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랜드가 메모리 대란 동앗줄?

2026-02-05     김현동

게이머 기대와 달리 현실은 더 복잡하다

RAM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일부 소비자는 중국 메모리 업체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CXMT나 YMTC 같은 회사가 DDR4와 DDR5를 대량으로 싸게 풀면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는 상상이다. 하지만 공급망 구조와 규제 환경을 놓고 보면, 그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생각보다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슈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중국 메모리 산업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왔는가, 다른 하나는 중국 업체가 설령 싸게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글로벌 시장 특히 미국에 얼마나 들어갈 수 있느냐는 문제다.

중국 DDR5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회사가 CXMT다. DDR5는 고급 공정과 고품질 제조가 필수인데, 중국은 EUV 장비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CXMT는 SAQP 같은 다중 패터닝, 강한 선별 공정, 높은 전압 기반 프로파일 같은 방식으로 우회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문제는 비용 구조다. 같은 용량 기준으로 CXMT의 다이 면적이 SK하이닉스 등 기존 업체보다 40~50% 더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이 면적이 크면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 수가 줄어들고, 생산량을 늘릴수록 원가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즉, 초기에는 버틸 수 있어도 대량 생산 단계에서 가격 우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또한 DDR5는 단순히 제조만 하면 끝나는 시장이 아니다. CPU, 메인보드, 노트북, 서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증과 테스트, 고객 대응 경험이 필요하다. CXMT는 DDR5 분야에서 아직 이런 생태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미 검증된 삼성, SK하이닉스 같은 공급사가 있는데, 품질과 신뢰성 이력이 부족한 회사를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 - Professor Shim, Dong-A University via KoreaHerald

결국 CXMT가 글로벌 DDR5 공급사로 올라서려면 단순한 생산 확대가 아니라, 품질 검증과 고객 지원까지 포함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게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렵다는 점이 첫 번째 장애물이다.

중국 메모리가 “싸게 풀릴 것”이라는 기대도 흔들린다. CXMT는 자사 제품이 시장보다 훨씬 싸게 팔린다는 주장 자체를 부인한 바 있고, 디지타임스 보도에서는 오히려 CXMT가 한국 업체 수준으로 가격을 끌어올리는 흐름이 언급된다. 즉, 중국산 메모리라고 해서 자동으로 시장을 뒤흔드는 초저가 전략이 나올 것이라는 가정이 성립하기 어렵다.

YMTC 역시 마찬가지다. YMTC는 낸드 업체로 유명하지만 DRAM 투자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DDR4·DDR5 계약 가격을 덤핑할 것이라는 근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설령 중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해도, 미국 시장 진입은 또 다른 벽이다. YMTC는 2022년 12월부터 미국 엔티티 리스트에 올라 있다. CXMT는 엔티티 리스트에 직접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미국 국방 관련 규정에서 제약을 받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언급이 나온다. 즉, “중국산 핵심 부품이 미국 내 제품에 광범위하게 들어가는 상황” 자체를 미국 정부가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AI,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인프라에서 중국산 핵심 부품 채택을 강하게 견제해 왔고, 메모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설령 일부 제조사가 중국산 메모리를 제품에 넣으려 해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추가 규제가 들어올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