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의 미학을 깨우치다.”
“비움의 미학을 깨우치다.”
최소한으로 사는 미니멀유목민 박건우 작가
물욕, 탐욕, 소유욕을 비우고 나니
평범하던 일상에 행복이 들어찼다.
  • 김현동
  • 승인 2019.08.21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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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으로 사는 미니멀유목민 박건우 작가

물욕, 탐욕, 소유욕을 비우고 나니 내 인생에 행복이 들어찼다.




[2019년 08월 22일] - 물질 만능 권위에 찌들어 사는 현대인에게 만족이란 무엇일까? 과연 우리가 영위하는 삶 속에서 오롯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까?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안간힘을 쓰고 소유하려 발버둥 치는 그 순간까지 남의 시선에서 자아의 무능함을 채찍질하며 부족함만을 끊임없이 갈구한다. 적당히 라는 단어보다는 과하게 라는 단어를 더 추구하는 성향은 우리에게 ‘다다익선’이 내세우는 본질 그대로와 진배없다.

곳간이 차고 넘쳐도 더 채우려는 과욕에 청춘을 허비하고 노년기에 접어들고 나서야 그 시절을 회상하는 황혼을 우리는 여러 경로로 접하지 않았던가! 가족이 그러했고 지인이 그러했고 이제는 나 자신도 그러한 삶을 자초하려 한다. 그러다가 북망산을 건너야 할 시점을 지근거리에 두고서야 입버릇처럼 내뱉는 푸념 ‘나처럼 살지 말라’로 입을 떼는 형국이기에 그 사고에 변화가 일어날 리 만무하다.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인생을 찾는 과정 말이다.

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는 한 남자가 있다. 1년에 6개월은 최선을 다해 인솔자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시간이 나는 틈틈이 유튜브 ‘미니멀유목민’ 이라는 채널을 운영하며, 남는 6개월은 그간 못다 한 마음속 이야기를 지면에 옮기며 지낸다. 강산이 바뀌어도 서너 번은 비꼈을 족히 10년은 훌쩍 넘긴 오랜 기간을 비워내고 또 비워내고 절제하는 삶 속에서 자아를 완성해가며 지금에 달한 남자. 인생을 한 마디로 풀이하자면 ‘미니멀리스트’ 표현 그대로 최소한의 삶을 지향하는 방식이다.

한때는 이러한 모습에 주변에서는 무소유라는 쓸데없는 오해도 했었다. 그 점에서 모든 것을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판단하면 오산이다. 필요한 것 자체는 받아들이되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소유하는 것. 그러한 의미에서 스스로를 미니멀리스트라고 칭하는 박건우 작가의 지론은 단순한 이론을 하나의 행복으로 정립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가 추구하는 삶의 본질은 곧 미니멀이자, 일상 속에서 사고의 기준이 곧 미니멀한 철학이라는 설명이다.

연간 딱 6개월 최선을 다해 일한다.
나머지 6개월을 위해 남보다 두 배로 뛰는데,
겉으로 비치는 모습만 보고 주변에선
부러워하기도.... 오늘도 꿈을 향해 나아간다.
욕심이 아닌 소소한 즐거움 실현을 위해.

평범하게 살기에도 각박한 세상인데 왜 그리 고된 길을 걸어가려는 걸까? 라는 괜한 오해는 마시라. 그는 지금 누구보다 행복하고 즐겁다. 가진 것이 없다고 불행하고, 내세우는 수식어를 보고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현대인의 잣대. 그것만을 바람직한 거라 여긴다면 그러한 생각부터가 속물근성의 폐해라고 지적하고 싶다. 물론 이 과정에 이르기가 결코 순조로운 건 아니었다. 한때는 갈팡질팡 자아실현에 수도 없이 고뇌하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강압적인 교권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금의 교육 현장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 했던 선생의 폭력과 욕설이 당연하다 여기던 시기에 상명하복이라는 독특한 문화는 학생을 상대로 한 강요와 억압 그 자체와 진배없다. 한 마디 설명이라도 들어볼 기회 혹은 한 마디 해명이라도 할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고 가혹한 잣대를 들이밀며 가차 없이 내몰렸다. 인간이 인간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야비한 행동이자 무책임한 결단의 피해자가 되어 타의로 세상에 나온 청년 박건우가 직면한 것은 ‘그 누구도 나를 위하지 않는다.’라는 명제 그 하나였다.

‘왜?’라는 궁금증에 단지 설명이 듣고 싶었을 뿐인데 사회 분위기는 그것조차도 용납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한 시선으로 다름을 그릇된 것이라 배척했는데 그렇게 받은 마음속 큰 상처는 오늘날 그를 한 단계 성장시킨 거름이 됐다. 직후 처음으로 세상을 향해 한 걸음을 떼며 거센 풍파를 온몸으로 마주했고 박건우 작가 인생에 방랑이라는 이정표가 쓰였다.

이 무렵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덧없이 흔들리던 시기라 회상하는 박 작가. 세월이 약이라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방랑을 통해 체득한 값진 경험은 여행과 함께 하는 삶을 영위하고 동시에 누군가의 추억에 보탬이 되는 여행 인솔자로서 역할을 십분 발휘하는데 귀한 밑천이 되었고, 타협과는 거리가 멀던 주관은 한층 유연해지고 충만해져 오늘날 그의 인생에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진정으로 소통하는 자세의 토대가 됐다.

동시에 미니멀한 삶의 기본 골자도 완성됐다.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정신적인 여유를 택할 수 있었고, 무언가를 한없이 채워나가는 즐거움보다는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한 불필요한 것을 줄일 줄 아는 절제하는 인생관을 추구할 줄 아는 일상이다. 세상을 즐겁게 사는 요령 더불어 살아가는 혜안 마지막으로 더 소중한 것을 챙기는 주관이 자리하면서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기에 삶은 이전보다 안정되었고 한없이 흔들리며 방황하던 가치관 또한 그제 서야 제 자리를 잡았다.

“그저 문제아로 보았을 거예요. 덕분에 방황도 했고 잘못된 길도 빠졌죠. 제가 인생을 사는데 멘토는 기대할 수 없었고 모든 해답을 현장에서 몸소 경험하며 찾아야만 했어요. 그러는 과정에 자존감도 상승했죠. 과거와 다른 점이에요. 필요한 것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추구하던 과거에는 두려움 또한 많았지만, 지금은 필요한 것은 있지만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무리하지 않는다. 라는 것입니다. 분수에 맞게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히 삶도 안정되었고요.”

의사소통의 답답함을 느껴 일본어 익혀
하루 15시간씩 사람과의 교류도 끊고 올인
덕분에 10년 전 여행길에서 와이프 만나
서로가 다름을 존중하고 강요하지 않으며 지내
친구이자 내 인생의 동반자 그리고 반려자

박건우 작가의 일상은 특별하다. 일단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연간 딱 6개월만 일하는 것이 철칙이다. 일하는 6개월은 최선을 다해 전 세계를 유랑하는데, 심지어 지금의 와이프도 여행길에서 운명처럼 만난 지 두 번째 만에 프러포즈를 감행했다. 그렇다고 해서 유유자적 낭만을 연상하면 곤란하다고. 누군가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겨주는 여행 인솔자가 생각처럼 만만한 직업은 아니다. 공짜로 비행기도 탈 수 있고 공짜로 호텔에서 숙박도 하는 것에 혹해서 이 분야에 아예 발을 들이긴 했으나 동시에 즐거운 것이 있다면 괴로운 것도 있고 보람찬 것이 있다면 허탈한 것도 수시로 공존한다.

그리고 남은 6개월은 또 다른 인생을 위해 전력 질주한다. 일단 배경은 무조건 따뜻한 곳이어야 했다. 그곳에서 머무르며 그동안 못 해본 일을 마음껏 누린다고. 그중에는 저서도 집필하지만, 요즘에는 유튜브가 새로운 성취감을 안겨주는 일상이 되었다. 문득 이런 의구심이 생겼다. 굳이 겨울을 피해서 딱 반년만 일할 필요가 있나요? 돌아온 답은 명료했다. "추운 건 싫거든요"

매년 겨울을 즈음해 싸늘해지는 기온을 상대로 버텨내려고 아등바등 애쓰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 기간을 따뜻한 곳에서 머무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들어서다. 그제야 이해가 됐다. 지금의 직업 3개 또한 그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훼손하지 않으며 영위할 수 있는 공통점을 지닌 거구나. 게다가 자신을 미니멀유목민이라 부르는 것도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떠도는 삶을 유희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왠지 그렇게 말할 줄 아는 용기와 자신감이 부러워진 것은 왜일까?

딱 한 번 사는 인생이기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와 무엇이 덜 중요한가에 대해 확고한 주관을 세우고 움직이는 미니멀유목민 박건우 작가. 그는 요즘 유튜버라는 새로운 즐거움에 빠져 지낸다. 얼마 전에는 큰마음 먹고 문명과 타협도 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필요성을 직감하지 못했던 인터넷을 설치한 것인데 매번 PC 게임방 혹은 카페를 들려 작업하는 과정에 들이는 비용이 생각 외로 증가하며 부담이 된 것. 그렇다고 해서 박 작가가 추구하는 삶의 최종 목표에 유튜버가 자리한 것은 아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촬영한 독특한 사진을 모아 제 이름을 내세운 책을 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출판사에서 다들 난색을 표하는 거예요. 그럴싸하고 밝은 사진만 선호하는 흐름에 맞지 않았나 봐요. 다름에 인색한 경험이 처음은 아니니까 결국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e북으로 출판은 했죠. 책을 내고 싶었던 또 다른 이유는 꾸며낸 모습이 아닌 인간의 솔직한 모습을 통해 색안경을 벗겨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어요. 그래야 나 같은 사람을 받아들일 때도 편안한 시선으로 마주하지 않을까 했던 생각이죠.”

그렇게 선보인 작품이 하나둘 늘어가자 박건우라는 이름 다음에 작가라는 수식어가 자연히 따라붙었다. 그리고 2019년 4월에는 ‘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라는 제목을 달고 선보인 책 한권. 약 68일간 대만을 도보로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모든 일상을 가감 없이 담았다. 만년 e북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서적을 세상에 선보이며 ‘박건우’라는 이름 석 자를 내건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10대 시절에는 모두에게 이상한 눈총 가득 받아 가며 문제아 낙인이 찍혔던 남자가 20대 시절 방랑을 통해 깨우친 삶의 요령을 거름 삼아 세상으로 한발 나아갔고, 30대가 된 지금은 작가 인생에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기 위해 원고작업 준비에 밤을 지새우고 있다.

“미니멀리스트가 반향을 일으키면서 저와 같은 삶을 살고 싶다. 는 분이 늘었어요. 저의 조언을 구한다면 해보시라. 입니다. 하지만 절대 강요는 하지 않아요. 이유는 있죠. 철학이라는 건 기원전부터 있었기에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잖아요. 하지만 미니멀리스트는 끽해야 십 수 년 정도에 불과하거든요. 그래서 이것의 말로가 좋을지 혹은 나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이 과정에서 누구는 성공했고 누구는 실패했다는 사례도 다양해요. 제가 삶에서 도움을 봤다고 해서 이렇게 하세요! 라는 강요를 못하는 이유인거죠.”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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