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방수 기계식. 마이크로닉스 MANIC X40
완전방수 기계식. 마이크로닉스 MANIC X40
남의 키보드를 탐하지 마라!
[Gadget] MANIC X40 기계식
  • 김현동
  • 승인 2019.05.12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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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씻어도 괜찮아요!

[Gadget] MANIC X40 기계식




[2019년 05월 12일] - 멤브레인은 단조롭고, 펜타그래프는 노트북 같은 키감이 영 내키지 않고, 그러다가 많은 이들이 나름 기계식 느낌만 따왔다는 플런저 방식에 도전한다. 싸긴 한데 그래서인지 내구성이 형편없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딱 이러한 형국이다. 초반에는 ‘쫀득쫀득’인다는 표현에 근접한 만족을 안겼으나 오래가지 못하는 결점을 드러내고 곧이어 대안을 찾기 일쑤다.

이런 식으로 사들이는 제품 가짓수가 족히 십여종에 달하는 지경에 이르고서야 우리는 단전에서 끓어오르는 깊은 깨우침을 얻는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제품 살걸”이라며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건 매한가지다. 삼천포로 빠지는 이유는 아주 단조롭다. “아껴야 잘 살지”를 너무 신봉한 대가는 끝없는 재투자의 마수를 덥석 물게 만들고 어쨌건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서야 뒤늦게 후회하는 게 보통이다.

키보드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다양한 가짓수가 뻗어 나온 그 속내를 따져보면 특허 분쟁이다. 정확히는 원조라 여기는 체리사의 기술 특허는 보호받아야 했기에 지금까지 기계식의 도도한 몸값을 유지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 본디 기계식으로 인정받고자 했던 아류작의 도전 앞에서 굳건한 위치 고수하며 ‘기계식’이란 카테고리의 환상은 더욱 돈독해졌다.

일명 ‘키덕’ 사이에서 수십 년 세월을 지나며 옥체를 고이 보존해온 고대 유물 키보드가 신봉되는 것도 독특한 키감 혹은 완성도가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소유욕을 자극한 까닭이다. 어쨌건 시간은 흐르고 또 흘러 특허는 만료됐고 우리는 그제야 외칠 수 있었다. ‘유레카’ 상상했던 온갖 기계식이 일시에 쏟아져 나오며 기계식 입문을 장려했다. 그리고 2019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방식으로 4세대 광축이 등극했다.

지시엔 4세대 광축으로 업그레이드
방진, 방수 내세워 더욱 견고해졌다.

막연하게 키보드를 떠올리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마치 BMW에서 3시리즈가 세단의 전형이라고 여기 듯 키보드가 갖춰야 할 외형을 준수한 기계식 마이크로닉스 MANIC X40 키보드. 제조사는 이 제품을 두고 4세대 광축이라는 점을 크게 강조한다. 실제 특허 만료 이후 일순간 시장에 쏟아졌던 지금 기준에서 보면 1세대이던 광축 제품 대비 많은 부분에 개선이 이뤄진 까닭이다.

무엇보다 기계식의 상징이라면 ‘틱’ 하고 울리는 누를 때 들리는 경쾌한 클릭 소리가 핵심이며, 관건은 적절한 반발과 탄성이다. 키가 위 아래로 움직이는 과정에 금속 돌기에 걸리는데 이 과정에서 턱을 넘으며 ‘틱’ 하는 소리가 발생한다. 기계식 키보드에서 들리는 일명 ‘타자기’소리는 그렇게 완성됐다.


호불호는 갈린다. 분명한 것이라면경쾌한 혹은 쫀득한 타건 감은 만족스러우나 수반하는 소리가 여간 눈치를 보게 만든다. 덕분에 일단 사무환경이라면 부장급 이상의 포스가 뒷받침되면 주변 눈치 안 보고 들일 수 있다. 그만큼 1세대 청축의 소리는 크고 우렁차고 사용자를 본의 아니게 소심하게 만드는 효과도 야기했다.

그러다가 등장한 2세대 클릭 버전은 키 자체 내구성이 향상됐다. 축을 먼저 만들고, 소리를 하루에 들리도록 사람이 구현한 원리다. 소리가 맑고 청아해졌다는 표현이 어울리며, 사용감이 증가해도 소리가 변하지 않고 초기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2세대 축만이 지니고 있는 강점이다.

3세대는 방진이다. 물 세척이 가능하다는 문구는 3세대 축을 사용한 키보드부터 등장했다. 동시에 둔탁한 잡음을 줄이려는 노력이 더했다. 일명 통 울림이라 지적하는 문제는 비단 기계식만의 문제가 아니다. 축에 힘이 가해지는 키보드라면 발생하는 필연적인 현상인데 키덕 이라 불리는 사용자가 키보드 구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윤활 ▲흡음에 목을 매는 것은 그만큼 통 울림이 거슬린 탓이다.

잡소리는 견고하지 않기에 발생하는 증상인 것. 견고하게 고정 가능한 기둥을 만들어 진동이 구조물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4세대는 완전체에 가까운 3세대를 좀 더 다듬은 축이다. 광축의 특성에 기밀성을 더해 방수는 기본. 반발력도 높여 좀 더 쫀득인다는 표현에 힘을 줘도 되는 제품이며, 동시에 소리가 좀 더 정갈해졌다. 추가로 MANIC X40에서는 축뿐만이 아닌 키보드를 전체적으로 개선해 IPX7 등급 방수 등급까지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쉽게 말해서 쓰다가 라면 국물이라도 엎지를 경우 당황할 필요 없이 그대로 세척하면 된다. 전자제품은 본디 물과는 상극인 것이 사실이기에 축은 방수설계, PCB는 접점부를 코팅해 물이 닿아도 물이 도체가 되어 주변으로 흐르는 문제를 막았다. 더러우면 씻어 사용 가능한 키보드의 전형을 찾고 있다면 멀리서 수소문할 필요는 없다. 가까운 마이크로닉스에 문의하면 힘들이지 않고 정답을 찾을 수 있다.


마이크로닉스 MANIC X40 SPEC
제품색상 : 블랙 & 민트
사이즈 & 무게 : 443.8 x 139.7 x 38.8, 1243g
폴링레이트 & 키수명 : 1000Hz & 10,000만 회
제품문의 : 한미마이크로닉스(http://www.micronics.co.kr)

안 써본 이는 있어도, 한번 만 써본 이는 없어.
매니아틱한 기계식, 대중을 상대로 매력 어필

기계식은 수 많은 키덕을 양산할 정도로 제조사에 따라 개성강한 키감이 특징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오래전 사라진 알프스 키보드의 날카로운 소리, 체리 키보드의 둔탁한 소리를 여전히 그 당시 느낌 그대로 생생하게 기억하는 이가 평화로운 중고나라 장터에 서식하는 이유 또한 중고 매물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다. 물론 그 시절에는 특허라는 사슬로 묶여 타 기업이 넘볼 수 없던 것을 만약 오늘날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더라면 지금까지 명맥이 이어지지 않을까 추정한다. 추억으로나 회상할 수 있는 수많은 기계식의 명맥이 끊겨 지금은 그 당시의 느낌을 그리워하는 이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고 어려울 것만 같았던 기계식의 대중화가 현실이 됐다.

그 와중에 등장한 마이크로닉스 MANIC X40은 키보드 마니아의 까다로운 취향을 콕 집어내 충족했다. 본문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LED 효과는 기본이다. 특히 방향키, ASDW키, 그리고 ESC 키만 백색 LED로 하는 센스는 게임 좀 즐겨본 키덕 외에는 생각하기 힘든 특성이다. 단순히 LED가 켜지는 효과가 아닌 총 13가지에 달하는 효과도 줬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깜박이는 효과, 전격 Z작전에서 나온 자동차 마냥 숨 쉬는 효과, 키를 누르면 중심으로 번지는 효과 등 꽤 화려한 기교를 깨알같이 더했다.


여기에 사용자 중심에서 요긴한 기능인 타건할 때 손목과 손가락이 인체공학적인 형상으로 위치되도록 스텝스 컬쳐 2 방식 설계와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아쉬움이 짙은 그것인 스테빌라이저를 더해 스페이스 바와 같이 길이가 있는 키캡이 틀어지는 문제도 예방했다. 동시에 이러한 변화는 키덕에게는 색다른 재미 요소이기도 하다. 스테빌라이저만 해도 윤활에 따라 키감이 미묘하게 달라지기에 여전히 많은 사용자가 콩기름, 올리브유, 엔진오일 등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손가락을 통해 타고 오르는 변태적 취향 충족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아직 결정적인 한 가지이자 빠질 수 없는 X40만의 강점이 더 있다. 단축키 조합에 대해 예민한 민족답계 마우스 클릭 보다는 키보드로 입력하는 것을 유달리 선호한다. 게이밍만 해도 말 그대로 ‘찰라’의 타이밍을 조준한 단축키 사용에 목 매이는 사용자를 위한 친절한 배려라도 해석해도 좋다. 그만큼 중요한 동시입력은 총 104개에 달하는 키가 모두 무한대로 지원한다. 행여 가혹한 사용 중 키가 망가졌는지 일부 키에서 오류가 발생한다면 이 조차도 걱정할 것 없다. 기본 제공하는 스페어 스위치 4개라면 한동안은 오동작 염려할 것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추가 구매도 가능하다. 고작 몇 백원에 불과한 데 뭐가 대수겠는가!

널린 것이 기계식을 내세운 키보드다. 2만원부터 5만원까지 수년 전이라면 꿈도 못 꾸었던 몸값 내세웠으니 기계식의 대중화 일로가 열린 셈이다. 그래서 유독 관심 갖는 이가 늘었다. 그 와중에는 1세대 특징 농후한 초기 기계식부터 방수 흉내를 내기 시작한 2세대 제품 그리고 완전체가 되기 직전의 3세대 제품까지 다양하다. 분명한 건 제조사도 내세울 이유가 없으니 사용자가 몇 세대인지 알 길은 없다. 그 점에서 물에 씻어볼 생각이라면, 답은 MANIC X40에서 찾는게 현명하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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