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반도체에 ‘올인’ 선언
테슬라가 자체 반도체 전략에 다시 한 번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직접 도조(Dojo)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의 재가동을 공식화하며, 차세대 AI5 칩이 엔비디아의 블랙웰급 성능을 훨씬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머스크는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커스텀 실리콘 전략이 한층 더 공격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밝혔다. 테슬라는 이미 삼성·TSMC가 자사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테라팹(TeraFab)’ 구상을 언급한 바 있으며, 발언을 통해 반도체를 핵심 경쟁력으로 직접 내재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때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던 도조 프로젝트 역시 다시 궤도에 올랐다. 테슬라는 과거 엔비디아 GPU에 대한 의존도를 이유로 도조 슈퍼컴퓨터를 접는다는 관측이 나왔고, 핵심 인력 이탈이 결정적 원인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머스크는 도조3가 다시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테슬라가 자체 연산 자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도조3의 구체적인 구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머스크의 발언을 종합하면 AI5 칩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클러스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는 차량용 컴퓨팅,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데이터센터 연산을 하나의 실리콘 계열로 통합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으며, AI5를 “세계에서 가장 대량 생산되는 칩”으로 만들겠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칩 로드맵 역시 공격적이다. 머스크는 AI5 이후 AI9까지 이어지는 세대 확장을 언급하며, 약 9개월 단위의 제품 주기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의 빠른 아키텍처 전환 속도와 유사한 전략이다. 테슬라가 반도체에 올인하는 이유는 자율주행(FSD)과 로보틱스가 본격 상용화될 경우, 칩 원가 구조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을 직접 통제하면 성능 최적화와 비용 절감 모두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AI5 성능에 대한 머스크의 평가는 상당히 낙관적이다. 그는 AI5 단일 칩이 엔비디아 호퍼급 성능을 목표로 하며, 듀얼 다이 구성에서는 블랙웰과 맞먹는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격은 “거의 공짜에 가깝다”고 표현하며, 가격 대비 성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강조했다.
물론 반도체는 단순한 의지로 해결되는 영역은 아니다. 설계, 검증, 수율, 안정성까지 모든 단계에서 수십 년의 노하우가 요구된다. 머스크의 발언은 늘 낙관적인 성향을 띠는 만큼, 실제 양산과 성능 달성 여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점은 하나다. 테슬라는 이제 차량 제조사를 넘어, AI 시대를 겨냥한 대형 반도체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성공 여부와 별개로, 테슬라의 행보가 AI·반도체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질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hyundong.kim@weeklypost.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