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팻 겔싱어 CEO “반도체 부족 2023년까지”
인텔 팻 겔싱어 CEO “반도체 부족 2023년까지”
  • 김신강
  • 승인 2021.07.28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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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28일] - 팻 갤싱어 인텔 CEO는 반도체 업계가 수급 균형을 회복하는 데 1~2년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 하반기쯤에는 반도체 칩 공급 부족 사태가 바닥을 찍고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되고 있어 치솟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인텔은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를 약 300억 달러에 인수하는 협상을 논의 중이다. 글로벌파운드리 측은 초미세 공정을 포기하면서 TSMC, 삼성전자에 밀리는 형국이기 때문에 인텔의 인수는 반전의 계기가 될 기회가 된다는 속내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재개를 사실상 선언한 데다가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대해 “M&A는인수합병)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두 회사 간의 협상은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 반도체 부족…. 국내 산업 현장에 직격탄


비단 팻 CEO의 경고가 아니라도 분명 반도체는 공급 부족, 수요 폭등에 시달리고 있다. 반도체 부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는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목격됐다. 현대자동차는 과거 전기차 아이오닉5 생산 기지인 울산1공장을 4월 7일부터 14일까지 중단한 데 이어, 5월에는 포터 생산라인, 울산 3공장, 울산 5공장 2라인 가동을 연이어 중단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스토닉과 프라이드 생산을 담당하는 광명 2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겪은 바 있다. 한국GM, 쌍용차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해외도 같은 상황이다. 올해 초 폭스바겐, 토요타 등이 일시적인 생산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이 모든 이슈의 중심에 반도체 부족이 자리한다. 전기차 생산이 활발해질수록 반도체 부족 현상은 더 심화할 공산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인텔 CEO가 직접 반도체 부족 이슈를 꺼내든 이유는 사안이 심각하다는 방증. 인텔은 오랫동안 반도체의 상징으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예전 같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경쟁사 AMD의 거센 추격과 파운드리 업체의 성장 등 대외적인 이슈가 악재가 되면서 정체된 브랜드 이미지까지 생겨났다.

# 반도체 부족은 인텔 실적 개선의 신호탄 될 것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한 형국이다. 팻 갤싱어는 반도체 부족 장기화라는 이슈를 통해 인텔의 실적 개선 및 성장 가능성을 스테이크홀더(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강조하고 싶었던 것. 이미 미국 애리조나 2개 공장에 2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 5월에는 뉴멕시코주 공장 확장에 35억 달러 투자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유지하던 미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는 인텔에도 호재다.

미국 정부의 비호 아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7㎚(nm) 공정 개선 등 굵직굵직한 이슈 해결에 청신호다. 때마침 인텔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은 매출 196억 달러, 순이익 51억 달러로 전년도와 비슷하다. 물론 CPU 점유율 부분에서 AMD에 턱 밑까지 추격당했지만 다른 분야를 주도하며 체면치레를 한 셈이다. 당초 주요 애널리스트의 예상보다도 웃도는 실적이기에 급한 숨은 돌렸다.

# 윈도우 11, 반도체 수요 폭발의 기폭제 될 것


올해 연말에는 윈도우 11 출시라는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출시되어봐야 알겠지만 윈도우 11 업그레이드 조건이 꽤 까다롭다. 프로세서는 인텔 7세대와 라이젠 2세대까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TPM 2.0은 최근 3년 이내 기점으로 출시된 PC 상당수에 불리하다.

연말에는 코로나19의 종식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동안 가정용 PC의 수요가 폭발하며 시장이 활기를 띠었다면, 코로나19가 끝나고 학교로 직장으로 복귀할 시점이 되면 B2B(사업자 간 거래) 수요가 다시 폭발하며 PC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즉 윈도우 11의 출시와 코로나19 종식은 반도체 수요를 폭발시킬 결정적인 요건인 셈. 자동차, 전자제품, 콘솔 기기 등에 더해 PC 수요까지 더해지면 반도체 부족은 더욱 심화할 것이기에 현 변화에 한층 기대가 모이고 있다.

물론 경쟁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TSMC는 일본 내 공장 건설이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독점에 탄력받아 판을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AMD는 5nm 공정 기반의 ZEN4 투입을 예정대로 진행하며 인텔보다 한 발 더 앞서가려는 전략이다.

분명한 건 인텔이 반도체이고 반도체가 곧 인텔이던 과거의 영광은 오래전에 끝났다.

이제는 소비자도 충분히 똑똑해져 온갖 자료를 검토하고 선택한다. 그 점에서 인텔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면 과거와 유사해 보이는 ‘자본력’을 통한 공격적인 M&A 와 압도적인 생산량 전략이 여전히 먹힐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순히 물량 공세가 아닌 공정 개선 등의 기술적 이슈에 대한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당장 하루 전인 27일 오는 25년까지 공정 및 패키징 로드맵을 공개하고 제품 출시를 구체화했다. 이는 10년 만에 처음 행하는 변화다. 오랜 기간 시달리는 반도체 부족 현상 끝의 승자는 어떤 기업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면 구체화 될 전망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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