의 서로 다른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을 이끌었으며, 인텔 코어(Core) 및 제온(Xeon) 프로세서 제품군 개발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겔싱어는 링컨 기술 학교(Lincoln Technical Institute)에서 준학사, 산타 클라라 대학교(Santa Clara University)에서 학사,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VLSI 설계, 컴퓨터 아키텍처 및 통신 분야에서 8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IEEE 펠로우이자 국가 보안 통신 자문 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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