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디자인 승부수 통했다. 마이크로닉스 이효남 팀장
자체 디자인 승부수 통했다. 마이크로닉스 이효남 팀장
[인터뷰] 한미 마이크로닉스 디자인센터 총괄 이효남 팀장
  • 김현동
  • 승인 2019.10.2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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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독립 선언! 마이크로닉스 이효남 팀장

[인터뷰] 한미 마이크로닉스 디자인센터 총괄 이효남 팀장




[2019년 10월 29일] -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마따나 ‘디자인’의 중요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2019년 컴퓨팅 사업. 백색 단일 색상에 머무를 것이라는 과거의 편견은 오늘날 펼쳐지는 화려함 앞에서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했다. 사용성을 돋보이게 하며 심미적인 만족을 안기고,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가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에게 ‘가지고 싶다’는 소유욕을 자극하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PC라는 품목을 오랜 시간 프레임에 갇히게 만든 몇 가지 요소라면 호환성이 첫 번째요. 시류라 언급하는 트랜드가 두 번째요. 마지막은 막연히 떠올리는 ‘PC는 자고로 그래야 한다’는 우리네 편견이 빠질 수 없다. 결국 4각 형태의 투박한 형태를 상대로 많은 기업이 차별화 요소를 반영한 디자인을 외침에도 결과적으로는 별반 다를 게 없는 제자리 검음을 반복하는 건 만연한 분위기 탓이다.

그러한 이유로 더욱 이색적인 회사 ‘한미마이크로닉스’를 달리 볼 것을 주문한다.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 가지에 달하는 디자인 샘플을 제작하고 수정하며 상품성을 높이는 과정을 거쳤다. 이를 가능케 하는데 기업 차원의 결연한 의지는 필수였다. 기다림도 필요하며 비용 투자도 불가피한 여건에서 하나하나 완성된 제품이 전 세계인의 냉혹한 평가를 받고자 진열대 위에 올랐다.

족히 200여 개에 달하는 제품을 디자인했고 그중에서 가능성 있는 제품만 고르고 또 고르고 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에 보낸 세월만 4년 이상이다. 4년간의 결실을 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곳에 발길 돌리는 참관객은 어떤 제품에 유독 관심이 보이는지 예리한 눈썰미로 살피는지 보고, 때로는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모은다. 현장에서 만나본 마이크로닉스 디자인센터 이효남 팀장의 모습이다.

돌이켜 보면 2019년 추계 홍콩전자전을 성황리에 치르기까지 이 팀장의 일상은 눈 코틀새 없이 바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총 16개에 이르는 신제품을 엄선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선보이지 않았던 세상 유일한 첫 공개다. 지난 4년간의 기다림이 만든 작품이 처음 공개되는 자리에 선 디자인센터 총괄 이효남 팀장의 감회가 남다를 배경이다.

오랜 산통 끝에 세상에 나온 자식처럼 그의 손을 거쳐 설계도면 위에 자리한 표식은 실물 상품으로 참관객의 눈과 귀를 집중할 준비를 끝내고 드디어 공개됐다. 총 4회차 나오는 행사에서 오롯이 자체 디자인에 자체 설계 자체 생산이라는 조건 성립은 4회가 처음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마이크로닉스의 자세가 360도 달라졌다. 단순한 단일 디자인이 아니다. 3개 컨셉으로 영역을 나누고 제품도 다양화했다. 메카 워프, 모피라는 명칭도 정했다. 영화 속의 형이학적 느낌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 곤충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 혹은 기계적인 느낌이 듬뿍 담긴 디자인 등 개성이 넘친다. 혹자는 말한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세요! 그와 달리 정반대 선택을 한 행보가 의아할 수 있겠다. 번거로울 건데 왜 이렇게 했을까?

“마이크로닉스가 지닌 역량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한 첫 시도입니다. 기존에 선보인 제품은 일부 과정은 남의 손을 거쳐야 했어요. 온전히 마이크로닉스의 제품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점인 거죠.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기획부터 디자인, 설계, 사출, 제작 그리고 포장까지 모두 마이크로닉스가 해냈습니다. 디자인을 담당했기에 디자인에 주목해주십사. 말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에요. 마이크로닉스가 디자인에 왜 공을 들이는지와 디자인이 어떻게 제품에 녹아들었는지에 왜 디자인에 비중을 높이려 하는지 우리가 추구하려는 본질에 관심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중국, 필리핀, 한국을 오가는 일상
한 달 가운데 반 정도는 외국에서 체류
“나의 관심은 오직 제품 디자인”

컴퓨팅 기기 제조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디자인R&D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닉스.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가져와 팔아도 되건만 손수 제작한 상품을 내세워 어려운 길을 자진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술적인 차별화 포인트가 더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마이크로닉스의 본질을 사용자에게 어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에 달했다는 것. 내 것이 아닌 남의 것만으로 경쟁 우위를 논하는 건 언제든지 여지를 빼앗길 불안 요소가 상충하기에 내린 결단이다. 기업 내에서 들리는 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연한 목소리도 디자인 비중을 높이는 데 주요했다.

덕분에 이효남 디자인 총괄팀장의 역할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필리핀 세 곳을 다니며 기획-디자인-생산 이라는 3박자의 균형을 맞추는 데 기존보다 서너 배의 공수를 들였다. 일관된 기준을 정립하고 지시 사항이 제품에 녹아들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도 더했다. 마이크로닉스가 오랫동안 준비한 과정이자 실현을 코앞으로 두고 있던 도전을 허투루 할 수 없다는 책임감도 더욱 채찍질에 힘이 들어가게 한 요인이다.

홍콩 쇼를 기점으로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할 경우 향후 마이크로닉스가 선보일 모든 제품이 이효남 디자인 총괄팀장의 손을 거쳐 생산이 이뤄진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마이크로닉스의 경쟁력이 될 것이 분명한 의지가 느껴졌다. 남의 손이 아닌 우리의 손으로 탄생한 MADE IN KOREA 제품을 글로벌 무대에 내세워 강인한 인상 심어줄 것이 더욱 명확해진 브랜드 마이크로닉스. 오랜시간 공들여 이효남 팀장의 손을 거쳐 완성한 작품이 2019년 하반기 우리 곁에 돌아올 전망이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우리 기술로 만든 작품이다.


“앞으로 선보일 다양한 제품은 마이크로닉스가 처음 선보이는 제품이 될 거예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어떠한 평가를 받을 것인지. 이와 같은 조건이 지금 단계에서는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단지 주목하는 것은 디자인으로 구현한 제품을 실제 제품화 할 수 있을까? 디자인에 담으려고 했던 느낌이 실제 양산하는 제품에도 담길까? 입니다.”

2016년 마이크로닉스에 합류
케이스를 첫 시작으로 마닉 스러움에 주력
“디자인 일관성 유지에 심혈”

이효남 팀장의 눈매에 힘이 실렸다. 오가는 참관객의 반응을 엿보기 위함이다. 디자인은 구매욕을 자극하지만, 제품의 완성도까지 좌우하는 영역이다. 단순히 눈에 보이기 위한 기교에 그치지 않음이 마닉 제품에 담아있어야 성공한 디자인이라는 것. 여기에 지극히 마닉 스러움에 담겨 있어야 브랜드 요건을 성립한다. 중구난방 따로 도는 디자인 컨셉을 내세워 양산한 제품에 정신이 담겨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효남 팀장이 디자인 철학을 강조하고 일관된 경험 제공에 비중을 높이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지극히 마닉스러움을 정립하는 과정이다.

예컨대 디자인 대상이 게이밍 기어라고 해서 이미 인정받은 디자인을 표방하는 것을 경계했다. 영감을 얻는 과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핵심이자 이미 세상에 나온 제품을 연상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그 만의 전략이다. 특정 게임을 연상하는 순간 해당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오히려 반대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팁이라고. 컴퓨팅 장비라고 해서 가구에서 느꼈던 경험을 담지 말라는 법이 없기에 익숙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움을 찾으려는 시도를 주변 사물에 접목하고 있다.


이효남 팀장이 디자인을 통해 구축 코자 하는 목표는 제품 가치 상승이다. 제품 자치의 가치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디자인 혹은 실제 양산에 무리가 없는 현실적인 디자인을 하겠다는 속내다. 하지만 그 속에 새로운 시도가 끊임없이 놀아 들어가 있는 디자인을 원한다. 그러기 위해 주력하는 것이 지극히 마닉스러움을 정립하는 지금의 과정이다. 홍콩 쇼에 선보인 3가지 컨셉이 저마다 다른 것임을 강조함에도 마닉스러움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케이스 제품이 처음 140mm를 접목하는 과정도 단지 140mm 팬의 도입이 아닌 전체적인 균형을 고려했다. 로고가 위치하는 공간 설정 하나에도 철학을 따졌다. 디자인을 잘해서 제품의 가치를 높일 것인지? 혹은 기획을 잘해서 제품의 상품성을 높일지? 지극히 감성적이자 사용환경에 영향받는 요소이기에 이효남 팀장은 매 순간 디자인에 매몰되는 편협한 사고를 경계했다.

“시장이 가진 기준과 우리가 아는 시장의 원래 그리고 시장의 실제 모습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작품을 만들 것인지 혹은 제품을 만들 것인지의 차이로 볼 수 있어요. 디자인적으로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그 제품의 가치가 높다. 라고 주장할 수 없어요. 마이크로닉스 다움은 이 모든 것의 절충점을 합당한 기준에서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마이크로닉스 하면 누구나 연상하는 디자인을 말이죠.”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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