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1] 게이밍 PC의 호황기, 끝이 아닌 시작
[지스타 2021] 게이밍 PC의 호황기, 끝이 아닌 시작
  • 김현동
  • 승인 2021.11.21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 11월 21일] - 제17회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가 17일 개막을 시작으로 4박 5일간의 대장정의 마지막 날이다. 2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라 시작 전부터 희비가 엇갈렸던 상황임에도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공통된 후문이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라는 공식 슬로건이 유난히 반갑게 느껴지는 가운데 명실공히 국내에서 가장 큰 게임 행사만큼 코로나 이슈로 침체됐던 박람회 업계에 청신호가 될지 주목받았다.


게임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라는 게임 개발사 3 대장이 모두 빠진 김 빠진 행사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이 메인으로 나서면서 그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올해는 모바일을 향한 변화가 유독 도드라졌다. 2020년 최초로 50%를 넘는 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일상과 연관돼 있다. 개막일 당시 열린 ‘2021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대상을 받고,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이 최우수상을 받은 것을 보면 역시 모바일 강세의 흐름은 진행형이다.

그럼에도 모바일 게임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과 별개로 PC 게임의 선전이 도드라진다는 점, 모바일과 PC 게임을 병행하는 사용자가 많아진다는 현상이다. 데스크톱 PC가 바야흐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PC 게임만의 강점인 넓은 화면과 압도적인 그래픽, 사용성을 앞세워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 코로나19가 만든 PC 호황기… 7년 만에 500만 대 돌파


이는 코로나19라는 시대 상황과 맞물리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한 때 노트북과 태블릿에 밀려 사양산업으로까지 몰리던 데스크톱 PC는 코로나를 타고 전성기 시절 그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 집 안에서 PC를 사용해야 하는 일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작은 노트북으로는 한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교육 시장이 완전히 재택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 PC 수요 폭발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한국 IDC는 작년 국내 PC가 526만 대를 출하하며 2013년 이후 7년 만에 5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올해 통계는 미정이지만 11월에 들어서야 겨우 위드 코로나가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PC 시장은 여전히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더구나 PC로 해야 하는 작업의 양과 질이 높아지면서 고사양 PC의 수요도 급증했고, 고사양 PC의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인 게이밍 PC의 판매가 덩달아 급증했다. 채굴장으로 내몰린 고성능 그래픽카드, 인텔과 AMD 간의 프로세서 경쟁 심화 등 여러 가지 시장 상황도 고성능 완제품 PC에 대한 사용자의 관심을 부추기기 충분했다.

특히 게임 시장의 핵심 고객층인 10대 사이에서 최신 PC 교체 붐이 일었다는 것은 게이밍 시장에는 호재 중 호재다. PC방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작년은 유난히 성장률이 더뎠던 PC 게임이지만 통계 이면에 있는 대기 수요가 빠르게 실질 구매로 전환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성능 게이밍 PC를 구성하는 스펙에 대해선 매년 사용자의 갑론을박이 이어지지만 적어도 프로세서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지난 4일 인텔 12세대 엘더레이크가 정식 출시되면서 절묘하게 맞물렸다. 매년 출시되는 인텔 CPU지만 올해는 무게감이 남다르다. 7년 만에 아키텍처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 인텔 12세대, 윈도우 11… PC 시장에 쏟아지는 호재


5세대부터 이어진 14nm 공정을 끝내고 10nm 기반의 미세공정으로 변화했다. 10세대부터 모바일에는 10nm를 적용했지만 데스크톱은 채 준비가 되지 않아 공정 파편화로 이어졌던 것을 이번에 바로잡았다. 12세대 i5-12600K의 경우 전 세대 최고 사양 모델 i9-11900K의 2/3 남짓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모든 벤치마크에서 앞서며 기존 인텔 팬마저 놀라게 하고 있다. ‘AMD의 시간을 이제는 끝내겠다’는 펫 겔싱어 인텔 CEO의 도발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그럼에도 게이밍 시장에서 라이젠 5950X이 훌륭한 시피유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밍 PC가 한 때는 게임만을 위한 ‘과스펙’, ‘과소비’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하는 회사가 늘어가고 각 개인은 비대면 일상을 살아가는 재미와 방법을 터득해간다. 위드 코로나가 현실이 되었고 좀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히 거론되는 분위기다. 전후 흐름을 따지면 코로나가 바꾼 삶의 변화는 일시적이지 않다.


그렇기에 이름만 게이밍 PC일 뿐, 삶의 구석구석에서 그 역할이 커지고 있다. 지스타 2021은 게임을 중심하고 있지만 다르게 보면 일종의 촉발재로 봐도 무방하다. 여전히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작은 화면과 터치 방식이 줄 수 없는 명확한 한계는 PC가 아니면 벗어나기 힘들다. 게이밍으로 대표하는 고성능 PC 시장은 팬데믹 시대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사그라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보도자료 및 취재문의  PRESS@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