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글로벌 파운드리 34조 원 베팅? TSMC, 삼성에 직격탄
인텔, 글로벌 파운드리 34조 원 베팅? TSMC, 삼성에 직격탄
  • 김신강
  • 승인 2021.07.1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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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19일] - 파운드리는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의미한다. 일반 시민에게는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 전부로 느껴질 지 모르나 반도체가 귀한 몸이 되면서 일종의 하청업체였던 파운드리 회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과거 단순히 제조사의 설계를 받아 반도체를 위탁 생산 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자체 공정 능력에 기존 설계를 보완하는 능력까지 갖추면서 어떤 파운드리 회사를 통해 생산된 반도체인가 하는 것이 곧 품질로 직결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파운드리 분야의 1위는 대만 TSMC다. 올해 상반기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56%의 압도적인 1위다. 2위 삼성전자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기존 5nm 공정을 개선한 N5A 공정을 새롭게 도입, 자율주행과 디지털 계기판을 위한 반도체에 모두 도입하기로 했다. 이미 대부분의 자동차 반도체를 생산하는 28nm 공정 시설도 대폭 확대하기로 해, 자동차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실상 대만 경제를 홀로 이끌다시피 하는 기업이며, 중국이 꾸준히 대만을 노리는 이유에 바로 이 TSMC가 있기 때문이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다.

지난 15일 이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TSMC, 그리고 삼성전자에도 그다지 달갑지 않은 소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이 자국의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의 인수를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예상 인수대금이 약 30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34조 원이 넘는 액수다. 최종 성사될 경우 인텔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가 된다. 반도체 업계의 구도를 완전히 흔들어버릴 만한 뉴스다.

인텔은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올해 2월 40년 경력의 기술 업계 리더인 팻 겔싱어를 새 CEO를 영입한 이후, 각 신사업에 대한 관심을 끊고 반도체 원톱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은 그 선언을 드디어 실행에 옮기는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글로벌파운드리는 “인텔과 어떠한 협상도 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당초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었기 때문에 계획대로 추진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시장 상황은 인텔을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것이 유리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글로벌파운드리는 AMD가 팹리스로 전환하며 떨어져 나온 생산사업부에서 시작했다. 과거 TSMC, 삼성전자와 더불어 파운드리 분야의 TOP 3 자리를 차지했으나, 2018년 10nm 이하 공정으로의 진입을 포기하면서 12nm, 22nm 등 전통 공정에 집중했다. 현재는 세계시장 점유율 5% 남짓에 불과하다는 점이 인텔의 인수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사업을 다시 육성하기로 하면서 싱가포르에 새 공장을 차리는 등 다시금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단언하기는 어렵다. 팻 갤싱어 CEO는 취임 당시 파운드리 사업의 복귀를 선언하면서 “아시아에 편중된 파운드리 서비스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에 추가로 공장 확장 계획을 발표하겠다”라며 리딩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를 사실상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장려 지침과 맞닿아 있고, 새 대표의 취임 일성이었다는 점에서 인텔의 의지가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설이 보도된 같은 날, TSMC는 일본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물론 일본 언론의 보도였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지만, 이미 지난달에도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흘려들을 일은 아니다.

인텔의 움직임에 당연히 삼성전자도 직격탄을 맞았다. 1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 내린 7만 9천 원에 마감되며 약 2개월 만에 다시 8만 원 대가 무너졌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경우 반도체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것이고,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새로운 3강으로 떠오르는 것은 물론, 트럼프 정부 때부터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국 고객을 상당수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는 80%에 육박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14%(TSMC 6%)에 불과하다는 점도 환경 문제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여전히 자동차 업계가 생산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반도체는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인텔의 공격적인 행보가 세계 반도체 시장에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TSMC와 삼성이 생산 시설 증가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분위기도 일면 긍정적이다.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활기와 긴장감이 동시에 불기 시작했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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