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스펙을 넘어, 경험을 설계한 25년의 애즈락

2025-12-29     김현동

“스펙 싸움은 끝났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핵심이다”
해당 문장은 2025년의 애즈락을 가장 정확히 설명한다.

1년 전인 지난 2024년 애즈락이 끊임없는 혁신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메인보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스스로를 ‘증명’한 해였다면, 2025년의 애즈락은 전혀 다른 질문 앞에 섰다. 그렇다면 정점을 찍은 브랜드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대체로 갈림길에 선다. 더 공격적으로 팔 것인가, 아니면 더 책임 있게 다가갈 것인가. 애즈락은 후자를 택했다.

그리고 선택은 제품·소프트웨어·서비스·전원까지 아우르는 구조적 변화로 진화했다.

2025년에 들어선 애즈락은 더 이상 ‘가성비 좋은 메인보드 회사’라는 타이틀을 떼고 원점부터 다시금 고심하는 모습으로 답을 찾는다. 과도한 스펙 경쟁으로 이미지포화된 시장에서, 애즈락은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인가’라는 질문에 시장에 답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몇 일 후면 26년이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딱 이 시점에서, 2025년 애즈락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본다.


1.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시했다




첫번째.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미니 PC, 모니터, 파워서플라이까지. 2025년 애즈락은 하드웨어를 개별 부품으로만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게이밍과 AI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이들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어떤 경험을 만들어내는지에 대답하고자 했다. 일련의 숫자와 스펙 위주를 강조하기 보다는, 사용자에게 이들 제품을 기반으로 어떠한 경험을 할 수 있음을 증빙하려는 모습이다.

이 같은 남다른 접근법은 시장 변화에 대한 냉철한 분석부터가 시작이다. 스펙 경쟁은 이미 기본 조건이 됐다. 이제는 가격 대비 성능을 넘어, 작업 시간을 얼마나 줄여주는지, 환경을 얼마나 단순하게 만드는지, 사용자가 덜 고민하게 만드는지가 제품 경쟁력의 기준이 된 시대다. 애즈락은 시장의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받아들인 브랜드 중 하나다.

그 점에서 2025년에 애즈락은 AI 설명에 있어 추상적이지 않았다. 매번 현장에 등장한 AI는 연산 성능 자체가 아니라, 생산성과 작업 흐름을 바꾸는 도구라는 측면에서 접근했다. 고속 네트워크와 확장성을 갖춘 크리에이터용 메인보드, 다수의 USB 포트를 활용한 스트리밍 환경, 미니 PC 기반의 AI 영상 처리 시연까지. AI는 기능 하나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가속하는 매개로 제시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크리에이터’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CREATOR 모델가 대표적이다. 이는 고성능 하드웨어를 요구하는 환경이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애즈락은 크리에이터의 요구를 기준점으로 삼았고, 기준을 충족하면 일반 사용자 경험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계산에 확신을 더한다. 결국 2025년 한 해 동안 애즈락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하드웨어의 역할은 더 이상 성능을 과시하는 데 있지 않다. 사용자가 덜 고민하고, 더 빠르게 목적에 도달하도록 돕는 것.


2. 양극화에 대한 다층적 해답




두번째. 특이점이라면 2025년 메인보드 시장은 명확히 양극화됐다. 최상위와 메인스트림 시장의 수요는 더욱 선명해졌다. 또한, 각 라인업마다 과거처럼 소수의 제품으로 모두를 만족시키는 전략도 설 자리를 잃어갔다. 애즈락은 이에 맞춰 각 층위가 요구하는 기준을 세세하게 분리했다.


2025년 정점에는 X870E Taichi OCF가 있다. AMD 플랫폼 최초의 OC Formula 메인보드라는 타이틀은 사실 상징적이다. 극한 오버클럭을 전제로 한 전원부 설계와 서버급 PCB, LN2 환경까지 고려한 BIOS 옵션은 제품이 그저 최상위 플래그십에 그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 점에서 Taichi OCF는 애즈락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증빙하는 답안지 역할이다.

바로 아래에는 NOVA 계보의 하이엔드가 자리한다. X870 NOVA WiFi는 플래그십의 실험 정신을 계승하되, 실제 사용 환경에 초점을 맞춘 하이엔드 모델이다. 고성능 전원 설계와 확장성을 유지하면서도, 게이밍과 고부하 작업을 전제로 한 균형 잡힌 구성은 ‘하이엔드의 일상화’를 목표로 한다. Taichi가 기술의 상징이라면, NOVA는 하이엔드를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해답이다.

크리에이터를 겨냥한 메인보드는 Taichi Creator와 LiveMixer가 역할을 분담했다. 크리에이터를 위한 고속 네트워크와 대용량 데이터 흐름, 스트리머를 위한 다수의 USB 포트와 안정적인 전원 설계까지. 성능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어떤 작업 환경을 전제로 설계됐는지가 기준이 된다.

메인스트림 영역에는 B850과 B860 시리즈로 대응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경험과 밀정한 옵션이다. PCIe Gen5, 고속 네트워크 등 DIY 친화적 설계가 대표적. 애즈락의 시도를 통해 이들 기능이 더 이상 하이엔드만의 전유물이라는 설명이 구차하게 됐다. 특히 Challenger, Pro, Pro RS 라인업은 각자의 가격대에서 ‘충분한 이유가 있는 선택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렇게 2025년 애즈락의 메인보드 전략은 단순한 상·하 구분을 넘어서 플래그십은 한계를 시험하고, 하이엔드는 경험을 완성하며, 메인스트림은 그 기준을 넓여 타 브랜드 대비 차별화라는 부분에서 각을 확실히 세운다. 물론 차 브랜드도 할 말은 많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즈락의 견주어도 될 정도의 시도는 아쉽게도 감지되지 않았다.


3. 애즈락의 AI는 정말로 ‘도구’가 됐다




세번째. 2025년 애즈락의 변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AI를 다루는 방식이다. 많은 브랜드가 AI를 이야기했지만, 애즈락은 AI를 아예 설치해주는 쪽을 택했다. AI를 미래의 가능성이나 추상적인 성능 지표로 포장하기보다,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제안한 셈이다.

바로 AI QuickSet WSL이다. Linux 기반 AI 개발 환경은 그동안 진입 장벽이 높았다. 운영체제 설정부터 라이브러리 충돌, 드라이버 호환성까지,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애즈락은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QuickSet WSL은 Windows 환경에서 WSL 기반의 AI 개발 환경을 보다 손쉽게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설치 도우미다. AMD ROCm 플랫폼과 연동되며 RX 9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전제로 설계됐다. 특히 애즈락이 말하는 AI는 연산 성능 그 자체보다, 사용자가 AI를 쓰기까지 거쳐야 하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환경 구축에 소비되던 시간을 줄이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것. 이는 컴퓨텍스 2025 현장에서 강조된 ‘AI 경험’이라는 키워드와도 맞닿아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같은 맥락이 반복된다. 크리에이터용 메인보드에서 강조된 고속 네트워크와 대역폭, LiveMixer에서 보여준 다수의 USB 확장, 미니 PC 기반의 AI 영상 처리 시연까지. 애즈락은 AI를 특정 기능 하나로 묶지 않았다. AI는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소프트웨어를 가로지르며 작업 흐름을 가속하는 요소의 일부분으로 작동한다.

올 한해 애즈락이 정의한 AI는 ‘뜬구름 잡는 대단해 보이는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가 덜 헤매고 덜 고민하게 만드는 환경이다. AI를 쓰는 것이야 사용자에게 맡겨야 하는 것인만큼, 메인보드 제조사 입장에서 더 중요한 건 AI를 쓰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매끄러운지의 여부다. 스펙과 수치로 경쟁하던 AI 시장에서, 애즈락은 하나의 도구 역할을 자신한다. 그 선택은, 2025년 애즈락이 지향하는 경험 중심 설계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다.


4. 고객은 브랜드 경험을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




네번째. 변화는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목격됐다. 애즈락은 소비자를 그저 제품 하나를 선택하는 구매자가 아닌, 브랜드 경험을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로 대하기 시작한다. 상징적인 사례가 ‘나의 ASRock 이야기 챌린지’ 다. 애즈락은 메인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후기 콘텐츠를 모집했지만, 일반적인 이벤트성 참여와는 결이 다르다. 블로그 글이든 영상이든, 실제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록을 요구했고, 형식과 분량 역시 비교적 명확한 가이드를 내세웠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조건을 충족한 모든 참가자에게 동일한 보상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우수작을 가리는 경쟁 이전에, 경험을 공유하는 행위 자체를 존중하겠다는 메시지라 보면 된다.


사실상 챌린지를 통해 애즈락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바뀌고 있음을 알수 있다. 제품의 장점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사용자의 목소리를 통해 브랜드를 평가 받겠다는 자신감이다.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어디가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애즈락은 개개인의 목소리를 통제하기보다, 자율을 부여하고 듣는 쪽을 택했다. 이는 자신감이 없으면 선택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신뢰를 쌓는 방식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이어졌다. 메인보드 최대 4년 보증 연장 프로그램은 하나의 연장선이다. 일정 기간 내 정품 구매 후 등록만으로 기본 3년에 1년을 더하는 방식은, 조건만 놓고 보면 단순할 수 있다. 그러나 적용을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정 운영된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 제품에 대한 책임을 더 오래 지겠다는 선언이자, 한국 사용자를 우대하고, 신뢰한다는 표현이다.

두 가지 사례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한 가지다. '관계 = 신뢰'다. 보증을 통해 책임을 명확히 하는 방식 모두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신뢰를 전제로 한다. 이는 비교적 어려운 길이기도 하다.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조금씩 바꾼다는 것. 변화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애즈락이라는 확신이다.


5. 그리고 26년의 애즈락. 파워서플라이가 온다




우리가 알던 애즈락? 메인보드 회사. 그래픽카드랑 미니 PC도 판매하고. 산업용 장비도 있다. 대원씨티에스가 공급하는 제품은 서비스도 남다르다. 이게 애즈락에 대한 보편적인 소비자의 인식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없던 애즈락의 제품군이 한국에 상륙한다. 바로 전원공급장치다.

애즈락 파워서플라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팔리고 있지만, 한국 시장은 예외였던 것이 그동안 공식 유통사가 없었다. 2025년 하반기, 파워라는 제품의 공백이 채워진다. 2026년 1월을 목표로 애즈락 PSU가 공식 출시되는데 공식 유통사는 케이스와 파워로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이크로닉스가 애즈락 파워의 수입과 유통을 맡는다.

라인업 구성은 명확하다. 상위에는 플래그십 Taichi 시리즈가 자리한다. 티타늄 등급 기반의 고출력 모델로, 1650W와 1250W급이 포함된다. 하이엔드 GPU와 고부하 시스템을 전제로 한 구성이다. 메인스트림에는 Steel Legend 시리즈가 배치된다. 골드 등급을 중심으로 1200W, 850W급이 먼저 소개될 예정이다.

의미 있는 지점은 ‘누가 만든 파워인가’에 있다. 애즈락 PSU는 FSP OEM 기반에 자체 설계를 더한 형태로 알려졌으며, 개발진 역시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력이라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즉, 브랜드 로고만 얹은 확장이라기보다, 전원 설계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강인한 의지가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애즈락이 2025년 내내 보여준 흐름과 맞닿아 있다. 메인보드에서 시작해 그래픽카드, 미니 PC, 소프트웨어, 그리고 전원까지. 애즈락은 개별 부품을 파는 브랜드에서, 하나의 시스템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로 진화중이다. 그리고 파워서플라이는 마지막 퍼즐에 가깝다. 시스템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지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 편집자 주

제품 혁신과 서비스 강화. 메인보드 제조사라면 응당 해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2025년 애즈락은 그 기본에서 결코 나태하지 않았다. 묵묵히, 그러나 꾸준히 발전해왔다. 그리고 기본을 지켜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하나의 시선을 더했다. 바로 경험의 설계다.

실사용자가 막히는 지점은 어디인가? 고민하게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애즈락은 그런 사소할 수 있는 질문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점유율 1위에 올라본, 정상을 찍어본 경험을 아는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움직임이다.

사람은 어떻게 사는가? 단순한 질문이지만 정답이 없다. 다만 모두가 각자의 답을 찾기 위해 분주히 살아간다. 애즈락 역시 비슷한 질문을 품은 듯하다. 그 점에서 사용자는 애즈락을 품은 시스템을 어떻게 쓰게 되는가? 2025년은 그 질문을 던진 해였다. 그리고 2026년의 애즈락은, 답을 조금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들고 돌아올 전망이다.


▲ 커뮤니티 빌런 18+를 통해서도 애즈락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아울러 위클리포스트 X 커뮤니티 빌런18+는 오는 26년에도 애즈락과 함께 더욱 재미난 소식을 전할 계획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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