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서플라이 ‘효율·안정성’ 쫓다
파워서플라이 ‘효율·안정성’ 쫓다
  • 김현동
  • 승인 2020.10.16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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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도마 위 경쟁, 제품을 가려라!

‘고성능’ PC 시장, 파워서플라이 제대로 알고 고르는 법




[2020년 10월 15일] - 가장 먼저 동작하고 가장 늦게 정지하는 가혹한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전원공급장치. PC를 본디 다양한 장치의 집합체라고 함에도 절대 기준의 부품 한 가지가 있다면 이 또한 다름 아닌 전원공급장치가 해당한다. 프로세서·그래픽카드·고속저장장치(SSD)까지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에 의존해 생명을 공급받으니 프로세서를 사람의 두뇌에 비유한다면, 파워서플라이는 심장에 비유하는 배경인 것.

그렇기에 가장 더디게 변화하는 분야 또한 마찬가지다.

그 점에서 최근 파워서플라이에 변화가 일고 있다. 시장이 요구하는 가장 비중 높은 메시지라면 '여러 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단자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기본은 PC 부품에 전원을 전달하는 것이 주 역할이므로 출력 안정성을 담보하라'라는 것. 최근 인텔 10세대 그리고 AMD는 4세대를 발표했고 엔비디아는 3080을 선보인 마당에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와 같은 주요 부품의 전력 소모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서 안정적인 구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통한다.

예를 들어, 일반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열설계전력은 제품에 따라 65~95W 정도지만, 고성능 제품은 120~250W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래픽카드도 최근 출시된 지포스 RTX 30시리즈가 300W를 넘볼 정도로 기존 대비 전력 소모가 증가했다. 주요 부품들이 요구하는 출력이 증가하면서 파워서플라이 업계는 출력을 보강,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은 해결이 시급한 숙원사업이다.

흔히 PC 시스템의 전력 소모량이 증가하면 바로 떠올리는 것이 고출력 파워서플라이다. 가장 쉬운 방법인즉슨 여유로운 출력을 확보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이지만, 동시에 그와 같은 방법은 가격 상승 요인에 치명적이다. 무작정 고출력 제품을 선택하기에는 여건이 쪼들린다.

그렇다 보니 최근 출시되는 파워서플라이는 용량을 선회해 효율 중시로 방향으로 틀면서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과도한 투자라는 부담에서 벗어나지만 동시에 투자 여력을 비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명한 구매로 통한다. 이러한 분위기라면 향후 소비자가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이상 고출력 제품을 선택할 명분은 제로에 가깝다.


다나와 판매량 절반 이상이 500~700W로 집계됐다.

이렇게 소비자 다수가 선택하는 제품이 제한적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제조사의 선택은 최적의 출력 효율과 안정성에 기울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기기 자체의 전력 손실 개선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내외적 요소의 변화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예컨대 부품에 연결되는 ‘케이블’이 대표적이다.

파워서플라이에 쓰이는 케이블은 전력 공급을 위해 적정 두께가 쓰인다. 주로 18AWG 규격이 표준으로 통한다. 최근에는 이보다 굵은 16AWG 케이블이 등장했는데 상대적으로 케이블이 두껍고 피복 내 구리선 단면적 또한 넓다.


AWG 규격은 미국 전선 규격(American Wire Gauge)에서 제안하는 것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케이블 직경과 단면적이 두꺼워진다. 대부분의 파워서플라이가 채택 중인 18AWG 규격 케이블은 직경 1.024mm(단면적 0.823㎟)인데 반해 16AWG 규격은 직경 1.291mm(단면적 1.31㎟)다. 두께도 그렇지만, 케이블 내에 포함되는 구리선의 단면적도 자연스레 증가하게 된다.

케이블의 두께는 파워서플라이 성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18AWG의 1㎟당 허용 전류는 7~16A 수준이지만, 16AWG는 12~19A 수준으로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케이블만 변경해도 부품에 더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두꺼운 케이블을 적용했을 때의 안정성 향상도 주목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케이블 내에 적용된 구리선의 단면적이 작으면 발열이 높아진다.

그 원인은 저항에서 찾을 수 있다. 흔히 사용하는 18AWG 규격 케이블은 m당 0.021Ω의 저항을 갖는 데 비해 16AWG 규격 케이블은 m당 0.0132Ω으로 낮아진다. 저항이 상대적으로 낮아 전류 이동에 따른 부하가 낮아지는 셈이다. 예컨대 에어컨 연결 시 일반적인 멀티탭을 사용하면 케이블이 녹는 현상을 연상하면 좋다. 적정 용량의 케이블 사용은 안정성까지 좌우한다.


실제 16AWG와 18AWG 케이블을 측정한 결과 두 케이블 사이에 약 8도가량 온도 차가 발생했다. 사진은 16AWG 규격 케이블(좌)이 18AWG(우) 대비 온도가 더 낮음을 증명한다. 케이블 온도가 낮아지므로 자연히 PC 시스템 전체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 된다. 온도가 낮다는 건 케이블을 통해 이동하는 전하의 저항이 적어 원활하다는 의미다.

출력 효율과 안전성을 담보하는 파워 선택이 요령이다.

그 점에서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M 시리즈는 모든 케이블이 두꺼운 16AWG 규격을 충족한다. 18AWG 대비 출력 효율 및 안정성이 우수하다. 시소닉은 최근 RTX 3000 FE 출시 관련 전원 케이블 수요가 발생하자 CORE / FOCUS / PRIME 3종 전원 케이블을 16AWG규격으로 제작해 무상으로 제공한 바 있다. 튜닝 PC조립에 쓰이는 맥스파인더 슬리빙 케이블도 16AWG 규격 케이블로 제작해 안정성을 높였다.

출력 효율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파워서플라이 업계의 변화를 이끌었다. 시장에서 판매 중인 인기 제품 대부분이 80% 이상 출력 효율을 만족하는 80PLUS 스탠다드 인증을 받았거나 준하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그 예다. 이의 흐름은 최근 브론즈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까다로운 PC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다른 변화가 필요한 상황. 마이크로닉스는 16AWG 케이블로 변화의 주역으로 등극했다. 효율 인증이 그랬던 것과 같이 여타 파워서플라이 제조사 또한 같은 흐름에 동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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