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치 다시보기 [인텔편] Z890 타이치 vs Z890 타이치 라이트
타이치 다시보기 [인텔편] Z890 타이치 vs Z890 타이치 라이트
  • 김현동
  • 승인 2025.07.28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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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도심에서 높은 건물을 바라보고 있자면, 펜트하우스 생각이 난다. 저 펜트하우스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화려한 건물 꼭대기 층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방영 직후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기획의도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인간의 욕망도 절대 충족되지 않는다. 인간은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끝없이 오르려 하기 때문이다!”

즉, 펜트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그들만의 고충이 있고, 나름대로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다. 어디나 사람 사는 세상은 대개 비슷하기에. 이는 사람이 만들어낸 물건에도 적용된다. 애즈락의 플래그십 메인보드 ‘타이치’ 시리즈가 좋은 예다. 플래그십 메인보드지만, 제품에 따라 다양한 속사정이 있다.

# 형제로 태어났으나 입장은 분명히 다르다


Z890 타이치와 Z890 타이치 라이트는 같은 플랫폼에서 출발한 형제지만, 지향점은 뚜렷하게 다르다. 두 제품 모두 인텔 14세대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Z890 칩셋을 기반으로 하며, 동일한 전원부 구성(20+1+2+1+1 페이즈, SPS 110A)과 동일한 DDR5 메모리 오버클럭(최대 9600MHz+ OC)을 지원한다.

PCIe 5.0 슬롯 1개와 PCIe 4.0 슬롯 1개, 최대 6개의 M.2 슬롯 지원 등 주요 확장성은 사실상 같다. 사운드 칩셋 또한 Realtek ALC4082에 ESS SABRE9219 DAC, WIMA 커패시터, Nahimic Audio 등 고급 오디오 구성을 공유한다.

그런데 왜 가격이 다를까? 그 차이는 외형과 추가 구성에서 갈린다. Z890 타이치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복합 VRM 히트싱크, 히트파이프, 쿨링 팬이 얹힌 고급 방열 설계가 적용되었고, M.2 확장 카드(M.2 SSD 4개 장착 가능)를 기본으로 제공해 최대 10개에 가까운 NVMe SSD를 장착할 수 있다. 플래그십 메인보드답다.


▲ 애즈락 Z890 타이치 라이트 메인보드

반면 타이치 라이트는 실속을 택했다. 같은 전원부와 칩셋, 오디오, M.2 구성은 유지했지만, 복잡한 외형 디테일은 과감히 생략됐다. 메탈 커버는 단순화됐고, 전원부 방열판에는 RGB 효과가 적용되지 않는다. M.2 확장 카드나 VRM 전용 쿨링팬도 빠졌다.

하지만 XXL M.2 방열판이나 M.2 툴리스 설계, 하단 방열판 등 성능 유지에 꼭 필요한 쿨링 구조는 그대로 들어가 있다. 즉, 빼긴 뺐지만 그래도 꼭 있어야 할 건 다 남긴 제품이다.

이처럼 스펙상의 차이는 미세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완성도는 크게 달라진다. 비슷한 예를 들자면 타이치는 마치 화려한 주택 같고, 타이치 라이트는 미니멀 인테리어로 최적화된 깔끔한 공간처럼 보인다. 타이치 라이트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항목 Z890 Taichi Z890 Taichi Lite
칩셋 Intel Z890 Intel Z890
전원부 구성 20+1+2+1+1 SPS (110A) 20+1+2+1+1 SPS (110A)
메모리 지원 DDR5 최대 9600+ (OC), XMP / EXPO 지원 DDR5 최대 9600+ (OC), XMP / EXPO 지원
PCIe 슬롯 1x PCIe 5.0 x16, 1x PCIe 4.0 x16 1x PCIe 5.0 x16, 1x PCIe 4.0 x16
M.2 슬롯 수 총 6개 (1x Gen5, 5x Gen4/SATA) 총 6개 (1x Gen5, 5x Gen4/SATA)
M.2 확장 카드 기본 제공 미제공
쿨링 구성 VRM 쿨링팬 + 히트파이프 + 복합 히트싱크 기본 알루미늄 히트싱크만 적용
오디오 ALC4082 + ESS SABRE9219 DAC + WIMA + Nahimic ALC4082 + ESS SABRE9219 DAC + WIMA + Nahimic
네트워크 5G LAN + 2.5G LAN, Wi-Fi 7 + Bluetooth 5G LAN + 2.5G LAN, Wi-Fi 7 + Bluetooth
USB 포트 후면: TB4 Type-Cx2, USB 3.2 Gen2x4
전면: USB 3.2 Gen2x2 Type-C
후면: TB4 Type-Cx2, USB 3.2 Gen2x4
전면: USB 3.2 Gen2x2 Type-C

# 자세히 보면, 그래도 형제는 형제다


같은 집에서 자란 형제는 분명 겹치는 생활방식이 있다. Z890 타이치와 Z890 타이치 라이트는 겉보기에 스타일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아주 많다.


▲ 애즈락 Z890 타이치 메인보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동일한 전원부 설계다. 20+1+2+1+1 SPS 전원 페이즈, 110A 고출력 전원, Smart Power Stage 기반의 안정적인 공급 회로는 항상 CPU에 안정적인 전력을 전달한다. 고성능 작업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다.

메모리 오버클럭 지원 역시 강력하다. DDR5 9600MHz 이상까지 대응하며, Intel XMP와 AMD EXPO를 모두 지원한다. 메모리 OC 실드와 고급 사양의 8레이어 서버급 PCB 구조까지 갖춰, 고클럭으로 운용 시에도 안정적이다. 타이치라는 이름값은 충분히 한다.

M.2 구성도 강력하다. 최대 6개의 NVMe SSD를 장착할 수 있으며, 그중 하나는 PCIe 5.0 x4를 지원하는 Blazing M.2로, 128Gbps의 전송 속도를 구현한다. 대용량 게임, 4K 영상 편집, 실시간 스트리밍 캐시 등 까다로운 작업도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다.

네트워크 구성 역시 고급이다. 5Gbps + 2.5Gbps 듀얼 LAN에 최신 Wi-Fi 7(802.11be)을 더했다. 고속 유선과 차세대 무선 연결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구성으로,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이다. 게이밍은 물론 재택 업무와 영상 회의까지 폭넓게 커버한다.

사운드는 ESS SABRE9219 DAC, WIMA 오디오 커패시터, Nahimic Audio의 조합으로 보급형 메인보드와는 차원이 다른 음질을 제공한다. 별도의 하이파이 DAC을 장착한 것과 유사한 몰입감을 구현한다.

이처럼 주요 특성을 공유하기에 Z890 타이치와 Z890 타이치 라이트는 이름을 함께 쓸 수 있었고, 이 둘을 형제로 부르기엔 전혀 무리가 없다. 사실, 근본적인 구조만 놓고 보면 형제라기보다는 쌍둥이에 더 가깝다.

** 편집자 주

보통 브랜드는 플래그십 네이밍을 가볍게 사용하지 않는다. 타이치라는 이름은 애즈락에서 가장 상징적인 단어인데, 이를 두 개의 제품에 함께 붙였다는 건 단순히 하이엔드와 실속형으로 나눈 것이 아니다. '라이트'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보급형이라 단정짓기에는, 타이치라는 네이밍 자체가 너무나 과분하다.

여기엔 애즈락의 브랜드 철학이 녹아 있다. 동일한 칩셋과 플랫폼 안에서 사용자에게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전략. 성능은 그대로 두되 감성과 외형, 부가 요소를 기준으로 제품을 나눈 것이다. 펜트하우스라 해서 모두 같은 인테리어를 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려는 시도로 이해하면 된다.

혹시 타이치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 어차피 두 제품은 근본이 같으니까.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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