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케이스 ‘우퍼’ 女心을 홀리다. 마이크로닉스 이태주 팀장
예쁜 케이스 ‘우퍼’ 女心을 홀리다. 마이크로닉스 이태주 팀장
  • 김현동
  • 승인 2020.09.0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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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원하던 케이스 ‘우퍼’ 디자인 철학!

[인터뷰] 마이크로닉스 디자인개발팀 이태주 팀장




[2020년 09월 09일] - “지금까지의 케이스는 죄다 게임을 즐기는, 그러니까 남자를 대상으로 나온 제품이었어요. 그 점에서 여자 마음에 드는 제품은 없을까? 시작은 그러한 의문에서 출발했죠. 여성 사용자를 위한 제품 하나쯤은 있어도 되겠다 싶은 목표 같은 거죠. 그러한 제품이라면 방 한쪽 구석에 처박아 두지 않고 잘 보이도록 밖에 두고 싶은 느낌이 들 테니까요. 몇 번의 수정 작업을 거친 제품을 가진 첫 품평회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여직원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어요. 바로 직감했습니다. 이건 된다!” 마이크로닉스 이태주 팀장의 말이다.

남자 마음에 쏙 들던 제품 일색인 오늘날의 PC 시장.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세련된 건 분명하다. RGB 효과를 가미하니 알록달록 예쁨이 한 층 도드라졌다. 게다가 어두우면 그 효과는 더욱 배가된다. 문제라면 이러한 반응에 환호하는 건 십중팔구 남자라는 부정하기 힘들 사실이다. 그 점에서 여성의 시선에 마음이 드는 PC 디자인이 있기나 할 걸까? 이러한 고민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시장을 주도해온 계층이 지금껏 남성인지라 고민했을 것 같지도 않다. 이러한 배경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니 여자가 봐도 예쁜 케이스를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난감했다.


먼저 외형은 기존의 틀을 확연하게 벗어나야 했지만 그렇다고 너무 달라져도 곤란하다. 케이스를 구성하는 주요 소재는 철이지만 차가운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가공을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조건도 붙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아무도 하지 않던 시도를 하는 것이기에 참고할 자료도 그렇다고 명백한 표본은 애초에 없었다. 지금까지 없던 제품을 만드는 것이기에 제대로 만들고 싶은 오기는 그래서 발동했다는 이 팀장. 익히 접했던 케이스 제조 형태와 다른 방식으로 원점에서부터 수없이 검토에 검토를 거듭한 결과 제품 하나를 내놨다.

마이크로닉스 우퍼 케이스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모든 브랜드는 대중이 연상하는 고유의 이미지를 지닌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은 순백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철저히 사용성에 초점을 맞춰서 나온 결과물이다. 공기청정기로 유명한 발뮤다는 부드러운 선이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이 또한 공기 흐름을 계산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다이슨은 발상을 깨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마찬가지로 본연의 기능 발휘에 초점을 맞춘 결과물이란다. 이들 브랜드 고유의 기능적인 정체성이 디자인으로 승화됐기에 사용자는 디자인만 보고도 브랜드를 연상하고, 성능을 기대하며,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동화한다.

오늘날 산업 현장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과거와 확연히 구분되는 양상이다. 마이크로닉스는 PC라는 분야에서 가장 먼저 디자인에 비중을 높였다. 자체 디자인 센터를 설립했고, 디자인만 연구/개발하는 전담 부서를 별도 운영할 정도로 디자인 효과를 중시하는 기업이다. 그러한 마이크로닉스가 처음으로 남성이 아닌 여성을 상대로 제품을 기획한다? 그것도 PC 케이스라는 품목에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안기는 부담은 결코 가벼울 리 없다.

프로젝트가 시작한 올 초를 기점으로 이 팀장은 상상하던 모든 것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수 없이 수정과 개선을 거쳐 하나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제품을 마주한 이 또한 흡족한 일색이었다. 여자 마음에 쏙들 예쁜 케이스가 필요했기에 소기의 목적은 일단 달성한 셈이다.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 만큼 심미성을 갖춘 외형은 상품성과 직결합니다. 여기에 좋은 아이디어를 반영해 편리함이 더해진다면 판매로 이어질 확률은 더욱 증대되죠. 과거의 디자인은 기능적인 면에 충실했기에 우퍼 케이스가 추구했던 것과는 느낌이 확연히 나뉘었죠. 우퍼는 철저한 여성의 시각에 초점을 맞췄고 쓰임새는 인테리어 시장을 겨냥한 제품입니다. 이런 PC 케이스를 집에 놨을 때 집의 분위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요?”

회사는 우퍼 제품 프로젝트 시작부터 제약을 두지 않았다.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라는 배려다. 덕분에 몸통은 순백의 배경이 연상됐고, 다리는 원목으로 장식했다. 인위적인 소재와 자연적인 소재의 만남으로 탄생한 PC 케이스 임에도 예상과 달리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애초에 하나의 가구라는 이미지까지 연상시켰다.

지금까지 마이크로닉스가 시장에 선보였던 케이스가 트렌드를 따르는 제품이라면 우퍼는 시장에 트렌드를 개척하는 첫 주자라는 점에서 거는 기대가 큰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우리끼리는 반응이 괜찮았지만, 시장에서 보이는 반응은 또 다를 수 있기에 제품 출시를 시작한 이후 여론을 예의주시하며 차기 제품을 고심하는 건 이번 제품으로 끝남이 아님을 암시한다.

이태주 팀장의 입장에서도 우퍼는 여느 제품 보다 더욱 애착이 가는 아이다. 제품디자인 분야에서 94년부터 몸담은 내공을 하나의 제품을 탄생시키고자 오롯이 쏟았다. 우퍼 제품에서 가구가 연상되는 것 또한 그간 걸어온 길에, 가구 디자인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디자인이 좋아서 해당 분야에 발을 담갔고 오늘날 그의 손을 거친 제품 하나가 탄생할 무렵이면 매번 생명을 불어넣은 것만큼이나 감회가 남다르다는 표현에서도 흡족함이 묻어났다.

PC 케이스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의할 시도는 현재진행형

우퍼 제품을 시작으로 마이크로닉스는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의할 계획을 내비쳤다. PC 케이스라는 하나의 품목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해석하겠다는 첫 시도가 우퍼 케이스라면 여타 제품을 통해서도 더 나은 경험을 안기겠다는 공산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 요소 하나로만 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기존의 틀을 너무 벗어난 제품은 반대 기류에 부딪힙니다. 제품 생산도 어렵지만, 가격 인상을 야기하기에 시장에서 환영받을 가능성도 작게 됩니다. 제품에서 디자인이 독립된 하나의 요소로 분류하기보다는 제품을 완성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제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나게 하는 것이 바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크로닉스는 케이스 분야에서 이모션, 게이밍, 오피스라는 3가지 범주로 제품을 나누고, 이 가운데 우퍼가 이모션을 상징하는 첫 주자로 시장에 등장한 것도 남다른 계획의 일환이다. 관건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를 시장에 선보이고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는 것인데 일찍이 디자인 역할을 중시해온 배경도 이러한 전개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조만간에 나올 라팡 제품에서는 지금까지 세상에서 접하지 못했던 참신한 실용성을 체감하게 할 것임을 밝혔다.


《이태주 팀장과의 1문 1답》

Q. 제품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A. 제품 디자인은 다음 순서대로 진행하죠. 먼저 소비자의 관심과 호기심을 유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품 가격에 영향을 주는 아이디어는 걸러냅니다. 아이디어라면 기능, 외형, 작동 방식, 편리한 추구 등 제약을 두지 않고 접목하는 것이 핵심이죠. 두 번째로 수요층이 될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합니다. 남자의 취향, 여자의 취향, 연령대별 취향, 나라별 취향 등 다르기에 공통분모를 찾아 디자인적인 요소를 모색하죠.

많은 이들은 디자인이 단순히 그리는 과정이라 연상해요. 하지만 하나의 아이디어로 시작하여 개발 과정을 거쳐 완제품이 될 때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고 여러 프로세스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 제품 하나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생명력을 불어넣는 가장 핵심 항목이 바로 디자인의 역할입니다.

게다가 제품이 탄생했다고 끝난 것도 아닙니다. 제품이 잘 팔리는지 사용해 본 소비자의 생각은 무엇인지를 관찰하여 다음 디자인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그 디자인은 살아있는 디자인으로 인정받습니다. 핵심은 영속성이죠. 물이 흐르듯 잘 이어지는 디자인이 바로 우리가 연상하는 브랜드의 디자인입니다. 마이크로닉스가 디자인을 중시하는 건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정립하겠다는 뜻입니다. 다른 회사는 하지 않는 마이크로닉스만의 경쟁력이라고 보면 됩니다.

Q. PC 케이스 디자인, 어떻게 변화하는가?
A. 케이스도 트렌드를 따라갑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꽃무늬 케이스, 트랜스포머 영화의 영향을 받은 메카닉 스타일 그리고 현재는 통풍이 주 테마가 된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형태가 메쉬망에 화려한 LED 팬 인거죠. 그 점에서 요즘은 LED 효과를 강조한 제품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데 문제라면 이미 지겨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한때 대세였던 꽃무늬나 메카닉 스타일이 질려서 잊혔듯 LED팬 효과도 비슷한 과정을 답습할 겁니다.

그 점에서 흐름이라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누군가가 새롭게 신선한 제품을 내놓고 시장에서 성공하면 타사는 비슷한 제품을 우르르 만들어낼 것이고 그러면 트렌드가 형성되는 것처럼 마이크로닉스가 인테리어라는 콘셉트를 제품에 도입하고 성공한다면 마찬가지로 타 업체도 이 유행을 따라가려 할 겁니다. 흐름을 누가 주도하느냐? 의 차이가 다를 뿐인데, 인테리어라면 우퍼가 첫 주자가 되지 않을까요.

Q. 우퍼 제품의 기획 배경이 궁금하다.
A. 인테리어 파워 블로거들의 집 내부 사진을 보면 공통으로 중첩되는 아이템이 있다. 소위 완소 아이템이라 불리는 제품이다. 공기청정기, 컴퓨터, 스피커, 시계, 조명 등 내 집의 품위를 높여주는 제품이 손꼽히는데, 그 점에서 본다면 꼭 비싼 것만 품위를 높여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끔 놀라는 건 저렴한 것으로 분위기를 잘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그 점이 나의 센스를 높이는 소품이 되는데, 많은 블로거 사진이 제품 하나가 전체 분위기에 끼치는 영향을 입증하고 있다. 소유하고 싶은 욕구는 사진을 통해서고요.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우퍼라는 제품이 태어나게 한 제품의 콘셉트는 거기서 나왔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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