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엔비디아 RTX 4070Ti 그래픽카드… 가뭄에 단비였나? #1
[이슈+] 엔비디아 RTX 4070Ti 그래픽카드… 가뭄에 단비였나? #1
  • 김현동
  • 승인 2023.01.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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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시리즈는 다수 사용자가 원하는 선망의 대상이다. 라데온이라는 강력한 대체제가 매번 거론되지만 정작 현실은 CPU와 달리 그래픽카드 시장에서는 여전히 엔비디아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무대임을 무시할 수 없다.

소비자 평가를 보면 다 좋다. 게임을 하기에 이보다 좋은 그래픽카드는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일 터. 결정적인 걸림돌이 하나 있는데 바로 가격이다.

감염병 사태가 기승을 떨치던 지난 3년간 코인 채굴 이슈가 맞물리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은 RTX 시리즈의 가격은 수급 문제가 해결됐음에도 고환율 시대라는 복병을 만나 도무지 꺾일 줄을 모른다.

그나마 대란이라 불리던 작년 초에 비하면 다소 진정된 편이라고 하지만 찾는 이가 많은 RTX 4080은 여전히 200만 원에 육박하는 심하게 부담스러운 가격대에 머물러 있다.

현실적으로 라데온과 비교 시 동급 대비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볼멘소리가 구매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고, ‘비싼 쓰레기’라는 비아냥마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다양한 그래픽카드 회사에서 4070Ti 제품을 출시했다.

그래도 대체제가 없다. 게다가 뛰어난 드라이버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가히 최강이며, 게임 제조사 역시 RTX를 기준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다양한 잡음에도 엔비디아 브랜드 파워는 견고하다.

# 결국 RTX 4070Ti 대체제가 없다.


때마침 RTX 4070Ti 모델이 시장에 등장했다. 지포스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가격과 성능에 대한 만족도를 동시에 충족시키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공존하는 4천 번대 시리즈에서 엔비디아에 이미지 반전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주목된 그 제품이다.

Ti 시리즈는 엔비디아가 내세우는 소위 ‘가성비’ 모델이다. 고성능 모델을 먼저 출시해 먼저 소유해야 직성이 풀리는 초기 수요에 대응하고 이후 분위기가 안정될 시점에 대중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투입하는 후발주자다.

엔비디아의 최신 버전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주목해야 할 맞춤형 라인업 성격이 짙다.


▲ 이엠텍 지포스 RTX 4070 Ti GAMINGPRO D6X 12GB 그래픽카드


▲ ZOTAC GAMING 지포스 RTX 4070 Ti AMP EXTREME AIRO D6X 12GB 그래픽카드

과거 모습을 보면 보통 Ti는 60 시리즈(3060Ti, 2060Ti)로 발매하던 것과 달리 이번 40 시리즈에는 4070Ti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4080, 12GB 모델이 출시 발표까지 하고도 취소된 후 나온 제품이기 때문에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컸다. 그만큼 엔비디아 내부에서도 다 만들어 둔 제품 처리가 골칫거리였던 것.

상식적으로 60Ti와 70 시리즈의 중간 정도의 스펙을 담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초반에 만연했다. 실제 칩셋의 크기나 메모리 버스 모두 60Ti급을 연상시킨 것도 한몫했다.

정작 뚜껑이 열리고 마주한 현실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MSRP 기준 $799달러부터 시작한다. 높은 환율과 통관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의 판매가는 지금의 가격이 절대 거품이 될 수 없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수입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이슈는 막상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그럴 가능성이 없다. 최고 150만 원대에 육박하는 가격대? 가 현실이다. 어쩌다 보니 RTX 3080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 돼버렸으니 비난 여론은 당면한 수순이다.

# 엔비디아 장삿속에 놀아난 사용자


코로나 이후 엔비디아가 마진 확보에 열을 올린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결국, 엔비디아는 겉으로 드러나는 단순 스펙이 아닌 RTX 4070Ti가 실질적으로 우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4070Ti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는 것이 바로 칩셋이다.

AD104-400 칩셋이 적용됐는데, 현존하는 Ada 아키텍처 칩셋 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다만 대폭 보완한 L2 캐시 용량과 넉넉한 12GB의 비디오 메모리로 이를 상쇄하고자 했다.


TGP가 285W로 전작인 3070Ti보다 낮아져 전력 효율이 높아진 것은 분명 개선점이지만, 그런데도 전작 대비 200달러 이상 높아진 가격은 노골적인 인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성능은 70Ti라는 이름을 부여받기에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3090Ti와 비슷한 성능으로 평가받는다. 구도상 비교되는 RTX 3070Ti 보다는 40~45% 이상 앞서는 성능이니 따지고 보면 이름값은 한 셈이다.

실제로 40 시리즈가 발표된 직후 30 시리즈가 순식간에 동이 날 정도로 40 시리즈의 가격 인상, 그리고 그에 못 미치는 성능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엔비디아는 비난 여론에 떠밀리듯 4080 12GB의 이름만 바꿔서 4070Ti로 만들었고, 그런데도 한 번 써보라는 자신감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다.

4070Ti를 바라보는 예비 구매자의 시선은 사뭇 복잡하다.

4080 12GB에서 이름만 급을 낮춰 뻔뻔하게 출시했다. 4080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던 때 대비 출고가는 $100을 인하했지만, 전작에 비하면 여전히 $200가 더 비싸다. 대놓고 원가 절감과 판매가 인상을 단행했는데 막상 까서 보니 그럭저럭 쓸만하다.

비난과 만족이라는 오묘한 시선이 공존한다. 대안이 없다는 현실이 한편으로는 사용자를 하드웨어의 노예로 만드는 불쾌한 상황이다.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격 앞세운 엔비디아 횡포는 진행형이다. 현 분위기에서 체감되는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 또한 매우 낮다. 그런데도 인기만큼이나 비난이 빗발치는 구도는 그들 스스로 자성이 필요함을 방증한다.


▲ 게임을 즐긴다면 4070Ti는 사실상 가장 현실적인 가성비 그래픽카드다.

하드웨어를 만드는 실력 못지않게 세련된 마케팅과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어쩌다 보니 RTX 4070Ti는 결론적으로 가성비와 거리가 멀어졌지만, 40 시리즈 중에서는 여전히 가성비가 우수한 제품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를 상대로 최신 40시리즈를 그나마 부담이 덜 가는 선에서 고르라면 그중에서도 4070TI는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4070Ti의 등장이 3080의 수요를 높일 것은 자명해 보인다. 여하튼 이 기분 나쁜 현실이 생각을 복잡하게 한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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