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헤드셋. 자브라 엘리트 (Jabra Elite) 85h
인공지능(AI) 헤드셋. 자브라 엘리트 (Jabra Elite) 85h
소음은 차단하고, 소리만 생생하게!
  • 김영로
  • 승인 2019.04.3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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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은 차단하고, 소리만 생생하게!

[Gadget] 자브라 엘리트(Jabra Elite) 85h 헤드셋




[2019년 04월 30일] - 사실 소음이라는 것 역시 매우 주관적이어서, 누군가에게는 아름답고 흥미 있는 소리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듣기 싫은 소음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발효와 부패가 사실은 같은 것이지만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것으로 느끼듯, 소음과 소리 역시 매우 주관적이다. 덕분에 이런 소리, 특히 듣기 싫은 소음을 줄이려는 노력은 제법 오랜 시간 동안 발전해왔다. 흔히 ANC라고 줄여 말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ing)은, 이제는 이어폰을 넘어서 자동차나 비행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음을 줄이려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어느덧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제법 낯익은 이름이 된 이유다.

자브라가 새롭게 선보인 엘리트(Elite) 85h는 단순히 소음을 줄여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인공지능, 즉 AI를 접목한 신통방통한 제품이다. 지금까지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 단순히 소음을 막아주는 역할만 했다면, 이제는 주변 상황을 저절로 알아채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노이즈 캔슬링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번 제품도 모델 이름 리뉴얼 후 처음으로 선보인 80번대 모델, 즉 매우 고급 모델이면서 동시에 오랜만에 선보인 머리에 뒤집어쓰는 이른바 헤드밴드형이라는 특징을 지녔다.

북유럽 냄새 물씬 풍기는 디자인
일명 노르딕 감성의 정수가 담겼다.

전용 케이스에 담겨 있는 제품을 꺼내면 조금 독특한 생김새의 헤드폰을 만나볼 수 있다. 자브라 제품 특유의 감성을 상징하는 노르딕, 그러니까 북유럽답다고 할까!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이 그대로 느껴진다. 천 소재로 부드러움을 더했고, 힘을 받아야 하는 곳은 금속 재질을 더했다. 물론 귀에 직접 닿는 부분은 인조가죽 소재로 마감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경쟁제품이라 할 수 있는 소니 M3 같은 제품에 비하면 천 소재의 사용이 늘었고, 플라스틱 재질이 줄었다. 머리에 둘러쓰는 제품인 까닭에 길이를 늘여 쓸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어지간한 대두가 아니라면 크기가 작아 불편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지 싶다. 비교적 넉넉한 디자인인 까닭에 안경을 쓰고 헤드셋을 쓰더라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소재가 상당히 고급스러워서 이로 인한 불만도 거의 없을 듯하다.

전원 on/off 방법이 독특하다. 평소에는 제품의 헤드유닛을 돌려서 두면 전원이 꺼진다. 이것을 90도 각도로 펴서 우리가 보는 헤드셋 모양으로 두면 LED가 깜빡거리면서 전원이 들어온다. 전원도 절약하고 부피도 줄이는 좋은 아이디어다. 흔히 스위블과 폴딩이라고 부르는 방법이다. 무게 역시 300g이 넘지 않는다. 적당한 무게감은 이 제품의 또 다른 장점이다.

여기에 야외에서 쓰는 제품임을 고려해서 생활방수 기능도 갖췄다. 페어링을 위한 스위치 등 모든 조작부는 오른쪽에 몰려있다. 양쪽 아래편에 작은 스위치들이 있는데, ANC 모드를 조절하는 스위치 등이다. 물론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이 스위치 대신 앱으로 쓰는 것이 훨씬 편하기는 하다. 오른쪽 가운데 조금 들어간 부분은 전원을 비롯해 페어링 등에 쓰는 멀티 스위치이고, 위아래를 눌러주면 볼륨을 조절하거나 다음 트랙으로 음악을 점프할 수도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심플 그 자체다

내 속에 똑똑한 인공지능 있다.
스마트 사운드 (Smart Sound)

자브라 엘리트 85h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바로 스마트 사운드 (Smart Sound)라는 딱 하나의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보통 ANC 기능은 켜거나 끄는 두 가지 기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ANC의 가장 큰 장점은 주위 소음을 줄여주거나 아예 차단하는 것인데 문제는 들어야 할 소리마저 차단해 버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ANC 기능이 적용된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감상하면서 출근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경우 지하철의 안내 음성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지금 내리실 역은 강남, 강남역입니다'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없기에 때에 따라서는 내려야 할 곳에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야외에서 음악을 듣다 보면 자전거나 자동차 등 외부의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이 제품을 쓰고 조깅을 하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야외에서 걷는 경우 정도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외부의 소음을 막아주는 ANC는 때에 따라서는 독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일찍부터 헤드셋 제조사들은 외부 소리를 마이크를 통해 증폭시켜 들려주는 기술을 일찌감치 개발했다. 자브라에서는 이를 히어쓰루 (Hear Through)라고 부른다. 이름 그대로 외부 소리를 들려주는 기술이다. 제품에는 무려 8개의 마이크가 있는데, 이 가운데 4개를 ANC 주변 소음 필터링에 쓴다. 마이크 개수가 많을수록 보다 정밀한 측정을 통해 딱 원하는 히어쓰루를 써먹을 수 있다.

스마트 사운드의 핵심은 이런 기능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소음과 환경을 자동으로 알아채 이를 적용한다는 데 있다. 마이크를 통해 외부 소음 환경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오디오와 ANC 그리고 외부 소리를 들려주는 히어쓰루를 자동으로 적용한다. 물론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인공지능을 갖춘 제품답게 상황에 맞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성능의 핵심은 ANC 기능과 Sound+ 앱
실제 써보니 소음 차단은 완벽해

이런 기능을 제대로 써먹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앱이다. 자브라의 거의 모든 제품에 연결하는 자브라 사운드+ (Sound +)앱을 활용하면 거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평소에는 인 액티브(Inactive)라고 되어 있는 부분을 눌러주면 액티브(Active)로 바뀌면서 통근, 집중, 공공 등 몇 가지 미리 정해준 모드에 맞춰 최적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예전의 일부 스마트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음악에 맞춰 이퀄라이저 기능을 알아서 변경하는 정도였다면, 자브라 엘리트 85h는 외부의 소리를 들려주는 히어스루를 비롯해 원하지 않은 소음을 줄여 주거나 듣거나 하는 등의 각종 설정을 인공지능이 알아서 해결한다.


아마도 지금까지 선보인 제품 가운데는 처음이 아닌가 싶은 기능이다. 물론 이런 스마트 기능이 부담스럽거나 원하는 환경에 맞춰 음악을 듣고 싶다면 이 기능을 비활성화하면 된다. 헤드셋 아래 달린 작은 스위치를 눌러 수동으로도 이를 선택할 수도 있다. 외부소리를 완벽히 막아주는 ANC 기능의 단점을 확실히 보완한 셈이다. 자브라가 인공지능, 스마트 등의 단어를 자신 있게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쟁제품이라 할 수 있는 소니 M3가 손으로 이어폰을 가리면 외부 소음을 듣도록 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런 제스쳐없이도 인공지능으로 이를 해결했다는 점은 반가운 진보다.

ANC는 사실 비교적 복잡한 계산을 통해 이뤄진다. 외부소음을 마이크로 듣고 이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계산한다. 이를 위해 안쪽에는 노이즈 캔슬링 전용 프로세서가 들어있다. 그래서 생각보다 전원 소비가 큰 편이다. 이 제품은 충전식인데, 최신 제품답게 USB-C 포트로 충전한다. 한 번 완전충전하면 ANC 기능을 적용하고도 무려 36시간을 쓸 수 있다. 경쟁제품인 소니 M3가 ANC를 켜고 약 30시간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다. 15분 충전하면 5시간 쓸 수 있는 것은 경쟁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무튼 ANC 기능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 기능을 느껴보기 위해 노이즈 캔슬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비행기, 호텔, 그리고 지하철 등에서 제품을 써봤다. 사실 비행기는 ANC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비행 중에는 항상 엔진 소음이 있기 때문이고, 이를 좋아하는 사용자는 없기 때문. 일반적인 ANC모드에서는 거의 소음을 느낄 수 없었다. 굳이 음악을 틀지 않아도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적당히 조용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서 스마트 모드를 적용해보니 재미있게도 스튜어디스가 서빙을 하거나 기장의 기내방송을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굳이 헤드셋을 벗어 목에 걸지 않아도 말이다. 모드가 변경된다는 안내 음성과 함께 매우 자연스럽게 모드를 변경한다. 아마 비행기에서 쓰기에는 최적의 제품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호텔에서 체크인하는 경우 이어폰을 쓰고도 충분히 대화할 수 있었다. 역시 강력한 프로세서와 마이크 성능의 힘이다. 물론 객실처럼 조용한 곳에서는 이제 집중 모드로 바뀐다. 여기서는 외부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한 상태로 음악 감상이나 회의 등에 집중할 수 있다.

뛰어난 음질과 자브라만의 마이크 기술
그리고 더욱 똑똑해진 디지털어시스턴트

아무리 스마트 사운드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 크기의 제품을 쓰는 이들이라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음질이다. 드라이버 유닛은 제조사에서 정확한 제원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30~40mm 정도의 드라이버로 생각된다. 사운드는 플랫하면서도 약간 저음이 강조된 느낌이다. 비교적 비트 있는 음악에 어울리는 음색이다. 물론 이퀄라이저를 통해 원하는 음색으로 조절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음향으로도 상당히 꽉 찬 느낌을 받는다. Eagles의 Hotel Califonia나 Queen의 Bohemian Rapsody 같은 분리도가 필요한 음악을 들어보면 상당히 완성도 높은 제품이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이 정도 급의 제품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마이크, 그러니까 통화 품질이다. 보통 헤드셋은 음악을 듣거나 ANC 기능을 강조한 나머지 마이크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제품이 제법 있다. 이 제품에는 무려 8개의 마이크가 있으며, 통화 시에는 6개의 마이크가 관여해서 내 목소리를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여기에 바람 소리 및 배경 소리 차단 등의 더욱 깨끗한 통화를 도와주는 기능도 담았다. 덕분에 맑고 선명한 사운드로 더욱 깨끗한 통화를 할 수 있다. 아마도 비슷한 경쟁 모델 가운데서는 가장 깨끗한 통화를 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닌가 싶다. 물론 제품 성격이 주로 통화를 위한 제품은 아니기는 하지만, 선명한 통화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장점이다.

그리고 주목할 기능 디지털어시스턴트. 스마트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제품답게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 등은 모두 원터치로 써먹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아마존 알렉사도 물론 써먹을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알렉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오직 영어로만 알렉사를 써먹을 수 있다. 구글이나 애플은 물론 거의 완벽하게 우리말을 알아듣는다. 귀 쪽에는 착용했는지를 알아채는 센서가 달려있다. 이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헤드셋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아니면 귀에서 땠는지 등을 알아챈다. 오디오 자동재생이나, 일시중지, 전화 응답, 통화 음 소거 기능 등을 쓸 수 있다.


자브라 엘리트 (Jabra Elite) 85h 사양

크기 / 무게 : 195 X 82 X 225mm / 296g
인증 : 블루투스 5.0, CE, FCC, IC, RoHS, REACH, MFI 등
보증 : 방수 및 먼지차단 2년 보증
연결 : 블루투스 5.0 / USB-C, 3.5mm 잭
프로필 : HSP v1.2, HFP v1.7, A2DP v1.3, AVRCP v1.6, PBAP v1.1, SPP v1.2
페어링 장치 : 최대 8개(동시에 2개 멀티 연결)
배터리 : 최대 41시간 (ANC Off), 최대 36시간 (ANC On)
형태 : 오버 이어 헤드폰
특징 : ANC, 패시브 소음 제거, 바람 소리 차단
물어볼 곳 : 자브라 (www.jabra.com)


이제 ANC 헤드셋도 스마트 시대

한 가지 아쉽다면 비행기에서 유선으로 쓸 때 필요한 기내용 컨버터가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보통 ANC 헤드셋의 가장 강력한 수요처가 바로 비행기이고, 여기서 의자에 연결해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작은 배려는 조금 아쉽다. 앞으로 다음 제품에서는 이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자브라 엘리트 85h는 요즈음 ANC 헤드셋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강력한 ANC 기능과 선명한 음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이를 뛰어 넘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데, 자브라는 그것이 인공지능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스마트 기능은 신기하기도 하고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한 번 켜두면 알아서 소음을 잡아주고 소리를 들려주는 신통방통함을 갖췄다. 전통의 강자들이 우글대는 정글에 자브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시장의 반응이 궁금하다.


By 김영로 테크니컬라이터 bear06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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