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사 100% 그 시절 그 느낌, 군용 담요
아크릴사 100% 그 시절 그 느낌, 군용 담요
feat. 그녀의 하사품(선물)
  • 김현동
  • 승인 2017.11.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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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사 100% 그 시절 그 느낌, 군용 담요
feat. 그녀의 하사품(선물)



[2017년 11월 19일] - 고작 11월 인데, 벌써부터 뼈마디가 시리는 추위를 마주하고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옥탑의 낭만을 노렸건만 마주한 것은 옥탑의 한파이니 이건 큰 문제도 보통 큰 문제가 아닌 것. 다행히도 하늘이 도와사 얼어죽지 말라는 은총이 나를 비추어 희망하는 소원 한 가지를 말하라! 하였으니 본좌 '하트 뿅뿅 담요'가 필요하나이다. 라고 회신하였다. 얼마나 기다리고 고대했던가. 드디어 내게 한 줄기 희망같은 답신이 도착했다.

어여와 나와 함께하면 추위 따윈 남의 일 될게야. 라는 수군거림에 나의 눈과 귀가 쫑긋 반응한 것은 약과다. 사실 잠결에 ~ 호! 하면 하얀 입김이 모락 피어나는 환경임을 얼마전 알게 됐다. 동태처럼 얼어죽지 않으면 다행이거니와 그렇지 않을 경우 동상이란 녀석이 강림할 상황이니 그야말로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이러한 나의 마음을 어찌 알았던지 오랜시간 말 없던 그녀는 자비로운 음성으로 "내 너를 가여히 여겨 올겨울 죽으면 아니할게야. 부디 살아남아 내게 힘이 돼주어야 할게다" 라시며 친히 옥션 님께 '저 사내를 일단 살려놔라'고 천명을 내렸다.

그리고 며칠 후 간절히 기다렸던 그 아이는 당일 배송이라는 문구를 비웃기라도 하듯 무려 1주일 여를 버티며 도도한 콧날 내세우다 수줍은 미소를 띠고 내 품에 안겼다. 첫인상은 곱디고운 자태가 남달랐다. 아크릴사 함유량이 유독 높은 제품을 선택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사실 시중에 파는 90% 이상 담요는 극세사라고 불리는 폴리에스터사를 사용한다. 이 제품은 무려 100% 아크릴사로 만들어졌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

과거라면 섬유로는 꿈도 못 꾸었을 고급 소재지만 대량생산과 캠핑이라는 흐름과 맞물렸고 여기에 무게 또한 가볍다는 점이 현대인의 취향을 저격했다. 하지만 보온성에서 기존에 쓰이던 아크릴사 제품과는 확연하게 뒤지는 게 한계랄까! 반면 아크릴사 모포는 무거워도 너무 무겁다. 그러한 이유로 덮으면 제법 압박이 느껴진다. 이불이 이리도 무거울 수 있단 말인가? 라는 고민에 오래전 시골 할머니 집에서 행여 잠결에 손자들 감기 걸릴까 노심초사 하는 마음에 덮어 주었던 두툼한 명주 솜 이불이 떠올랐다. 맞다. 그 이불도 이렇게 무거웠었지...


다시 아웃도어로 가볼까! 야외용 제품은 첫째가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며 건조 또한 빨라야 하는 것도 중요했으나 아크릴사는 이 두 가지 모두 엇나갔다. 외면받게 된 이유 아닌 이유가 오늘날 아크릴사 모포의 자취를 감추게 한 주된 원인이 된 셈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아크릴사 모포를 당연시 여겼으나 오늘날 그렇게 당연했던 물건이 시장에서 씨가 말랐으니 새삼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알게 한다.

단언컨대 모포를 사용하는 이유는 포근함이며 겨울철 모포 뒤집어쓰고 뜨끈한 방바닥에 허리를 지질 수 있다는 점이라 주장한다. 고로 폴리에스터사 모포로는 그러한 낭만을 꿈도 꿀 수 없다. 실상이 이럴진대 아크릴사 모포를 어찌 내칠 수 있겠는가! 그러한 이유로 아크릴사 모포를 찾는 이는 여전했다. 아크릴사 모포를 판다는 정보가 뜨면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제품 판매가 이뤄지곤 했는데 커뮤니티를 통해 길고 가는 명맥 간신히 이어진 셈이다.

그러한 와중에 '뭐 필요하냐?' 라고 했을 때 내가 반드시 이 제품이어야 한다! 고 주장하던 모습에 어리둥절한 의문을 보이던 그녀의 반응은 극히 정상이다. 그럼에도 위의 사연을 배경에 꼭 필요했기에 아크릴사 모포의 강점에 대해 줄 곳 재창할 수 있었다. 얼어 죽지 말라던 따듯한 한마디를 지켜내기 위해서도 그에 걸맞은 제품을 추천했던 거라지만 그 이유가 어째 종 궁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느낌 아닌 느낌일 거라 본다. 어찌했건 난 아크릴사 모포를 손에 넣었다.


그녀의 선물, 아크릴사 모포
올겨울 "얼어 죽지 마세요~"
봄까지 5개월, 살아남아야 한다.
추위야! 가라~ 내겐 아크릴사 모포가 있다.


반짝반짝 윤기 좌르르 흐르던 이 아이의 이름은 모포 혹은 담요라는 건데 가학적인 학대에도 도도함을 잃지 않는 견고한 군용 등급을 충족했다고. 무더운 사막의 더위에도 끄떡없고 북극의 한파도 막아줄 튼실한 내구력 자랑하니 고작 11월 임에도 영하 6도를 찍는 한파도 이 아이 앞에서는 우습게만 보였다.실제 엇그제 거주하는 안산 골 옥탑 온도가 영하 6도를 찍었다는 놀라운 사실. 여기가 러시아도 아니고 올 겨울은 도대체 얼마나 추워지려고 이러는지 한 마디로 '아몰랑~' 할 뿐이다.


물론 도시인에게 군용 모포의 가치가 남다른 현장은 분명 있다. 청단, 홍단, 광박 등 그 용어조차도 천박한 화투판에서 모포는 손맛을 남다르게 만드는 매력 표출하니 매해 명절이면 도란도란 쌈짓돈 꺼내게 만드는 마법은 덤이다. 혹은 캠핑인데, 장작 타는 소리에 아크릴사 모포 덮고 그 모습 보고 있노라면 세상 스트레스가 싹 해소되는 기분일거다. 이 또한 아크릴사 모포에서 더욱 빛을 발하니 무거운 만큼 푹신함보다는 직조 특유의 단단함에 기인한다.

그러한 이유로 화투를 배워야 하나? 아니면 캠핑을 본격적으로 다녀야 하는지 고민할 뻔했다. 하지만 난 화투를 하지 않으니 이 아이를 덮고 자는 용도에만 활용할 예정이다. 사이즈도 넉넉하다. 세로는 2.1m에 달하고, 가로는 1.53m에 달한다. 퀸사이즈 침대에는 좀 작고, 싱글 사이즈 침대에는 넉넉한 규격이다. 게다가 난 침대도 없다. 난 군용 3단 매트리스를 사용하는데, 사이즈는 가로가 0.7m 새로는 1.8m에 불과하다. 모포 사이즈는 이 사이즈를 딱 알맞게 커버하니 금상첨화 아니던가!

그렇다면 모두가 궁금해야 할 아크릴사 함유량은? 무려 100%다. 요즘 군대 보급 모포는 폴리에스터사를 사용한다. 건조가 빠르고 무게도 가벼워 관리가 용이하다는 특징 때문에 교체된 셈이다. 세탁 후 탈수하면 거의 마르다 시피한 상태로 나오기에 건조에 1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아크릴사 모포는 꿈도 못 꿀일이다. 반나절을 건조해도 안마른다. 과거에는 아크릴사 100%가 쓰였고 그래서 매주 세탁이 힘들어 털어내는 것이 일이었다.(참고 : 아크릴사 모포는 먼지가 많이 발생한다.)


이유인즉슨 섬유 특성상 먼지 발생이 많다. 극세사를 사용한 모포는 먼지를 흡수하는 성질이 강하나 아크릴사는 먼지를 만들어 내기에 곤욕이다. 이러한 제품 특성 탓에 관리를 외면하면 날마다 먼지와의 사투를 피할 길이 없다. 군 시절 매주마다 털고 또 털어내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모름지기 그녀의 선물 아니던가! 난 이 모포를 주말마다 열심히 털어내고 아껴가며 눈을 감는 그 날까지 소중히 사용할 계획이다. 이 글을 작성하던 날 또한 일요일이었고 일어나자 마자 바구니에 담아 들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5분간 격렬하게 몸짓하며 먼지를 털어냈다는 후문이다.

적어도 1주일간은 나의 잠자리를 책임져줄 소중한 아이인데, 이 정도 수고로움을 마다하겠나!


예비역 병장, 軍 내무반을 추억하다.
관물대에서 각 잡던 그 시절
아늑한 추억에 시도했으나 안 되네!
올겨울~ 나는 모포와 함께하리!


젊은 혈기 하나로 똘똘 뭉쳐 버티던 그때 그 시절, 세상 무서울 것 없던 20대 초중반의 사내를 한곳에 모아 놓고 초반 기선 제압은 가차 없이 이뤄졌다. X새끼야~ 는 약과였고 눈알의 먹물을 쪽 뽑아버린다는 말은 엄포에 불과했으니 죽어 지옥을 간다면 흡사 이곳과 같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작하면 예닐곱 시간은 되었을 체력단련에 잠들기 직전까지 조교의 위협적인 기합에 온몸은 파김치가 되었고 '취침'이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스르륵 잠들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자대배치 받고 무려 26개월을 보내 전역하기까지 내무반의 시계는 어찌나 더디게 돌아가던지 당시에는 참으로 힘들었지만, 나이가 들어 그런지 그 시절이 새록새록 그립다.


제품 : 군용모포
색상 : 국방색 (진카키)
소재 : 아크릴사 100%
규격 : 153*210㎝
제조 : 이노베딩


물론 당시에는 복무했던 자대를 향해서는 오줌도 싸지 않겠다며 자신했건만, 세월이 지나서 보니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내도 되었던 시절이라 다시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아마도 회사 생활에 받은 스트레스가 첫 번째 이유며, 두 번째는 사람 때문에 받은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아서며, 세 번째는 오래 전 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제품이 자꾸 낡고 헤지면서 사라져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서가 아닐까!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나 또한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방증이라 본다. 오래전 물건에 대한 집착 말이다.


군 시절 내게 지급되었던 것은 전투복에 군용 모포가 전부였다. 참 무겁고 투박했지만 따스했던 느낌 하나는 40줄을 앞둔 지금에도 생생하다. 그래서였는지 오랜 시간 당시의 느낌이 담긴 군용 모포를 찾아다녔고 이 제품이겠지! 라는 마음에 사들였다. 하지만 실망만 커졌다. 대부분이 극세사라 불리는 폴리에스터(Polyester) 100% 소재 일색이었고, 첨단 소재라는 말과 달리 보온성은 현저하게 뒤졌다. 뒤늦게 이유를 찾던 중 군용모포 재질은 본래 아크릴사(100%)라는 것이다. 선물받은 제품이 바로 군 시절 그 느낌 그 제품과 흡사했고 촉감도 참 따뜻했다. 물론 포근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부드러운 느낌만은 진배없다. 그렇기에 신고식을 해야만 했었다. 오랜만에 그 추억을 회상하며 모포의 각을 잡겠다는 무모한 도전이다.


세월이 흐른 탓일까? 실력이 무뎌진 걸까! 과거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한데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분명 이 방법으로 각을 세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다. 아무리 해도 그때의 그 형태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중요하던가! 내게는 아크릴사 100% 군용 모포가 있지 않던가! 생각지 못했는데 꼭 필요했던 선물을 받아 흡족하다. 아울러 뼈빠지게 번 돈으로 친히 선물해준 그녀에게도~ 감사를 Thank U! 추가로 돈 많이 벌어서 맛난 것도 사주삼~♥ 물에 빠진놈 건저줬더니~ 그 형국인 듯 하지만 맛난 거도 사주삼!


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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