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마이크로닉스 MORPH MK-1 … 스위치 독립 선언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
[써보니] 마이크로닉스 MORPH MK-1 … 스위치 독립 선언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
  • 김신강
  • 승인 2021.08.29 2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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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29일] - 국내 대부분의 IT 제품 브랜드는 유통사다. 자체 R&D 연구소를 설립해 장기적이고 공격적인 기술 개발을 하기에는 기술 발전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마케팅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부의 특정 브랜드로 고객이 몰리기 때문에 제조업의 진입 장벽이 높은 현실이 가장 큰 이유다.


이미 성공한 외산 브랜드의 총판권을 가져와 소폭의 마진을 붙여 생존하는 것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IT 브랜드가 처한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나라 1위 파워서플라이 회사인 마이크로닉스 역시 출발은 유통이었다. 미국의 메인보드 제조사 마이크로닉스 컴퓨터스의 제품을 총판하면서 붙인 사명이 미국 브랜드가 사라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 마이크로닉스, 유일한 게이밍 기어 국내 제조사


지금도 미국 PNY의 그래픽카드, SSD, 메모리 등을 유통하고 있지만 마이크로닉스는 클래식 브랜드로 대표되는 파워서플라이를 직접 설계, 제조, 판매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제조회사로 거듭났다. 캔스톤이 스피커 분야에서 자체 제조 기술을 가지고 생존한 유일한 한국 회사라면, 마이크로닉스는 게이밍 기어 분야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우리나라 기업이다.

마이크로닉스는 자체 R&D 센터와 디자인센터를 보유하고 장기간의 연구와 투자를 진행해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으면서 PC 제품의 수요가 폭발했는데, 이는 마이크로닉스에게 이 기간에 파워서플라이의 실적을 개선하면서 제품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됐다.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자체 게이밍 기어 디자인 시리즈는 MECHA, WARP, MORPH의 3가지 라인이다.


이 중 7월에 출시한 WARP WK-1에 이어 발표된 ‘MORPH MK1 마닉축 RGB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는 마이크로닉스의 기술력이 총합된 프리미엄 라인 제품이며, 기하학적 패턴과 독특한 패턴을 결합한 인체공학 설계가 돋보이는 화려한 색감의 키보드다.

# MORPH MK1 게이밍 키보드, 모든 기술력의 총아


이름에서 연상시킨 것처럼 MORPH 라인은 동물과 식물의 다양하고 독특한 포인트를 게이밍 기어에 녹아냈다. 잠자리의 날갯짓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키보드 상단은 투명한 아크릴 위에 RGB LED 조명을 녹여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컬러가 인상적이다. 마치 LED 조명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듯한 역동성이 인상적인데, 키캡의 안정적인 컬러와 조화를 이뤄 난잡하지 않으면서도 화려한 이미지를 균형감 있게 그려낸다.


프리미엄 키보드답게 알루미늄 상단 프레임을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내구성을 보여준다. 최근 키보드나 스마트폰과 같이 매일 사용하는 IT 기기의 세균 문제가 대두됐는데, 알루미늄 소재의 상판은 다른 소재에 비해 간단한 청소를 통해서도 처음 상태의 깨끗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키보드처럼 버튼이 많아 청소가 까다로운 제품의 경우는 갈수록 더 중요해지는 이슈일 수 있다.

기계식 키보드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키캡은 단순 RGB가 아닌 2층으로 겹겹이 쌓은 투톤 푸딩 키캡이 적용됐다. RGB 라이팅이 기존 키보드 대비 한결 고급스럽고 다채로운 연출을 가능하게 한다. 색감은 화려하지만 마치 푸딩처럼 푹신한 키감이 들 것만 같은 풍부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 단단하고 균일한 키감, 화려한 LED 효과


하지만 실제 키감은 단단하고, 균일하다. 마이크로닉스의 연구 리소스가 가장 많이 투여된 부분이기도 하다. 바로 2세대 마닉(MANIC)축 스위치인데, 이는 1세대에서 둥근 원형의 홈이 축을 온전히 잡아주지 못했던 단점을 보완해 기존보다 훨씬 균일한 키감을 제공한다.

또한 일반 스위치보다 1천만 회 이상 높은 6천만 회를 기록해 내구성까지 보완됐다. 청축, 적축, 갈축의 세 가지 스위치가 제공되는데 게임의 종류나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이는 리듬액션과 같은 순간적인 키 입력이 중요한 게임에서 차별화된 성능을 발휘한다. 사실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를 구매하는 핵심 이유기도 하다.


게이밍 키보드는 다른 어떤 IT 제품보다 RGB 이펙트가 중요한 것 중 하나인데, WK1의 경우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총 15가지의 LED 효과를 제공한다. LED 효과는 물론, 간단한 단축기를 제공해 밝기, 조명 속도, 조명 컬러, 조명 흐름, 키보드 상단부 조명 효과까지 모두 조절할 수 있어 하나의 키보드로 여러 개를 쓰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보증기간도 2년으로 긴 편이다. 최근 기계식 키보드에 들어가는 기술이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로지텍 등 AS 기간이 길었던 대부분의 브랜드가 1년 또는 2년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키보드 제조 경험이 길지 않은 마이크로닉스가 2년을 제안하는 점은 파격에 가깝다. 오랫동안 파워 서플라이에 대한 서비스 노하우가 쌓여있는 부분이 안정적인 기술 지원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닉스의 자체 개발 기계식 키보드는 중국으로 헤게모니가 완전히 넘어간 IT 제조 분야에서 다시 한국의 기술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단순히 한국 제품이라는 응원이 아니라, 마이크로닉스가 했더니 다르더라는 실제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다행히 써 본 초기의 인상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저 하나의 아름다운 제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써볼수록 ‘진짜’인 키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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