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삼성 갤럭시북 프로 NT950XDC-X71A … 애매한 하이브리드보다 완벽한 노트북
[써보니] 삼성 갤럭시북 프로 NT950XDC-X71A … 애매한 하이브리드보다 완벽한 노트북
  • 오국환
  • 승인 2021.06.2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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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1일] - A라는 제품이 있다. B라는 제품도 있다. 누군가가 A와 B의 장점만을 결합해 C라는 제품을 만들어 낸다. 소비자는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에 열광하지만, 머지않아 자신에게 그런 다재다능함이 모두 필요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즈음 C라는 제품에 손을 뻗은 이유가 “내게 필요한”이란 명제보다 “내가 갖고 싶은”이라는 명제에 더욱 충실했기 때문이란 사실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제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에 대한 우리의 정형화된 관념이 무의미한 시대이다. 스마트폰은 이미 태블릿을 위협할 만큼 화면이 커졌고, 노트북은 디스플레이만 분리해 사용하거나, 360도 힌지와 터치 패널을 사용해 오히려 태블릿보다 편리하게 거치하고 사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부터 노트북까지, 광범위하게 스타일러스를 활용하는 제품도 늘어났다.


참신한 발상의 제품은 분명 소유욕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 일상에 사용하는 다양한 도구가 단순한 도구의 가치를 넘어 일종의 자기만족, 또는 상대방에게 보이기 위한 플렉스(FLEX)를 포함하다 보니, 비싼 제품, 다양한 기능, 깜짝 놀랄 만한 무언가를 탑재한 제품에 대해 스스로도 모르게 조금은 더 높은 소유욕을 부리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삼성 갤럭시북 프로 NT950XDC-X71A


90년대 출시된 삼성이나 LG의 TV를 다루어 본 경험이 있다면, 어마어마한 크기에 족히 백여 개는 됨직한 버튼이 조밀조밀 붙어 있던 리모컨이 함께 제공됐다. 당시의 TV는 오늘날의 그것과 견주어도 깜짝 놀랄 만한 온갖 영상, 음성에 대한 기능을 탑재하고 출시됐다. 물론, 대부분은 구입 초기 신기함에 몇 번 눌러볼 뿐, 결국 전원, 채널, 음량 버튼 사용에 그친다.

단편적인 경험일지 모르지만, 나이 들어가며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참신한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여러 차례 목도했다. 또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결합해 또다시 새로운 제품으로 진화하는 과정 역시 여러 차례 지켜봤다. 그 과정에서 확립된 제품 선택 기준은 단순하다. 한 가지를 제대로 만든 제품이거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거나.


일단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노트북’이라는 정형화된 통념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다. 힌지가 360도 돌아가지도 않으며, 예술적인 감성으로 무언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S펜도 없다. 태블릿처럼 디스플레이를 직접 터치하는 편리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도 마찬가지로 없다. 그런데, 그래서 이 노트북은 ‘최고’라 할 만하다.

어떤 새로움도 없지만, 노트북 본연의 기능에 현재의 기술을 접목하면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처음 보는 순간 “앗~” 하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또렷하고 선명한 이미지가 눈길을 잡는다. 컬러 볼륨 120%의 AMOLED 디스플레이다. 전작인 갤럭시북 이온 2가 컬러 볼륨 100%의 QLED를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분명한 발전이다. 여기에 블루 라이트를 낮춰 시력을 보호하는 Eye-care 기능이 함께 동작한다.

모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텔의 11세대 Core i7-1165G7 프로세서, 16GB LPDDR4X 오버클럭 메모리, 512GB NVMe SSD, NVIDIA GeForce MX450 그래픽을 탑재하고 있다. 15.6형 디스플레이와 외장 그래픽, 강력한 프로세서 등을 갖추었지만, 무게는 불과 1.15kg이다. 워낙 얇고 가벼워 무게 걱정보다는 자칫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트릴까 걱정을 해야 할 제품이다.

절묘한 재주도 부렸다. 13.3mm의 두께는 그 자체로도 엄청나게 얇은 수준이지만, 노트북의 바닥면 모서리 부분을 라운드 처리함으로써 노트북을 테이블에 놓았을 때 하단부의 두께를 느낄 수 없도록 디자인했다. 때문에 슬림한 측면 만이 시야에 들어오며 생각보다 더 얇아 보이는 효과를 낸다.

인텔 Core i7-1165G7 프로세서에는 웬만한 게임도 능히 소화할 수 있는 Iris Xe 그래픽이 내장돼 있다. 그래서 이 제품은 두 개의 그래픽을 가진 셈이다. 웹서핑 등 일상의 사용에서는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며, 게임이나 영상의 편집 등 강력한 그래픽 성능이 필요할 때에는 NVIDIA GeForce MX450이 동작하게 된다.


PC에 사용하는 키보드와 비교해도 작지 않을 만큼 널찍하고, 쫀득한 키감을 제공하는 풀 사이즈 키보드를 기본 제공한다. 여기에 광활하리 만치 넓어 보이는 터치패드는 카페 등에서 마우스 없이 잠깐 동안 빠르게 사용해야 하는 환경에서 엄청난 효용성을 보장한다. 널찍한 커브드 키캡, 초대형이라 불러야 할 터치패드 조합은 노트북 특유의 작은 키보드와 터치패드로 인해 불편을 겪던 소비자에게 환영받을 만한 부분이다.

강화된 보안기능도 눈에 띈다. 전원버튼에 지문인식 기능이 추가됐는데. 사용자는 보안성을 높이면서도 이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외부 기기 연결을 위한 포트 구성에도 꽤나 신경 쓴 모습이다. 우측에 USB 3.2 포트와 3.5” 이어폰 잭, MicroSD 슬롯을, 좌측에 HDMI 포트와 USB Type-C, Thunderbolt 4 포트를 제공한다. 현존하는 어떤 기기라도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트의 종류를 다양화한 것은 분명 긍정적인 진화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은 과거엔 상상하지 못했을 슬림하고 가벼운 디자인, 충분한 사용 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성능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추세. 다만, 이런 경향을 따르다 보니 일부 모델에서는 프로세서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본연의 성능이 모두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도 가끔 발생한다.

좀더 오랜 시간 높은 부하를 걸어 가며 테스트해 보아야 확인이 가능하겠지만, 적어도 리뷰를 위해 노트북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만, 시스템의 부하가 높아지면 내부 팬의 동작 소음이 조금은 명확하게 들린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사무실이나 카페 등에서라면 느끼기 힘든 수준의 소음이지만 매우 조용한 환경에서라면 팬의 소음이 커졌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노트북 하단의 에어홀과 디스플레이 아래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 절묘하게 배치된 에어홀은 모두 내부 열의 발산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빠트리지 말아야 할 또 한 가지가 바로 AKG의 스테레오 스피커. 사운드에 대한 요구치는 사용자마다 크게 달라 “이 정도면 됐다”거나, 또는 “XX에 비해 부족하다” 등 다양한 평이 내려진다. AKG에 의해 튜닝된 스피커는 필자의 귀에는 전작에 비해 훨씬, 그리고 명확하게 개선됐다. 꽤나 만족감을 주는 해상력과 맑은 음색은 대부분의 사용자로 하여금 “좋은데?”라는 평을 들을 만큼은 된다.

#성능은 이미 최상급, 다양한 제어/공유 기능 돋보여


하드웨어의 퍼포먼스는 IT 디바이스가 갖추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작업의 능률을 높일 수 있음은 물론, 넉넉한 퍼포먼스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법이 만들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제품의 활용도를 높이는 모든 기능이 반드시 하드웨어의 성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 해도, 높은 성능을 가진 기기가 여러 방면에서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텔 Core i7-1165G7 프로세서는 현존하는 모바일 프로세서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졌다. 만일 이 프로세서보다 확연히 느낄 수 있을 만큼 더 빠른 성능의 프로세서가 필요하다면, 적어도 노트북 카테고리에 그런 제품은 없다. 학업이나 비즈니스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전문가를 위한 보다 묵직한 작업에도 능히 대응할 만한 퍼포먼스를 가진 프로세서인 만큼 이로 인해 불편한 일은 없다.


인텔 Iris Xe 그래픽의 성능도 웬만한 비주얼 온라임 게임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NVIDIA의 GeForce MX450이 별도로 장착된 덕분에 이보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도 무리 없이 즐길 만한 성능을 제공한다.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CPU와 GPU의 발열 역시 효과적으로 제어되고 있다.


노트북과 같은 모바일 시스템에서 가끔 멈칫하거나 예기치 않은 지연시간 등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대부분 스토리지 때문이다. 노트북의 스토리지가 SSD로 바뀐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지만, 가격과의 타협을 위해 작은 용량과 버퍼 메모리가 없는 모델을 탑재하다 보니 스토리지로부터 발생하는 병목현상은 SSD 시대에도 바로 해결되지는 않은 느낌이다.

PC에 사용하는 웬만한 SSD의 퍼포먼스를 훌쩍 뛰어넘는, 요즘 가성비 좋다는 통상의 NVMe 기반 SSD의 3배에 달하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이만한 성능이면 웬만한 PC보다 더 빠르게 반응해 오는 노트북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노트북으로는 넉넉한, 퍼포먼스의 향상을 위해 오버클럭 된 16GB DDR4 메모리가 거들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작업에서 깜짝 놀랄 만한 퍼포먼스와 만족감을 경험하게 된다.


매우 긍정적인 평을 내렸지만, 따지고 보면 이만한 퍼포먼스를 내는 제품은 많기도 하다. 애초에 플랫폼은 인텔의 것이며, 그래픽 카드는 NVIDIA의 것이기에. 그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칭찬받아야 할 부분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오히려 이런 괴물 같은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베일 듯한 날렵함을 유지하는 디자인과 무게, 그리고 미국의 군용 표준 규격(MIL-STD-810G)을 통과한 밀리터리 클래스의 내구성이다.

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바로 활용성이다. 한때 노트북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는 일단 구입하면 가장 먼저 삭제되는 골칫거리에 다름아니었다. 그런데, 갤럭시북 프로의 소프트웨어는 무언가 다르다. 무선 연결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등 갤럭시 시리즈 전반의 모바일 기기와 영상, 사진 파일을 공유하거나, 다수의 사용자에게 전송할 수도 있다. 삼성의 기기끼리만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은 이해하자, 애플이 그랬듯, 이래야만 삼성 역시 삼성만의 에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테니까.

갤럭시탭 S7이나 S7+를 갖고 있다면, 태블릿의 디스플레이를 노트북의 확장, 또는 복제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도 있다. 아울러 기존에 사용하던 노트북이 삼성의 제품이라면, 각종 OS 설정과 데이터까지 무선으로 그대로 전송할 수도 있다. 아, 또 하나. 와이파이 등과 연결되는 가전제품이 집안에 있다면, SmartThings 기능을 통해 외부에서도 원격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사실상 노트북을 IoT 허브로 활용하는 셈이다.

#우리가 찾는 노트북, 아직도 진화하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이기종이 혼합된 형태의 제품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눈곱만큼도 진화하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지만, 누구나 인지하는 노트북의 형태와 기능을 완벽하리만치 답습하고 있다. 트집을 잡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설리번의 명언처럼, 노트북은 이미 그 가진 기능에 가장 적합한 형태를 갖추어 왔다.

단지 더 가볍고, 더 얇고, 더 튼튼하고, 더 빨라졌을 뿐. 바로 그 진화의 현재형인 제품이다. 다소 아쉬움과, 또 다소간의 불안함도 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이왕이면 QHD(2560 x 1440) 정도를 지원했더라면, 매일 들고 다니는 만족감이 더욱 컸을 텐데…

최근 인텔 모바일 플랫폼의 발열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간단한 테스트에서 별 문제는 없었지만, 오랜 시간 CPU와 GPU를 최대한 이용하는 게임 등의 상황에서 외부의 온도까지 높다면, 스로틀링으로 인한 성능 하락을 겪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 넓은 디스플레이를 가진 노트북을 이리 얇게 만드는 것은 분명한 기술. 그러나 알루미늄 새시를 이용하고 있음에도 이조차도 극도로 얇다. 사실 딱히 문제가 될 소지는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살짝 불안감이 드는 것 또한 사실. 해당 부분은 밀리터리 클래스를 통과할 정도라고 하니 안심해도 좋다.

이 외에는 딱히 흠잡을 만한 곳을 찾지 못할 만큼 잘 만들었다.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프로세서와 SSD, 강력한 게이밍 성능, 넉넉한 16GB 메모리, Wi-Fi 6 지원, NVMe SSD의 확장도 가능할 정도로 미래에 대한 대비도 충실하다. 아, 엄청난 퍼포먼스에 걸맞게 가격도 다소 높아졌다는 점이 유일한 걸림돌이다. 다만, 실제 손에 쥐고 보면 이 정도 가격에 납득당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만큼 제품의 디자인이나 퍼포먼스 활용성 등 모든 면에서 충분한 점수를 받아야 할 제품이기도 하다.


By 오국환 에디터 sadcafe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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