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눈치 보는 인텔, 선수가 없다
AMD 눈치 보는 인텔, 선수가 없다
인텔 앞지른 AMD, 핵심은 3세대 라이젠
  • 김현동
  • 승인 2019.09.13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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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앞지른 AMD, 핵심은 3세대 라이젠

최대 24쓰레드 내세운 AMD 라이젠 9-3900X 대적 상대가 없다.




[2019년 09월 13일] - “인텔은 시장에서 더는 마켓 리더가 아니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자가 아직도 남아 있을까? 한 시대를 호령했고 컴퓨팅 산업의 절대 기준으로 통했던 인텔. 하지만 1위라는 자만심은 인텔을 패망의 길로 인도했다. 속도 경쟁의 절정을 찍기 위해 오랜 시간 숨겨온 그릇된 꼼수가 세상에 까발려졌고 그로 인해 영원할 것이라 평가받던 야성까지 속절없이 무너졌다.

실수를 만회할 기회라 여겼던지 연이은 신제품을 급조했지만, 시장에서 보내는 신호는 한결같이 OUT! 실수가 아닌 고의성 다분한 정황을 마주한 사용자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결국 점유율 하락이 현실화했다. 한번 나락으로 추락한 신뢰를 번복할 길은 요원한 가운데 AMD가 인텔을 앞지르는 현황은 달라진 민심 그 자체와 다름없다.

때마침 이와 같은 시장 변화를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고 AMD 본사 중역이 대거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AMD 본사 클라이언트 제품 총괄 디렉터인 트래비스 커시(Travis Kirsch)는 AMD의 승승장구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라 보는가? 에 관한 기자단의 질문에 시장에서 인텔의 위상은 과거와 현격히 다름을 시사하는 여러 근거를 제시했다.

인텔의 그림자에 불과했기에 만년 2위 추격자라 불렀던 AMD의 질주는 1위 자리를 꿰차고 당분간 거칠 게 없어 보인다. 라이젠 3시리즈를 공개한 이후 출하량은 꾸준히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단 한국에 국한된 수치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겨도 될 일이나 그게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으로 목격되는 변화라는 점에서 단순하게 볼 일이 아니다.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은 과반수를 훌쩍 넘겨 65% 수치를 점한 지 오래고, 독일도 60% 이상, 필리핀 또한 60% 고지를 가볍게 넘겨 인텔을 앞질렀다. 한국도 오래전 시장 점유율 50%를 넘긴 데 이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전통적으로 ‘인텔 인사이드’ 입김이 강하게 통하던 공공시장까지 진출에 성공하면서 인텔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10배가 넘는 수치상 증가 폭은 AMD가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 논 이후 처음 발생한 변화다. 분명한 것은 이와 같은 시장 판세에 제동을 걸 요소가 없다는 것에 인텔의 절박함이 스며있다. 제대로 된 성장동력도 없지만, 신망도 무너져 인텔의 설 자리는 사라졌다. AMD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분위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인텔이 부랴부랴 9세대 제품군을 투입했지만, 시장에서 보는 시선은 마뜩잖다. 성능상 우위를 가늠하기에 부족한 용병이라는 평가가 들리는 한 인텔의 미덥잖은 출구전략이 통할 리 없다. 이와 중에 들리는 사용자 목소리에서도 인텔의 미래가 그리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컴퓨팅 계의 왕좌 인텔의 운명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가 걷힐 길은 요원하다.

하나씩 개선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러
라이젠을 기점 1세대로 존재감 굳혀
2세대로 성능상 대등한 위치 점했고
3세대 라이젠으로 시장 주도권 획득

추석을 코앞에 둔 긴박한 일정으로 마련된 특별한 자리. 이 자리에는 AMD 본사 관계자가 바다 건너 참여를 알릴 정도로 무게가 실린 자리였기에 더욱 특별했다. 2019년 9월까지를 기점으로 족히 서너 번은 다녀갈 정도로 AMD 본사 중역의 한국 간 왕래 또한 부쩍 늘었다. 이 또한 과거에는 없던 일이기에 그만큼 AMD가 한국에 거는 기대가 달라졌음을 암시한다..


“한국 시장은 사용자가 기술에 대해 능숙하고 동시에 기술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라는 점. 그 부분에서 한국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한국에 오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라고 AMD 라이언트 제품 총괄 디렉터인 트래비스 커시(Travis Kirsch)가 시작에 앞서 소감을 밝혔다.

AMD는 1세대 젠 기반 아키텍처를 상품화했고, 2세대에서 한 단계 진일보했으며, 세대를 거듭하며 성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단지 초석에 불과할 뿐 ‘미래를 위한 하나의 토대를 닦은 것’이라는 표현으로 AMD의 의중을 드러냈다. 공정 세분화로 현실화한 ZEN 아키텍처 진화는 경쟁사인 인텔보다 앞선 상황이다.

ZEN과 ZEN+ 아키텍처가 12/14나노를 기반했고, ZEN2 아키텍처가 7나노를 기점으로 3세대 라이젠까지 선보였다. 더욱 미세한 공정 덕에 전력 사용량은 반으로 줄었고, 성능은 오히려 전 세대 대비 1.25X 증가했다. 만년 한목소리로 외쳤던 싱글 쓰레드 성능조차도 오래전에 경쟁사를 따라잡았다. 이제 인텔이 AMD를 상대로 우위를 논할 근거는 구태의연한 과거를 기준 삼아야 할 상황이다.

단순히 CPU 성능 향상이 그친 것이 아닌 플랫폼 경쟁에서도 인텔을 가볍게 앞지른 상태다. 인텔 대비 USB 대역폭은 물론 SATA 전송속도조차도 두 배를 뛰어넘었다. PCI-E는 4세대를 도입했는데 사실상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달렸으며, IO 입/출력 또한 경쟁사가 4GB/s에 그치지만 AMD는 21GB/s를 넘겼다.

5배가 넘는 수치상 우위가 의미하는 건 바로 성능이다. PCIe 대역폭도 마찬가지다. 4세대 16레인 기반이 최대 32GB/s 임에도 인텔은 3세대 16레인에서 16GB/s에 불과하다. 1/2에 불과한 대역폭에서 인텔이 AMD를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 물론 인텔이 더 나은 CPU를 선보인다 해도 지금 플랫폼 환경에서는 제약이 따르기에 현실적으로 인텔의 완패는 예고된 상황.

결정적인 것은 미래 지향적인 플랫폼이라는 기본 골자다. 동시에 인텔이 절대 따르지 못하는 부분인데, 라이젠 1세대부터 3세대까지 모든 제품군이 기존 메인보드 기반에서 구동한다는 것. 인텔이 매번 공정 변화 혹은 신제품이라는 빌미로 플랫폼 변경을 강요한 것을 떠올려보면 이러한 특징이 안기는 이점은 단지 비용 절감이라는 측면 그 이상에 해당한다.

이러한 배경을 연유로 AMD 관계자가 목에 힘을 주어 외친 속내가 글 서두에서 나온 바로 그 문구로 표출됐다. 시장 마켓 리더로 남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역량을 드러낸 인텔. 특히 핵심 아키텍처인 코어 라인업을 변함없이 고수하며 AMD를 상대하는 건 지금까지 거듭해온 삽질을 기반해 진단하자면 성공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 덕에 사용자로서는 두 가지 상반된 시선이 공존한다. 긍정적인 면에서는 인텔의 연이은 삽질은 보는 재미가 ‘솔솔’하지만, 그 반대라면 오랫동안 숨겨온 버그 한방에 정작 보상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여전히 다시 관심 가져줄 것에만 정력을 쏟고 있으니 그 모습이 한 마디로 풀이하자면 괘씸하다는 것.

4코어 CPU를 보급형으로 올려 더 나은 경험은 안겨준 AMD가 3세대 라이젠을 기점으로 더 빠른 고속화 클럭을 현실화한 것에 그치지 않고 세분화한 라인업 5/7/9로 나뉜 선택 폭은 투자 비용 대비 효율이라는 의미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안착했다.

특히 AMD가 선보인 최상위 라인업 라이젠 9-3900X은 24 쓰레드라는 기반을 제시하면서 사실상 개인 사용자가 누릴 수 있는 최고 사양이라는 당위성을 자발적으로 입증했다. 과거 인텔의 텃세 아래에 수족이 묶여 속절없이 휘둘리던 시절에는 결코 기대하기 힘든 변화임을 고려하면 그간 인텔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값진 대가는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잃게 한 셈이다.

2019년 9월 B2C 기준. PC 시장은 1위 AMD와 2위 인텔이 점유율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인텔이 2위로 밀려난 보기 드문 초유의 상황이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 자존심과 연관된 상황인 만큼 인텔의 견제는 더욱더 매섭지만, 상황을 역전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9세대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다분하고, 그렇다고 세대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 경우 만년 인텔의 전례가 그러했듯 플랫폼 교체가 점유율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역풍을 재촉할 수 있다. ‘안되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궁지에 몰린 인텔의 수난은 탈출구가 요원하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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