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노리는 잘만, 악의적 루머 “법적 대응 경고”
재도약 노리는 잘만, 악의적 루머 “법적 대응 경고”
오는 2020년 신제품으로 시동 건다.
  • 김현동
  • 승인 2019.11.28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날세운 잘만, 악의적 루머 전면전

2020 잘만 라인업 완성. 내년부터 제품 출하 예고




[2019년 11월 28일] - 쿨링이라는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브랜드 잘만이 수 년 만에 발표회를 열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신제품 발표회라고 외쳤지만, 실상은 다른 쪽에 무게가 실렸다. “시장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문에 대해 해명하기 위한 자리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강경한 어조의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잘만테크 경영진이 직접 단상에 나와 꺼내든 카드는 하수상한 각종 논란에 대한 정면 돌파다.

감자논란과 경영권 다툼과 기존 퇴직자를 중심으로 들끓는 각종 루머가 뒤섞이면서 재도약을 해보기도 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잘만. 대국민 사기극으로 판명이 난 모뉴엘이 인수하기 직전까지 잘만은 만년 흑자 경영의 아이콘이자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던 그야말로 잘 나가던 브랜드였다.

저소음을 상징했던 CNPS 라는 용어를 맨 처음 시장에 정착시켰고, 수냉쿨링 이라는 방식에 하나의 표준을 정착한 것 또한 잘만이다. 그리고 튜닝이라는 시장에 가이드가 된 것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날의 튜닝, 피팅, LED 등 잘만이 뿌리내린 굵직한 이슈 속에서 잘만은 간신히 기억에만 존재할 정도로 존재감을 상실했다.

잘만을 설명할 때 컴퓨팅 변천사를 거론해야만 할 정도로 굵직한 여러 가닥 족적을 남긴 것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졌던 전적 탓이다. 그렇게 잘 나가던 잘만이 모뉴엘을 만나면서 상황은 360도 뒤바꼈다. 시장에서 입지는 바닥까지 추락했고, 매번 실험 정신이 돋보이던 잘만의 전통을 더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쿨링, 파워, 케이스라는 대표 카테고리에서도 잘만은 명맥이 끊겼.

한때 악성 재고를 털었다는 소문과 함께 고가에 팔렸던 파워가 1/3 가격에 시중에 풀린 적도 있다. 잘만의 전성기 시절을 기억하던 사용자는 고가에 팔리던 하이엔드 제품임을 알았기에 동나는 건 시간문제였다. 잘만을 상징하던 알루미늄과 구리 구성의 독특한 디자인 쿨러는 컴퓨팅 플랫폼이 변화하면서 자리를 내줬다. 히트파이프를 사용했던 잘만 전매특허 노하우도 힘을 잃었다.


그러한 사이 잘만은 첫 뻔째 위기를 마주한다. 모뉴엘의 부도와 함께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세상에서 흔적을 거둬내야 할 뻔한 것. 하지만 두꺼운 특허와 안정된 매출이력을 인정받아 간신히 회생절차를 밟아 재도약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앞길은 순탄치 않다. 모든 먹구름이 걷히고 순조롭게 나아갈 것만 같았던 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였다. 약 2년간 재기를 꿈꾸며 간신히 브랜드 심폐소생술에 나섰으나 이를 가로막는 움직임은 집요하게 이어졌다. 경영권을 위협하는 이슈로 커지면서 자칫 그대로 뒀다가는 위협으로 성장해 좌초할 위기를 직감하자 그만해줄 것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2년. “아무리 설명을 하고 하소연을 해도 내막을 모른다면 잘만테크라는 기업의 사업 기반이 거짓이고 위태하다고 여길 정도로 허술하고, 특히 해외 무대를 향한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치명적인 리스크라는 점에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는 내용에서 사안의 무게가 남달랐다.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불편한 심기는 확고했다. 잘만은 업무방해와 관련해 법정 다툼도 불사할 것임을 언급했다. 이미 루머를 퍼트린 당사자 신원도 확보했다. 전임 경영진과 퇴사한 직원이 임의대로 회사 자산을 매각하고 그것도 부족해 신임도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루머를 퍼트리는 정황도 지적했다. 인내심 한계를 넘어선 논란은 결국 법의 심판대에 오를 예정이다.

지난 6월 대만 컴퓨텍스에서 공개한 라인업?
최종버전 오는 2020년 신제품으로 시동 건다.

한편, 내세운 제품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6월 컴퓨텍스 현장에서 공개한 제품에서 별반 달라지지 않았고, 새로 선보인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 대만에서 행사가 종료하고 약 6개월이라는 시간이 더 지나도록 다 되었다고 알렸던 것의 제품화가 지연된 이유가 궁금했다. 히트파이프를 사용한 쿨링 용품과 레이저사와 제휴를 통한 RGB 소프트웨어 그리고 전원공급장치가 주력 상품이다.


경쟁사를 의식한 정황도 다분했다. 마이크로닉스가 6년 사후지원을 꺼내 들었고, 시소닉을 공급하는 맥스엘리트는 최장 10년을 보장한다. 잘만은 엔트리 등급 제품에 해당하는 가성비라는 단어를 차용해 약 7년 보장을 약속했다. 5만 원 대 미만 제품이라고 가정했을 때 사후지원만 보면 경쟁자가 드문 탑의 자리를 노리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과거 잘만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고급기 시장을 포섭할 경우 사후 기한은? 아무리 그래도 10년 보장 카드를 꺼내 들기란 쉽지 않다. 이들 제품 대부분이 특허로 보호받고 있다. 잘만은 이들 제품 설계와 구현 원리에 대해 특허 출원했음도 알렸다. 안방 시장보다는 글로벌 무대를 노린 행보를 의식한 전략이다. “해외 여러 전시회를 다녔다. 대만을 시작으로 캐나다, 독일, 북유럽까지 다양한 곳에서 선보였다”는 잘만 부사장의 설명이 더해졌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 바닥까지 추락한 비운의 브랜드 잘만. 제품은 갖췄으나 제대로 된 발표 한 번 못하고 2년을 시달리며 드디어 무대를 향해 걸음을 뗐다. 잘만은 특허에 기반한 신기술, 차별화 디자인을 통한 잘만의 아이덴티티 재구축이라는 문구로 과거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강인한 의지를 드러냈다. 튜닝이라는 트랜드가 제도권에서 인정받고 있는 작금의 실상에 후발주자가 된 만년 일인자의 자신감은 전성기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