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리 LANCOOL 217 INF 케이스 [써보니] 가깝지만 너무 멀고 또 아름다운 세계로

2026-03-16     김현동

어릴 때 살던 집 구조가 좀 특이했다. 화장대 거울과 화장실 거울이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그 사이에 서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거울 속에 또 다른 거울이 이어지고, 그 안에 또 내가 서 있다. 그게 계속 반복된다. 마치 복제된 내가 끝없이 줄지어 서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린 마음에는 그게 꽤 신기했다. 평행 세계의 나를 잠깐 엿보는 느낌이랄까.

인피니티 미러라는 것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거울과 빛을 이용해 반사를 반복시키면, 눈에는 공간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 구조는 얇은 패널에 불과하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안쪽 어딘가로 계속 빨려 들어가는 터널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단순한 조명보다 훨씬 묘하고 신비로운 인상을 만든다.

리안리 LANCOOL 217 INF는 바로 그 효과를 전면 디자인의 핵심으로 내세운 PC 케이스다. 전원을 켜면 빛이 패널 안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빛이 만들어내는 깊이를 감상하다 보면 평행 세계로 이동하고 싶은 느낌이 든다. 평행 세계의 나는 부자일까, 아니면 조금 더 잘생겼을까. 아쉽게도 그건 알 수 없다. 지금 눈앞에 있는 건 그저 꽤 아름다운 케이스 하나일 뿐이니까!


◆ 리안리 LANCOOL 217 INF 케이스

규격 : 미들타워 ATX 케이스
색상 : 블랙 / 화이트
보드 : E-ATX · ATX · ATX(후면커넥터) · M-ATX · M-ATX(후면커넥터) · M-ITX · SSI-EEB
호환 : VGA 380mm / CPU 쿨러 180mm / 파워 220mm(표준-ATX, 하단 후면)

패널 : 전면 강화유리 · 측면 강화유리 / 측면 버튼 개폐 / 먼지필터 부분 적용
쿨링 : ARGB 기본 3팬(후면 140mm 1개 · 전면 170mm 2개)
확장 : 8.9cm 4개 · 6.4cm 5개 · 저장장치 최대 9개 · PCI 슬롯 7개

수랭 : 상단 140/120mm · 하단 120mm
포트 : USB 3.x(5Gbps) · USB-C(5Gbps)
기능 : 팬 컨트롤러 · RGB 컨트롤러 / ARGB LED

크기 : 238 × 482 × 503mm (W × D × H)
가격 : 20만 7,000원 (다나와 최저가 기준)
유통 : 서린씨앤아이



1. 전면을 바라보면 빛 속으로 빨려든다




LANCOOL 217 INF를 처음 마주하면 가장 먼저 시선이 향하는 곳은 전면 패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전면 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강화유리 패널 뒤에 인피니티 미러 구조를 배치했다. 빛이 안쪽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아… 빨려든다."라는 생각이 든다.

빨려든다고 표현한 것처럼, 단순한 RGB 조명과는 느낌이 다르다. 평범한 RGB 조명이 주변을 밝히는 것에 집중하는 방식이라면, 인피니티 미러는 밝히긴 밝히는데 빛이 공간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깊이를 만든다. 실제 구조는 얇은 패널에 불과하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결코 얇지 않다. 마치 관광지에 예쁘게 꾸며 둔 끝없어 보이는 터널로 이어지는 인상을 준다.


참고로 전면 패널은 정밀 가공된 경도가 높은 강화유리로 만들어졌다. 유리 특유의 투명한 질감을 살리면서 인피니티 미러 효과를 또렷하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측면 강화유리 패널과 함께 내부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구조다. 즉, 내부에 장착되는 하드웨어에 신경만 쓰면 시각적인 만족감이 높을 수 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 보통 전면부가 화려하면 그만큼 성능을 포기했거니 하고 이해해 주려 하는데, 그런 이해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즉, LANCOOL 217 INF 케이스는 그저 전면부가 보기 좋기만 한 장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면을 자세히 보면 거대한 팬이 위아래로 2개나 배치되어 있는데, 이를 마주한 이들은 다양한 견해를 내기도 했다. 혹자는 어딘가 스피커 그릴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리뷰어는 환풍구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전면 안쪽에 장착한 팬은 170mm 구경 2개이며, 컷아웃 스타일을 구현했다. 흡기와 배기를 제대로 구현한 셈이다. 보기 좋으라고 유리로 막아 둔 것이 아니기에 성능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전작 LANCOOL 217이 공기 흐름 중심 설계를 앞세운 케이스였다면, 신작 LANCOOL 217 INF는 그 기반 위에 좀 더 화려한 얼굴을 덧입힌 모델이라 보면 된다. 화려한 케이스답게 존재감을 확실히 가져가면서, 공기도 시원하게 들이마시는 케이스다.


2. 커다란 팬에는 큰 공기가 따른다.




공기 흐름은 고성능 PC 케이스라면 반드시 신경 써야 할 요소다. LANCOOL 217 INF는 외형만 보면 전면 인피니티 미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그래도 근본은 고성능 PC 케이스다. 즉, 공기 흐름을 제대로 고민했다.


전면의 170mm 대형 팬 두 개는 요즘 PC 케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20mm나 140mm 팬보다 한 단계 더 큰 크기다. 팬이 커질수록 같은 회전수에서도 더 많은 공기를 빨아들일 수 있다. 요약하자면 소음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시스템 내부로 많은 공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전면 팬은 최대 약 142CFM 수준의 풍량 성능을 지녔다. 거기에 두께 30mm에 FDB 베어링으로 내구성도 좋다. 시스템 내부로 들어오는 공기량은 이미 충분하다. 흡입한 공기는 CPU와 그래픽카드 주변의 열을 식히고, 후면의 140mm 팬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간다.

전면에서 흡입해서 후면으로 빼는 방식, 즉 기본에 충실한 방식이기에 신뢰도가 높다. 그렇다고 신뢰도가 높다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LANCOOL 217 INF는 PPLP 테스트에서 S 클래스 열 성능 등급을 받았다. 이는 내부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한다는 뜻이다. 화려함 뒤에는 진지하게 공기 흐름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남아 있다.


확장성도 괜찮은 편이다. 상단에는 최대 360mm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수 있고, PSU 커버 위와 아래에도 추가 팬 장착이 가능하다. 공랭 중심의 시스템부터 수랭 기반 구성까지 다양한 형태의 빌드를 고려한 설계다. 케이스가 공기 흐름만 좋다면 반쪽짜리이니 확장성은 반드시 신경 써야 할 요소다. 언급할 점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3. 안에 들어가는 게 다 커다랗더라도 문제없다.




LANCOOL 217 INF는 케이스 내부 공간 역시 하이엔드 시스템 구성을 염두했다. 현존하는 하드웨어는 대부분 별다른 고민 없이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그래픽카드는 최대 380mm 길이를 지원한다. 그래픽카드는 RTX 50 시리즈 이후로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는 추세다. 특히 하이엔드 제품의 경우 두께도 두께지만 길이가 상당히 길어진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380mm라는 공간은 그래픽카드 장착 시 문제가 생길 일이 거의 없는 정도다. 최신 고사양 그래픽카드도 별다른 문제 없이 수용할 수 있다.

CPU 공랭 쿨러는 최대 180mm 높이까지 장착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대형 타워형 공랭 쿨러도 충분히 들어간다. 상단에는 최대 360mm 라디에이터 장착이 가능해 3열 수랭 시스템 구성에도 대응한다.


메인보드 지원 범위도 과감하다. ATX는 물론 Micro-ATX, Mini-ITX뿐 아니라 E-ATX와 SSI-EEB 규격까지 지원한다. 여기에 최근 등장한 후면 BTF 연결 방식 메인보드도 지원한다. BTF 규격 메인보드를 사용하면 선을 뒤로 뺄 수 있어 시스템 내부 빌드가 굉장히 깔끔해진다.

그래픽카드 장착 방식은 기본적인 수평 장착은 물론 PCIe 슬롯 브래킷을 회전시켜 수직 장착도 가능하다. 기왕이면 라이저 카드를 사용해 그래픽카드를 더 적극적으로 전시하는 것을 권장한다. 즉, 보기 좋은 외형과 실제 시스템 구성 편의성을 함께 챙겼다.


4. 조립 편의성? 리안리 케이스다.




좋은 케이스는 처음 포장을 풀고 만져볼 때부터 금방 알 수 있다. 이는 조립을 진행할 때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제조사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이 조립할 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탑티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리안리 케이스다. 그리고 LANCOOL 217 INF도 리안리 케이스다. 즉, 그런 요소들이 당연히 보일 수밖에 없다.

먼저 상단 패널은 완전히 분리된다. 상단 팬이나 라디에이터 장착 브래킷 역시 분리되기에 케이스 내부가 아니라 바깥에서 미리 장착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성인 남성의 경우 라디에이터나 쿨링팬 설치 시 두꺼운 손을 어떻게든 넣어 가며 진행할 때가 있는데, 그런 상황을 마주할 필요가 없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전면 I/O 모듈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하단 측면에 위치하지만 필요에 따라 상단 패널로 옮겨 장착할 수 있다. 책상 위에 케이스를 올려 사용하는 환경이라면 상단 I/O가 더 편하고, 반대로 바닥에 두는 경우라면 하단 위치가 더 접근성이 좋다. PC 케이스 선택 시 I/O 포트 위치에 맞춰 책상 위, 책상 아래를 선택하게 되는데, LANCOOL 217 INF는 독창적인 구조 덕분에 아무 환경에나 다 대응한다.


파워서플라이 장착 방식도 유연하다. 일반적인 방향으로 장착할 경우 최대 220mm 길이의 ATX 파워를 지원한다. 필요하다면 파워를 90도로 회전해 장착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케이블 정리 공간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다.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났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케이블 정리 환경도 좋은 편이다. 메인보드 트레이 뒤에는 여러 개의 케이블 고정 포인트와 벨크로 스트랩이 배치되어 있어 전원 케이블과 데이터 케이블을 정리하기 쉽다. 선정리가 깔끔하게 되면 장점은? 내부 공기 흐름에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완성된 시스템이 훨씬 보기 좋아진다.


◆ 시스템 세팅 (테스트 환경)

CPU : AMD Ryzen 7 9850X3D
M/B : ASRock B850 Challenger WiFi 7 화이트
VGA : option
RAM : GeIL DDR5-6000 CL36 ORION V RGB 화이트 (16GBx2)
SSD : 마이크론 Crucial P510 M.2 NVMe 대원씨티에스 2TB
쿨러 : 맥스엘리트 1stPlayer TS4 360 ARGB 화이트
PSU : 리안리 RS1200 80PLUS골드 with hub 화이트

** TECH 커뮤니티 '빌런 = https://villain.city/ ' 테스트LAB 팀과 공동 작업하였습니다.


** 편집자 주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았다. 화려한 인상이라 뭐, 예쁘기만 하겠지 하고 지레 기대감을 낮추고 시작했다. 정확히는 낮췄다기보다는 이해의 폭을 넓힌 쪽에 가까웠다. 그건 전면 인피니티 미러가 워낙 강렬했기 때문에…

그런데 그런 이해심이 전혀 필요 없었던 건 LANCOOL 217 INF 케이스가 하이엔드 케이스의 기본을 잘 지켰기 때문이다. 전면에는 170mm 대형 팬 두 개가 기본 장착돼 공기 흐름을 제대로 확보했고, 내부 공간 역시 최신 고사양 하드웨어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래서 사실 반들반들한 얼굴에 그친 것이 아닌, 속까지 ‘제대로 만든 케이스’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근본이 LANCOOL 시리즈다.


리안리 LANCOOL 시리즈가 원래 공기 흐름 중심의 케이스로 평가받아 왔기 때문에 LANCOOL 217 INF 역시 골자가 되는 기본 성격은 그대로 수성했다. 다만 LANCOOL 217 INF 모델은 그 위에 인피니티 미러라는 강한 시각적 요소를 더해 존재감을 한층 강조한 것이 차이점이다.

그러한 만큼 결과물은 상당히 괜찮았다. 엄청나게 화려하고 시원하고 조립하기도 쉬운 케이스다. 사용자가 중시하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하는 케이스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리안리가 꽤 괜찮은 케이스 하나를 만들어냈다. 뭐랄까,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작품이 등장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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