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린 연주 들을 준비됐나요?
뮤지컬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린 연주 들을 준비됐나요?
신들린 바이올리니스트 연주로 정평난 파가니니
세종문화회관서 오는 3월 31일까지
  • 김현동
  • 승인 2019.02.2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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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뮤지컬 파가니니, 관전 포인트
신들린 바이올린 연주장면 부담 큰 장면, 전공자도 힘들었다는 후문




[2019년 02월 24일] - '신들린 연주'라는 표현 어법 그대로, 종교가 지배하던 시기에 실존하던 천재 뮤지션은 늘 신과 연관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그 실력이 너무 특출나 사람의 오해 아닌 오해를 산다면 당 시대에는 악마와 거래해 얻어낸 신기라는 누명과 함께 당사자의 삶이 꼬이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세종문화회관 무대 위에 오른 파가니니 또한 마찬가지 인물이다.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니콜로 파가니니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이유로 종교재판을 당하고 죽어도 편히 죽을 수 없는 벼랑 끝 상황에 놓였다. 그의 유일한 핏줄인 아들 아킬레가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은 재판. 일단은 악마라는 억울한 누명에 제대로 눈감지 못하고 있던 아버지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 먼저일 터. 교회 공동묘지 매장 허가를 윤허해달라며 지루한 법정 다툼을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극 중 배우 간의 지루한 심리전이 느리게 전개된다.

실제 파가니니 상당 부분은 이의 과정을 다루며 인물 간의 심경 변화를 관객에게 전하는 데 중점을 뒀다. 호불호는 갈리지만 사실 내용 면에서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사실 뮤지컬이라는 요소들 사이에서 악마라 불리던 한 남자의 비루한 인생은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다.

그러한 이유로 웃고 떠들고 다투는 과정이 안겨줄 재미가 우리가 익히 떠올리는 요소가 아닌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거슬리고 그 와중에 깨알같이 전개되는 남녀 간의 미묘한 관계가 툭툭 튀어나오는 것 또한 몹시도 부자연스럽다. 아마라 불리던 억울한 한 남자를 조명하는 시도는 훌륭하나 고증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극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환상적인 연주 실력으로 관객을 쥐락펴락한 파가니니 역은 콘(Kon, 본명 이일근)이 담당했다. 그의 한 손에 들려 있던 작은 바이올린이 만들어낸 선율은 때로는 빠른 속도로 관객을 숨죽이게 했고, 때로는 구슬픈 선율을 자아내 보는 이를 애달프게 만들며 쥐락펴락 했다.

이 또한 문제라면 보편적인 뮤지컬 배우 그 이상의 능숙한 연주 실력에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며 감탄사를 자아냈는데, 그 때문에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의구심 하나! 절대 단시간에 익혀 뽐내기는 힘든 실력이며, 저건 연기일 뿐이다. 라는 것. 과연 연기라는 지적은 사실일까?

또 하나의 특이점이라면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마치고, 서울로 무대를 옮긴 작품이라는 사실. 서울에서 먼저 관객을 만나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일진대 뮤지컬 파가니니는 그와 반대의 행보로 서울 공연을 알린 케이스다. 이 또한 본 작품을 보는 이가 떠올려볼 물음표다. 본 공연은 지난 2월 15일 첫 개막을 시작으로 오는 3월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 뮤지컬 파가니니 연출 및 배우와 1문 1답》


Q. 대전예술의전당 개관 15주년 기념으로 HJ컬쳐와 공동으로 올린 작품으로 알고 있다. 여타 공연이 서울에서 초연하는 것과 달리 유독 대전에서 먼저 선보였는데 이유가 뭔가?
A. (대전예술의전당 장소영 PD) 2019년 ~2021년이 대전 방문의 해로 지정되면서 더 많은 이들이 대전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뮤지컬이 되었으면 했다. 그렇게 시작한 파가니니라는 창작 뮤지컬이 초연으로 대전 무대에 올랐다.

Q. 뮤지컬 배우라는 것이 단순히 얼굴만 잘생긴 것이 아닌 노래도 잘해야 하는데, 파가니니는 연주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작품이다. 그런데 극 중 세 가지 조건을 너무 완벽하게 충족해서 원래 실력이 뛰어난 것인지, 연락을 많이 한 것인지 혹은 편집을 교묘하게 한 것인지 궁금하다.
A. (콘배우)클래식 바이올린 전공에 뮤지컬 경험이 있다. 작품을 준비하던 중 때마침 파가니니 제작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고 우연히 오디션을 보게 됐다. 파가니니는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전설 같은 인물이며, 특히 이 작품에서는 신들린 연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기에 전문 배우는 아니지만, 그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했다.

Q. 파가니니 라는 인물에 대해 고증할 자료가 없는 것으로 안다. 실제 영화에서 다루는 내용도 다 저마다인데,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춘 건가?
A. (김은혜 작가)파가니니는 실제로 실존한 인물이나 구체적으로 남아 있는 기록이 없어 자료 취합이 쉽지 않았다. 그중 그가 굉장히 잘 가던 음악가에서 쇠락하는 포인트가 있었는데,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고민하게 됐다. 주변의 유명한 예술가나 체육인 보면 여러 사업 제안이 들어오고 실패해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은데, 당시 파가니니 또한 카지노 사업 제안으로 준비과정에 허가가 나지 않아 이미지가 추락하던 시기가 존재했다. 그때가 음악가로서 갈망도 심했고, 건강 또한 악화하던 시기이기에 이 시점을 파가니니 인생의 포인트로 잡고 극에 녹이려고 했다.


Q. 대전 무대와 구성 그리고 크기는 같은가?
A. (김은영 연출)서울 무대와 대전 무대는 같다. 실제 그대로 그대로 옮겨왔다. 무대의 주요 이미지와 철골 회전 무대는 아예 대전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다른 점이라면 대전과 서울은 1층 바닥 정도와 무대 규모가 달라졌기에 동선이 수정됐다. 여기에 서울 작품에서는 인물 간 연결 고리가 좀 더 보강됐다.

Q. 파가니니가 전설 같은 존재라고 했는데, 클래식 전공자로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역에 부담을 가졌을 것 같다. 정말 잘하는 연주를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
A. (콘배우)일단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빌려 파가니니가 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파가니니라는 사람이 되어 어떤 마음으로 그가 연주했을까를 생각하고 무대 위에서 표현했다. 특히 뮤지컬이다 보니 액션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다. 당혹스러운 부분은 모든 연주자는 무브먼트가 연기에 도움 되는 부분만 취하지만, 파가니니는 멋있는 포즈로 연주를 해야 한다. 그럴 경우 음이 흔들리거나 실수할 수 있는데 몇 번 하다 보니 완벽한 연주는 어렵겠지만 최대한 노력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 악마의 연주는 평소보다 더 격려하고 과격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에 평소 모습보다 오버페이스로 임하고 있다. 파가니니의 연주가 사람을 홀릴 정도로 설득력이 있어야 하기에 팔이 부러져라. 임하고 있다.

Q. 루치오 아모스 역의 대역이 높은데, 그렇게 한 이유가 있나?
A. (김경수 배우)고난위 넘버라 생각하고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편한 것은 아니지만 제게 맞춰 연주가 이뤄지기에 편안한 상태에서 열심히 넘버를 소화하고 있다.

Q. 그동안 반고흐나 모차르트, 베토벤까지 위대한 예술가를 주로 다뤘는데, 이번에는 파가니니 차례가 된 듯싶다. 뮤지컬로 조명한 이유가 뭔가?
A. (김은혜 작가)HJ컬쳐 제안이자 예술가를 여러모로 조명하는데 남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제작사다. 참여하면 느낀 점은 예술가라고 똑같이 표현하는 건 아니구나. 예술가라는 장르라는 범주 때문에 공식이 세워지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작가로 참여하며 느낀 포인트는 대중이 알고 있는 파가니니의 이미지와 광고에서 듣던 음악과 실제 음악과 떠도는 소문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나 다른 점을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했다. 특히 사적인 기록은 생각보다 없는데 음악은 너무 명료하게 남아 있고 이 두 가지를 풀어낼 구심점이 없어 그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Q. 극 중 콜랭 보네르라는 캐릭터는 어떤 역할인가?
A. (이준혁 매우)신분 상승을 꿈꾸는 사업가다. 샬롯과는 약혼자로 파가니니와 동업을 시작하지만 일이 꼬이면서 본심을 드러내는 복잡한 심리를 지닌 인물이다.
(서승원 배우)악역을 연기하는 게 배우로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악역은 많은 종류가 있고 콜랭처럼 돈을 위해 모든 것을 만족하지 못하는 악역도 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많은 미드를 보며 악역을 연구했다. 악역만의 제스처를 만들고자 미친놈처럼 외치고 다녔고, 지금은 골랭만의 고뇌가 완성단계에 이르렀기에 주변에 악을 전파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은 제 안에 선의가 더 많기에 악을 드러내는 게 약간은 불편하다.(웃음)

Q. 현대 작품을 많이 하며, 드레스 이미지보다 털털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이번 작품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A. (하현지 배우)정곡을 찌른 질문이다. 운 좋게 합류하며 파가니니의 뮤즈를 연기하고 있다. 샬롯 드 베르니에는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역할이다. 그 점에서 털털하고 폭주하는 역할을 주로 하던 내가 어떻게 내면의 아름다움을 드러낼까를 고민했다. 이번 작품 합류가 더할 나위 없이 좋고 부족한데, 잘 봐줘서 감사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극 초반과 후반 아킬레 느낌이 다른데, 표현에 어렵지 않나?
A. (박규원 배우)극 초반의 아킬레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가득하지만, 후반에서는 분노가 가득한 모습이다.
(유승현 배우)이 작품을 하게 되면서 서적을 많이 뒤져봤다. 파가니니는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아들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사실 그러한 이유로 가슴 아프고 슬플 수 있지만 극 중에서는 시대적 배경을 떠올려야 하고, 교회가 정치권에 이입할 정도로 영향력 있던 시대이기에, 교회에 묻히지 못한 안타까운 심정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뒀다.

Q. 이런 음악극. 예술이나 뮤지션이라는 한 가지 주제를 잡고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무리 오래 해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이번 작품의 경우 콘배우가 있었기에 이 정도 극을 소화해내는 것이기에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은데, 그러한 상황에서도 어려운 극을 자꾸 시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A. (대표)딱히 이유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고 하다 보니 예술가 시리즈를 주로 다룬 것 같다. 예술가와 인물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 때에는 사실 상당히 괴롭다. 오랜 시간 준비하게 되고 의견충돌도 많고. 인물 해석도 각기 다르기에 고뇌도 심하다. 김은영 연출의 경우 파가니니 라는 예술가의 심정을 잘 아는 연출이 있어야겠다 생각해서 섭외했다. 따라서 이러한 작품을 연기할 배우를 캐스팅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물론 작품을 끝내면 다시는 안 해야 하는 생각을 하는데 뒤돌아보면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김은영 연출이 욕심이 많아서 해낸 거 같다. 몇 번이나 이거 할 수 있겠어? 물어보면 매번 할 수 있다는 답을 하기에, 나 또한 이런 팀워크라면 못할 게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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