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싱 공동창업자 아키스 에반에게 듣다. 이어투(Ear2) 이어폰 개발 비하인드
낫싱 공동창업자 아키스 에반에게 듣다. 이어투(Ear2) 이어폰 개발 비하인드
  • 김현동
  • 승인 2023.03.23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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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이어폰까지 죄다 반투명한 디자인 컨셉으로 특별한 인상 남긴 영국의 참신한 스타트업 없음의 시도는 한결같이 진행형이다. 먼저 선보인 제품의 차기작을 투입하면서 전작의 아쉬움을 보완하는 차원에서의 깨알 같은 디테일 챙김은 그들이 얼마나 계획적이고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게 한다.

확실한 건 '기술' 그리고 '재미'라는 두 가지 요건이다.

그렇다고 낫싱 활동 무대가 특별하거나 생소한 건 아니다. 누가 봐도 뻔하고 익숙하며 특별한 것 없는 그야말로 잡아먹거나 잡아먹히거나 하는 블루오션 운동장이다. 그러한 시장에서 낫싱은 차별화를 공모한다. 단지 우연이라면 참 운 좋은 기업이겠거니 하겠지만 철저하게 설계해서 완성한 결과물이다.

기술 + 디자인 + UI + 발상이라는 4가지 정면 돌파가 시장에서 통한 셈이다.


▲ 낫싱 공동창업자 아키스 에반에게 이어투 개발 스토리를 원격으로 들어봤다

# 400명 이상 개발인력 매달려


전 세계 시장에서만 60만 대 이상 팔린 전작 이어원의 기록은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세워졌다. 당시 개발 인력은 100명이 채 안 되었다는 게 창업자의 설명. 그러한 낫싱의 23년 인력은 4배 증가한 약 400명에 달한다. 물론 충분치 않다. 낫싱 창업자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지금도 부족하다는 뉘앙스다.

즉 인재에 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에 달성한 결과다.

이는 낫싱 제품이 평범할 수 없던 경쟁력을 확보한 배경이다. 낫싱의 첫 번째 스마트도 그렇게 완성됐다. 폰원이 세운 기록은 없던 시장에 그들 만의 비기가 핵심이다.


세상에 누가 디자인이 특별하다고 스마트폰을 구매할까? 세상에 누가 이색적인 UI에 반해서 스마트폰을 구매할까? 세상에 누가 생판 처음 보는 스파트폰을 구매할까? 그런데 낫싱이 내놓은 스마트폰은 그러한 이유로 구매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들이 만든 폰 따위'라는 비아냥거림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 세계 시장에서 65만 대 이상을 팔았다. 애플 아이폰도 아닌데 말이다. 이처럼 낫싱은 안됨을 생각하지 않고 되는 것을 찾아낸다. 그게 바로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게 한 경쟁력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다. 곧이어 세 번째 이어스틱으로 분위기를 수성한다. 이번에는 철저하게 여성향 콘셉트이다. 립스틱에서 모티브를 따 립스틱을 형상화 한 이어폰은 작년 출시됐다. 더 작아지고 세련된 디자인에 작은 핸드백에 들어갔을 대 어색함은 1도 없다.


그리고 런던 중심에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고 활동 무대를 확장한다. 온라인을 박차고 나와 오프라인에서 사용자 의견을 귀담아 듣겠다는 의도다. 어떤 식이건 현장에서 사용자를 만나겠다는 시도는 그들이 만든 제품에 확신이 없다면 하기 어려운 전개다.

# 그리고 4번째 아이템 이어투 탄생


과거 제품을 복기한 이어원의 후속 이어투를 전략적으로 출시한다. 전작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했다는 것이 창업자의 설명이다. 온라인을 통해 만나본 낫싱 창업자는 시장의 피드백을 철저하게 상품성에 반영했음을 강조했다. "케이스가 너무 커요. 케이스를 작게 해 주세요"라는 지적은 20% 더 작아진 크기의 케이스를 탄생시켰다.


이어원은 케이스가 4개 블록으로 나뉘지만 이어투는 3개 블록에 불과하다. 더 작지면 견고하고 가벼우며 유리처럼 반짝이는 효과도 유지했다. 하지만 외부 긁힘에 강한 내구성을 확보해 오랜 시간 사용해도 처음 구매 당시의 반짝임을 유지한다.


물론 사운드 품질도 개선했다. 하이레졸루션 인증 코덱을 개선했고, 커스텀 드라이버에 적용하는 자석은 전작이 N45 정도라면 이어투는 N50을 사용했다. 듀얼 챔버도 좀 더 고도화했다. 듀얼챔버는 공기의 흐름을 개선해 소리를 선명하게 만든다.

이외에도 이어원 개발 당시 SW엔지니어 숫자는 고작 3명에 불과했지만 이어투는 200명이 넘는 엔지니어가 매달렸다. 좀 더 개선된 알고리즘을 적용했고 사용자의 외이도 사이즈에 맞는 EQ 커브가 자동으로 조절되도록 자동화했다. 노이즈 캔슬링도 달라졌다. 전작이 100만 개 조합을 필터링했다면, 이번에는 2,000만 개 조합을 필터링할 수 있다. 애플 제품과 견주어도 될 정도라는 거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안테나 위치는 전작이 몸통 바닥에 위치하던 것에서 스피커 위쪽으로 옮겼다. 간섭을 줄기기 위한 변화다. 덕분에 블루투스 성능은 최대 50%까지 개선을 이뤄냈다. 잘 들리고 잘 연결되며 끊기지 않는 이어투의 완성은 나열한 변화의 결과도 이뤄졌다. 참고로 판매 예정 가격은 18만 9,000원이다.

[Q&A] 낫싱 공동창업자 아키스(Akis) 에반과의 1문 1답



Q. Ear1 구매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가능한가?
A. 불가능하다. 이어원 대비 이어투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칩셋과 알고리즘, 클리어 보이스 테크놀로지 등 하드웨어 요건이 큰 폭으로 달라지면서 S/W 업데이트가 어렵다.

Q. 통화음질을 우선하는 비즈니스 제품인가? 보스 젠하이저 같은 음악 감상용인가?
A. 사운드 퀄리티에 공을 들였다. 커스텀 드라이버와 하이레졸루션 인증 등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낫싱 직원은 이어원 또는 이어투 가지고 평상시에는 통화용으로도 사용한다. ENC도 최적화했다. 이어투는 딱 한 가지에 집중했다기보다는 사운드에 관한 경험을 다양하게 가능케 한 제품이다.

Q. LHDC 코덱은 지원하는 기기가 거의 없다. LDAC이나 Aptx Adaptive를 고려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
A. APTX는 하이레졸루션을 제공하지 않고, LHDC는 이제야 지원한다. 우리는 이어 버드의 배터리 효율까지 생각했다. 그러한 결과 코덱별 장단점을 따졌고 내린 결정이다.

Q.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애플이나 소니 제품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가?
A. 굉장히 많은 테스트와 최적화를 통해 찾아낸 수치가 42 데시벨이다. 어댑티브 ANC 기능이다. 무조건 높이거나 무조건 내릴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높은 수준의 노이즈 캔슬레이션을 유지하면 귀에 압력이 가해지기에 42 데시벨이 최적이다. ENC는 52 데시벨까지 가능하다. 마이크로 이야기 하면 소리를 잘 잡아내는 데시벨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만 따지면 업계 최고 수준이다.


Q. 신제품 개발 포인트를 3개로 요약해 달라
A. 1-하이레졸루션 오디오 : 풍부한 사운드 경험 2-플래그십 칩셋 사용으로 맞춤형 사운드 프로필 지원 : 사용자 외이도에 맞춰 ANC 등 자동화 3-보다 정교하고 나아진 경험 : 케이스 디자인과 듀얼 커넥션도 적용됐다. 특히 듀얼 커넥션은 이어원에서 많이 요구된 기능이다.

Q. 경쟁 브랜드가 있나?
A. 처음 낫싱 창업 당시 우리의 목표는 기술을 재미있게 만들고 가족이 더 잘 쓰게 만들자는 원칙이다. 그리고 제품의 시작은 아이디어다. 제품 포지션을 생각해 보면 사운드 퀄리티는 이어원 당시에는 에어팟 프로였다면, 이어투는 디자인에 신경을 쓴 만큼 애플 에어팟2와 경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이어원은 사용자 50% 이상이 ios 유저다.

Q. 디자인에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A. 일단 기술을 재미있게 만들 자였고 재미요소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 점에서 많은 사람이 똑같고 모든 제품이 모노톤으로 같아졌다면 기술에 대한 흥미를 잃고 재미도 잃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점에서 돌파구가 필요했고 디자인이 출구 전략이다.

그렇다고 보이는 것에만 공을 들이지 않았다. 우리는 기능적인 면도 종요하게 여긴다. 차별화된 디자인을 먼저 만들고 그다음에 기능까지 잘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한다. 케이스가 투명한 것은 기능적인 면도 이유다. 이어버드를 투명하지 않다면 깜박하고 넣지 않고 가지고 나가서 뒤늦게 알게 된다. 이런 기능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서 디자인한다.

Q. 전력 관리 측면에서 이어원과 달라진 게 있다면?
A. 플래그십 프로세서와 칩셋 도입으로 이어2는 이어1 대비 전력 소모가 더 최적화했다. ANC 안 켠 상태에서 이어원은 재생이 5시간이라면 이어2는 6시간이다.

Q. 신제품 출시로 기존 모델은 단종되는 건가?
A. 이어원은 한 달 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품절된 상태다.

Q. 칩셋은 직접 디자인(설계)하는가?
A. 직접 디자인할 수 있으면 좋은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 좀 더 규모를 키우면 그때 고민하겠다. 지금은 시중에 나온 가장 좋은 퀄리티의 칩셋을 사용한다.

Q. 폰원 또는 이어원 출시 당시 애플 쪽 견제는 없었나?
A. 애플 견제를 받으려면 더 성장을 해야 할 것 같다. 이어원 대비 이어투는 매출 관점에서는 10배 정도 성장했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우리의 모토는 재미에 달려있고, 우리의 제품을 통해 더 판이 커지길 희망한다. 이런 관점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S/W팀의 규모도 커져야 하기에 우리에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Q. 글로벌 시장에서 낫싱 판매량은 얼마나 되나?
A. 이어원은 60만 대, 이어스틱은 20만 대, 폰원은 65만 대 수준이다.

Q. 한국 시장이 매력적인 시장은 아닌데, 진출 이유가 뭔가?
A. 한국 시장에서 관심을 보여주고 있으나 아직은 인지도를 좀 더 높여야 할 것 같다. 특히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시장 자체가 디멘딩 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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