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서비스’ 영혼 없는 SKT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일단 서비스’ 영혼 없는 SKT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 김현동
  • 승인 2020.10.12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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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지자, 위에서 하라니까 하는 거라고’

사용자 배려 없는 반쪽짜리 SKT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2020년 10월 12일] - 지난 9월,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 패스(XBOX Game Pass)’를 앞세운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시범적이지만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로 정식 서비스를 향해 달려왔고,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매월 비용을 지불하는 구독형 서비스로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GeForce NOW), 구글 스태디아(Google STADIA), 아마존 루나(Amazon Luna) 등과 경쟁 중이다.

이 중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가 LG유플러스에서 서비스 중이었고, 나머지는 국내 출시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으면서 외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정식 도입하게 됐다. 현재는 국내 통신사 모두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통신사들이 클라우드 게임을 도입하게 된 중심에는 5G 서비스가 있다. 빠른 전송속도와 저지연을 앞세울 수 있다는 기술적 홍보 효과 외에도 게이머 층을 자사 통신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가입자 수를 최대한 확보해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PC·모바일·엑스박스 콘솔 등에서 여러 종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XBOX)라는 게임 플랫폼이 중심이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엑스박스 콘솔 게임기 외에도 PC와 모바일 모두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모바일, 엑스박스 콘솔, PC 모두 보유하고 있다면 최고의 서비스인 셈이다. SK텔레콤이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대받았던 부분은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파생 상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서비스가 시작되고 보니 아쉬움이 여럿, 눈에 띄었다.

PC에서도 되고 모바일에서도 되고...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5G만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다.

SK텔레콤의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 이 서비스의 장점은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에서 즐길 수 있었던 게임을 PC와 모바일 디바이스 등에서 즐기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엑스박스로 출시된 모든 게임을 즐길 수 없음으로 한계는 있지만, 서비스 자체로 접근했을 때 만족스러운 편이다. 아무래도 콘솔 게임기와의 차별화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목적 때문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먼저 SK텔레콤의 서비스 도입에는 긍정적인 점이 있다. 우선 다수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통신사가 직접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그것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았다는 부분이다.

참고로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GEFORCE NOW)를 도입했고, 구글 스태디아는 초반에 주목은 받았으나 여러 아쉬움을 드러낸 상태다. KT는 자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게임박스)를 진행하는데 당장은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엑스박스 게임 패스 도입은 갤럭시 노트 20 시리즈 출시와 함께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한 소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은 후술하겠지만, 서비스 요금은 SK텔레콤이 아닌 마이크로소프트가 결정하는 부분이다. 물론, 통신사 입장에서 별도의 프로모션을 붙여 요금제를 구성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엑스박스 컨트롤러 분납 요금제라 하겠다. 이 정도가 SK텔레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니 요금에 변화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책정한 가격 자체는 대체로 경쟁력 있다는 평이 많다.

▲ 엑스박스 게임 패스 구동 화면. SK텔레콤은 5G 서비스 중심에 이 서비스를 강조하고 싶겠지만, 실제로는 LTE나 와이파이 가리지 않고 잘 된다.

문제는 이 엑스박스 게임 패스가 SK가 강조하는 것만큼 5G에 특화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참고로 이 서비스는 PC·콘솔·모바일 등으로 각각 서비스가 나누어져 있다. 각 플랫폼에 따라 서비스되는 게임의 수와 종류도 다르다. 가입자는 얼마든지 원하는 플랫폼을 선택해 게임을 설치하거나 실시간 스트리밍 형태로 즐길 수 있다.

이는 곧 유·무선 가리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무선 내에서의 실행도 5G는 물론이고 LTE·와이파이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 5G의 이점은 게임을 초기에 불러오는 과정이 조금 빠른 것에 불과하다.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게임을 최대한 빨리 실행 가능하니 말이다. 그러나 속도에 민감하지 않고 요금제까지 100GB 이상 혹은 무제한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그 단점이 어느 정도 상쇄된다.

‘컨트롤러를 팔면 뭐하나, 스마트폰 거칠 못하는데’
SKT는 게임 컨트롤러 패키지를 함께 구성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LTE·5G·와이파이 등 통신 환경은 제쳐두고 게임을 어떻게 즐길 수 있는가에 대한 ‘경험’적 요소는 어떻게 보면 중요한 부분이다. 참고로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실행하면 스마트폰 자체로 조작이 불가능(가상 컨트롤러 미제공)해 엑스박스 혹은 호환 컨트롤러는 필수. 그러나 SK텔레콤은 서비스 자체에 집중하지 세밀한 부분에 관심은 없는 것으로 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 SK텔레콤이 엑스박스 게임 패스 관련 상품으로 제안하고 있는 상품. 게임 구독 자체와 컨트롤러 묶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지 = SK텔레콤 5GX 클라우드 게임 홈페이지)

우선 SK텔레콤은 엑스박스 게임 패스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함께 구매하도록 준비했다. 처음 1개월은 100원에 즐길 수 있도록 제안한 것도 인상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서는 PC용 게임패스 기준으로 처음 1개월 구독 시 1,000원이며, 이후에는 1만 1,800원이 매월 결제된다.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Ultimate)은 1만 6,700원이다.

가입 시 처음 1개월 이용료로 100원을 제안한 것은 아무래도 서비스 초기 가입 문턱을 낮추고, 최대한 많은 가입자가 체험해 보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추가로 게임 실행 시 반드시 컨트롤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해서 그런 것인지 컨트롤러를 함께 구매하도록 했다. 가격은 6만 1,800원이고 이것이 부담스럽다면 매월 5,150원씩 12개월 분납 가능한 상품도 있다. 게임 패스 요금과 함께 구성한 상품까지 존재할 정도다.

▲ T다이렉트 구매 홈페이지에서도 엑스박스 컨트롤러는 색상만 지정할 수 있을 뿐, 거치대는 따로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소비자는 거치대를 별도 구매해야 한다. (이미지 = T다이렉트샵)

여기까지는 나름대로 일차원적 요소(게임을 즐기려면 패드가 필요하다 + 엑스박스 서비스니까 패드는 가급적 엑스박스 제품으로 하자 = 하나로 묶은 상품을 내놓자)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5G 통신 환경 내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서비스하겠다는 통신사가 고작 패드와 서비스만 준비한 점을 보면, 적어도 SK텔레콤은 세밀한 게임 문화를 뒤로하더라도 이 서비스가 소비되는 형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세심함이 떨어진다.

너무 멀리 갔으니 일단 정리해 보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게이머가 무선 통신이 연결된 환경 내에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단말기는 바로 스마트 기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가지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 이렇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크기와 휴대성이 적절한 스마트폰을 많이 쓸 것이다. 그러나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불행히도 스마트폰 내 가상 컨트롤러를 지원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엑스박스 컨트롤러가 필요하다. SK텔레콤도 이를 인지했으니 무선 컨트롤러 판매를 결정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 적어도 스마트폰 거치가 가능한 액세서리도 함께 구성했어야 한다. 그냥 주는 것까지 바라지 않고, 컨트롤러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옵션으로 추가해 준다면 어땠을까 싶다.

별것 아닌 듯하지만, 사실 이것은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자. 엑스박스 게임 패스와 컨트롤러를 구매하고 실외에서 게임을 즐기는데 거치할 데가 없어 게임에 집중이 어렵다.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컨트롤러를 쥐고 게임을 즐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차량·버스·열차·비행기 등 장거리 이동 중이라면 이런 상황은 게임 플레이에 치명적이다.

‘서비스는 해야겠고, 게임에는 관심 없고’
서비스도 좋지만, 관심 두고 세심함을 더해 보는 것은 어떨까?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자체,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도입한 것은 분명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글로벌 서비스인지라 제한적인 부분이 있겠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도 엿보인다. 하지만 세심함은 아쉽다.

▲ SK텔레콤 게임 패스 서비스에 가입했지만, 전산 처리가 원활히 되지 않아 1주일가량 관련 문자가 전송됐다. 물론, 인증은 가입 초기에 모두 완료된 상태였다

이는 가입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로 SK텔레콤을 통해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 가입했으나 분명 인증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증이 안 되었으니 인증하라’는 메시지가 매일 전송되었다. 통신사가 제공한 인증 관련 링크에 접속하면 당연히 처음 인증되었으므로 ‘이미 인증된 계정’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해당 문제로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인증 관련 전산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문제는 가입 1주일가량 지나서야 해결되었다.

어딘가 나사 빠진 모습을 경험하니 이런 느낌마저 든다. 여기저기서 클라우드 게임이 5G 대표 서비스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게 잘 될지는 확신이 안 서고, 위에서는 하라고 압박한다. 그런데 게임은 잘 모르겠고 그냥 이런 것이 있는 것 같으니 프로모션과 상품 준비해서 5G랑 묶어 판매해보자는 식이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도입해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일은 중요하다. 그 안에서 매력적인 사업 모델을 구성해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일도 중요하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가입자(소비자)가 이 서비스에 가입하고 ‘만족’할 수 있느냐 여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루 이틀 장사하고 소위 먹튀(먹고 튄다는 의미) 할 것은 아니지 않은가? 조금 더 폭넓은 시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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