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 통해 북미관계 개선하겠다는 구상 비현실적”
“남북협력 통해 북미관계 개선하겠다는 구상 비현실적”
  • 최규재 기자
  • 승인 2021.06.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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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한미정상회담 이후’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3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2회에서 이어집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위클리서울/ 정성장 센터장 제공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위클리서울/ 정성장 센터장 제공

-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북한으로부터 늘 비난의 대상이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강하게 비난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김여정은 담화를 통해 문재인 정부와의 대화 거부 입장을 명확히 밝혔는데, 이는 북한이 중국과의 협력만으로도 경제 회복과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거부하는 남북대화 재개에 계속 집착할 것이 아니라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불러올 필요가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 비핵화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 문제를 미국과 중국, 북한과 남한이 참가하는 4자 실무회담과 정상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이 미국의 회담 제안을 거부할 수는 있지만, 경제의 회복과 발전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 서 중국의 회담 참가 요구는 계속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약 북핵 4자회담이 개최되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및 대북제재 완화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북미 관계 정상화 등 관련국들의 모든 관심사가 포괄적으로 논의될 수 있으므로 북미 양자 회담에서 보다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북핵 4자회담 개최가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절실한 과제인 것 같다.

▲ 당연하다. 그 이유는 북핵이 미국과 북한 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의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북핵은 미국의 비확산체제에 도전이 되는 요소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안보에 가장 큰 위협 요인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로 인해 한국에 미군의 사드가 배치된 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북핵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증대시켜 중국의 안보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핵 4자회담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북미 간의 뿌리 깊은 상호불신과 적대의식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협상 의지에 강한 불신을 하고 있고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이 양자 협상을 재개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설령 회담이 개최되어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이행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과 중국이 협상에 참가해 미국과 북한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절충안 또는 대안을 마련해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 핵 시설에 대한 검증과 핵무기 폐기 과정에서도 중국이 참여해 그 과정이 보다 순조롭게 진행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올해 후반기에도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 3월도 예년보다 규모를 축소시켰고 후반기에도 축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의 요구는 축소가 아니라 완전한 중단인데.

▲ 한국정부는 어떠한 조건에서, 즉 비핵화의 어느 단계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잠정 또는 전면 중단할 수 있는지 한미 간에 먼저 긴밀하게 협의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는 한미연합훈련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가 분명하게 정책을 결정해서 제시하지 않고 연합훈련과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불분명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만 계속 이야기하면 이것은 동문서답이 될 수 있다. 그 결과 북한은 남한이 그들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그들의 요구가 계속 무시당하고 있다고 판단해 더욱 강경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북한의 요구사항에 대해 한미 공동의 입장을 신속하게 정리해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김여정, 북한에서 권위가 실추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럼에도 김여정의 담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 김여정의 직책이 올해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한 단계 낮아졌지만, 그의 담화가 노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의 2면 상단에 게재된 점과 그가 예고한 행동의 수준에 비추어볼 때 그의 위상에는 전혀 변화가 없음이 재확인되었다. 그리고 김여정의 이번 담화를 통해 그가 계속 북한의 대남 및 대미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현재 미국과 북한 모두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북한 안보의 핵심인 핵무기의 포기 문제를 실무회담에서 논의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향후 한미는 북미 대화의 진전을 위해 북한의 실질적인 2인자인 김여정과 미국의 공식적인 2인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의 고위급 회담 추진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 김정은의 위상은 여전하다고 봐야 하는지.

▲ 얼마전 ‘2인자’ 인상을 주는 ‘부위원장’ 직책이 실무 책임자 인상을 주는 ‘비서’로 바뀜으로써 김정은의 권위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핵심 간부들의 권위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되었다. 결국 김정은이 집권 이후 ‘조선로동당 제1비서’와 ‘조선로동당 위원장’ 체제를 시험했다가 결국은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의 ‘조선로동당 총비서’ 체제로 복귀한 것은 총비서 체제가 최고지도자의 유일독재에 유리하다고 보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제8차 당대회를 계기로 북한은 당 규약에서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 방식과 김일성 시대의 대남혁명 노선의 유산을 폐기하면서 강력한 핵무력과 더욱 공고해진 김정은의 통치시스템을 기반으로 남북관계와 통일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북한이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대남노선을 구체화한 이상 한국정부도 그에 상응하는 대북 및 외교안보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 현재 북한은 문재인 정부를 무시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끝으로, 남북관계 개선 방안책을 내놓자면.

▲ 현재 한국 정부는 코로나 방역과 인도주의적 문제 등에서 남북협력을 추진함으로써 북미 협상과 남북 협의를 상호 추동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김정은은 올해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남한이 첨단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북한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방역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 들고 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방역협력이나 인도주의적 협력과 같은 낮은 수준의 협력보다 미국과 중국, 남북한 등이 참가하는 북핵 다자회담 개최를 통해 북한의 단계적 핵능력 감축과 대북 제재 완화, 한미연합훈련의 축소나 중단,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북미 관계 개선 등에 대해 관련국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합의안 도출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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