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큐 MA, ‘맥 같은 화면’에 올인 …외부 모니터의 숙제 ‘맥 색감’ 해결
벤큐 MA, ‘맥 같은 화면’에 올인 …외부 모니터의 숙제 ‘맥 색감’ 해결
  • 김현동
  • 승인 2026.01.2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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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시장의 키워드가 ‘스펙 경쟁’에서 ‘경험의 일관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재택·하이브리드 근무가 일상이 되고, 노트북 한 대로 작업과 창작, 여가까지 해결하는 사용자가 늘면서 모니터는 더 이상 '큰 화면'만으로 선택되지 않는다. 특히 애플 기기 사용자는 달라진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맥북을 모니터에 연결하는 순간부터 설정 없이 바로 작업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하고, 눈으로 봤을 때 직관적이며, 무엇보다 '맥에서 경험한 그 색'이 외부 모니터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듀얼·트리플 모니터가 흔해진 환경에서 화면마다 색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순간, 디자이너든 영상 편집자든, 혹은 단순히 사진을 즐기는 사용자든 창작의 흐름이 끊긴다는 게 현장에서 들리는 공통된 중론이다.


벤큐(BenQ)가 22일 공개한 ‘MA 시리즈’는 문제의 ‘끊김’을 줄여야 한다는 위기 의식에서부터 출발했다. 벤큐는 스스로를 ‘컬러 프로페셔널 브랜드’로 규정한다. 디스플레이가 본질적으로 '보여지는 기기'인 만큼, 색 재현을 하나의 옵션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아왔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맥북이 하나의 카테고리가 된 지금, 애플 생태계 사용자가 특히 스트레스 없는 연결과 정확한 색의 연속성을 중시한다는 점에 주목해 맥 전용 라인업을 다듬는다. “모니터 때문에 헤매는 시간을 줄이고, 사용자가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MA 시리즈의 기획 의도라는 메시지는 발표 내내 반복됐다.

제품 개발 이유는 명확했다. 예로 든 조사 결과로 “애플 사용자 다수가 외부 모니터에서도 맥과 동일한 색 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언급을 내세우며, 현실에서는 많은 외부 모니터가 맥과 다른 색으로 표시되는 문제가 지적됐다. 거슬리는 차이를 맞추려는 ‘얼라인먼트’ 과정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벤큐가 노린 지점은 여기다. 단순히 ‘맥과 연결된다’가 아니라, 맥북·아이패드·아이폰 등 애플 디바이스와 함께 쓰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 자체를 모니터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설계하겠다는 것. 그래서 MA 시리즈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맥 아이덴티티에 녹아드는 사용자 경험”이 된다.

차별화 포인트는 ‘색의 동기화’를 중심으로 여러 층으로 녹여냈다.

벤큐는 MA 시리즈에 P3 색영역을 폭넓게 지원하는 패널과 컬러 튜닝 노하우를 결합하고, 여기에 전용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파일럿 2(Display Pilot 2)’를 연결해 '맥북과의 자동 싱크'를 전면에 내세웠다. 벤큐 담당자는 ‘M-book 모드’를 통해 연결된 맥북의 기종과 출시 연도를 자동 인식해 가장 적합한 색상 프로파일을 적용하는 방식이며, 맥북뿐 아니라 아이패드·아이폰까지도 같은 방향으로 대응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MA 시리즈의 핵심'이라 포장할 정도로 색 프로파일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하드웨어 성능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맥 사용자에게 불편이 되는 지점’을 소프트웨어로 봉합해 ‘즉시성’과 ‘일관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화면 표면 처리 하나에도 벤큐만의 세심함이 녹아들었다. 초기에는 나노 매트 코팅을 적용한 MA270U·MA320U(2024년 8월 출시)가 먼저 등장했고, 이후 나노 글로시(글러시) 코팅을 적용한 MA270UP·MA320UP(2024년 12월 출시)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매트는 반사와 번짐을 줄여 장시간 사용 시 눈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 글로시는 더 또렷한 블랙과 선명한 명암으로 맥과 유사한 색감을 강조하는 방향이다. 즉 '매트냐 글로시'를 선호도로 분류하기 보다는, 사용 환경과 작업 성격으로 구분하려는 태도가 읽혔다.


벤큐가 ‘히어로 모델’로 소개한 신제품은 상반기 출시 예정인 5K 모델 ‘MA270S’와 120Hz 고주사율을 지원하는 ‘MA320UG’다. MA270S는 27형 5K, 218PPI 수준의 픽셀 밀도와 P3 99% 지원을 강조하며 디테일한 색 표현을 내세웠고, MA320UG는 P3 98% 지원과 120Hz로 영상 편집·모션 작업에서 ‘부드러운 움직임’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두 제품 모두 명암비 2000:1을 언급했고, 데모 공간에선 애플 스튜디오 디스플레이(600니트)와의 비교 구성을 통해 “밝기(벤큐는 450니트 수준)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특정 이미지에선 맥북과의 색 일치가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는 설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스펙을 나열하는 대신 “맥북 옆에 두었을 때 어색하지 않은 화면”이라는 감각적 기준을 계속 호출한 대목이 행사가 종료된 이후에도 떠로은 건 현장에서 마주한 경험 또한 설명과 일치했기 때문일게다.

사용 편의성은 ‘케이블 하나’로 정리했다. MA270S·MA320UG는 썬더볼트 4를 지원하고, 전원 공급은 PD 96W까지 대응한다고 밝혔다. 기존 MA U/UP 시리즈는 USB-C 연결 기반으로 PD 90W 충전을 지원하는 구성이다. 영상·음성·데이터 전송과 충전을 단일 케이블로 해결한다는 점, 그리고 썬더볼트·HDMI·USB-C·USB-A 등 포트를 확보해 확장성을 높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심지어 데이지 체인으로 2대 모니터를 케이블 하나로 연결하는 시나리오까지 제시해, 맥 사용자에게 익숙한 ‘깔끔한 데스크 셋업’의 문법을 그대로 가져오려는 의도가 읽혔다. 외형에서도 실버 컬러를 적용해 맥과 같은 톤의 데스크를 구성하도록 했고, 스탠드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 패드를 더해 안정적으로 기기를 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높이 조절·스위블·피벗 등 인체공학 기능도 기본으로 넣어 “디자인부터 쓰는 방식까지 맥에 맞춘다”는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다만 현장에서 나온 ‘정답 색’에 관한 의견에는 선을 그었다. P3 95~99% 같은 수치는 외부 인증이라기보다 ‘색영역 커버리지’ 스펙이라는 설명이 뒤따랐고, 인쇄나 표준 색관리(캘리브레이션)까지 포함한 전문가 워크플로우라면 벤큐의 SW·PD 같은 전문가용 라인업이 더 적합하다도 답변했다. 이는 MA 시리즈는 “색 표준에 맞춰 절대값을 맞추는 모니터”라기보다 “맥 디스플레이와 가장 비슷한 컬러 퍼포먼스를 목표로 설계된 제품”이라는 포지셔닝에 기인한 설명이다. 다시 말해, 같은 ‘색 정확도’라도 모두가 동일한 표준색을 봐야 하는 제작·인쇄 환경인지, 맥 생태계 안에서 결과물이 소비되는 창작·업무 환경인지에 따라 선택이 갈린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신제품 MA270S가 소비자가 149만 원으로 출시 예정이며, MA320UG는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가격도 추후 공개로 남겼다. 벤큐가 MA 시리즈로 겨냥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다. “연결 즉시 바로 쓰고 싶고, 맥에서 보던 색이 그대로 이어지길 바라며, 작업 흐름이 끊기는 순간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 현장에서는 사용자의 요구를 벤큐만의 방식으로 풀어냈음을 입증했다. 결국 MA 시리즈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대형 모니터가 화면이 크다는 것 그 이상의 도구가 되는 데 필요한 기능은? 벤큐는 답을 ‘동기화’라는 단어 하나로 일축했다.


[벤큐 관계자와의 1문 1답]

Q1. 27·32인치 4K/5K처럼 해상도가 높은 제품은 화면이 작을수록 가독성이 떨어지고(특히 노안이 오면 더) 불편한데, 27·32인치보다 더 큰 화면의 고해상도 제품은 만들 수 없나?
A1. 더 큰 사이즈를 못 만들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과거 34·38인치급 제품을 출시한 경험도 있고, 패널 등 개발 환경을 보며 내부적으로 더 큰 사이즈를 계속 검토·고민하고 있다.

Q2. 맥에 초점을 둔 최적화 제품이라면, 장점이 많더라도 “이거 하나가 핵심이다”라고 꼽을 만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A2. ‘M-book 모드’를 통한 맥북과의 자동 색감 동기화가 핵심이다. Display Pilot 2를 설치해 연동하면 맥북과 자동으로 색이 싱크되며, MA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차별점이라고 봐야 한다.

Q3. “P3 95~99%”라고 말한 수치는 벤큐 자체 평가인가, 외부 기관 인증을 받은 데이터인가?
A3. 외부 인증을 받은 ‘동기화 정확도’ 수치가 아니다. 패널이 DCI-P3 색영역을 얼마나 커버하는지(색역 커버리지)를 나타내는 스펙 설명이다.

Q4. 색감 기준이 흔들릴 때는 보통 캘리브레이션을 하는데, MA 시리즈는 내장 캘리브레이터가 있나? 없다면 외장 캘리브레이터를 별도로 사서 써야 하나?
A4. 내장 캘리브레이터 중심의 ‘표준색 교정’ 제품은 아니다. SW·PD 같은 전문가용 라인업은 캘리브레이션으로 표준색에 맞추는 목적이지만, MA는 ‘맥 디스플레이와 최대한 비슷한 색감’을 구현하는 콘셉트다. 외장 캘리브레이터로 수동 보정을 하면 오히려 맥 화면과의 일관성이 달라질 수 있다.

Q5. 그럼 캘리브레이션은 아예 안 하는 게 맞다는 뜻인가?
A5. 작업 목적에 따라 다르다. 인쇄처럼 여러 사람이 같은 ‘표준색’을 봐야 하는 워크플로우라면 표준색에 맞춘 캘리브레이션이 필요하고, 맥 생태계 안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캐주얼/일상 사용이라면 MA 시리즈의 맥 유사 색감만으로도 충분하다.

Q6. 윈도우 환경에서는 해상도와 크기에 따라 글자가 작아지거나 흐릿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맥에서는 고해상도에서 가독성이 왜 다르게 느껴지나?
A6. 맥은 스케일링이 적용돼 고해상도에서도 글자는 크면서 선명하게 보이는 특성이 있다. 맥 사용자들이 200dpi(PPI) 이상 고밀도 패널에 익숙해 27인치 4K/5K를 선호하는 배경이며, 32인치 4K는 PPI가 상대적으로 낮아(150대 수준으로 떨어져) ‘쨍한 선명도’를 기대하는 사용자에겐 이질감이 있을 수 있다.

Q7. 맥북·아이패드·아이폰까지, 기종과 출시 연도까지 고려해 색상 프로파일을 맞춘다고 했는데 그 정밀도를 어떻게 구현했나?
A7. 단순 설정이 아니라 ‘계측’ 기반으로 프로파일을 쌓아온 결과라고 했다. 전문가용 모니터(SW·PD)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컬러 이해도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맥북뿐 아니라 아이패드·아이폰까지 여러 기기를 대상으로 반복 측정해 프로파일을 만들었고, 기기별·개체별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수의 샘플을 테스트하며 데이터화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제품 간 미세 편차는 Display Pilot 2에서 RGB를 커스터마이즈해 사용자가 체감상 가장 맞는 쪽으로 미세 조정할 여지도 남겨뒀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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