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공간도 성능도 포기할 수 없다면, POCO 케이스를 주목하라
[써보니] 공간도 성능도 포기할 수 없다면, POCO 케이스를 주목하라
  • 김신강
  • 승인 2021.06.02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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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02일] - PC 본체의 케이스가 크다고 하면, 일단 컴퓨터에 대해 좀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상식이던 시절이 있었다. 무거워서 이동도 어렵고, 미적으로 아름답지도 않아서 방의 인테리어를 망치기 십상인 대형 케이스를 쓰는 이유는 단 하나, 고성능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게이밍을 즐기거나, 그래픽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PC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면 으레 그래야 했으니까! 일단 메인보드가 컸고, 다양한 고성능 부품이 들어가면 발열이 심해지니 케이스가 일단 커야 통풍도 잘되고 고장이 잘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경향은 일체형 PC의 등장과 애플 아이맥이 가져다주는 인테리어적 감성 등이 더해지며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1인 가구의 급증,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팬시한 감성을 가진 젊은 고객은 성능보다 디자인을 중시한. 성능은 조금 포기하더라도 방이나 사무실을 둘러싼 환경이 좀 더 고급스럽고 깔끔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뜻이다.


이는 다분히 감성적인 구매가 일어나는 패션, 가구 등의 카테고리가 IT까지 확장되는 소비자의 변화된 행동 패턴을 의미했다. 국외의 회사와 협업하거나 혹은 그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이상 대한민국에서 애플 컴퓨터를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것을 모르는 애플 사용자는 없다. 그런데도 윈도우를 피할 수 없다면 비싼 돈 주고 패러럴즈를 구매해서라도 예쁜 PC를 쓰고 싶은 마음.

이는 고성능 PC를 구매하는 층과 예쁜 PC를 구매하는 층으로 양분화되기 시작한 변화다.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한다. 성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잡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가? 그렇다고 수천만 원까지 갈 수 있는 불편한 맥프로를 살 수도 없는데. 그나마 예쁠 것 같은 삼성이나 LG로 가자니 마음에 드는 구석은 1도 없다. 조립 컴퓨터로 가자니 시커멓고 큼지막한 박스같은 케이스 일색인데 그것은 더욱더 싫은 상황.

파워서플라이 분야의 국내 최강자 마이크로닉스가 내놓은 미니타워 케이스 ITX POCO는 이런 소비자들의 갈증에 대한 꽤 괜찮은 대답이 될 것 같다. 마이크로닉스도 POCO에 대한 마케팅 메시지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게이밍 PC 수준의 고성능 PC를 원하지만 크기가 큰 제품은 싫은 사용자, 책상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는 주목해달라고 한다.


미니멀리즘이 대세가 되는 인테리어 시장에서 쉽게 간과되기 쉬운 것이 PC 본체이지만, 사실은 서재나 작업실 인테리어의 핵심이 또 PC 본체다. POCO는 인테리어에 민감하면서도 PC 튜닝은 포기하지 못하는 사용자에게 강박적으로 몰입한 인상을 준다.

우선 크기는 폭 180mm, 높이 250mm, 깊이 350mm다. 아니 맥 미니에 비하면 너무 큰데? 생각할 수 있다. 깊이 350mm라는 대목이 마이크로닉스의 고뇌와 강박을 드러내는 수치인데, 이는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용하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마이크로닉스가 제안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작게 만들 수 있는 한계선이기 때문이다.

고성능 메인보드는 과거보다 사이즈가 매우 작아졌기 때문에 초미니 케이스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다. CPU 스펙, 메모리로 큰소리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러나 그래픽카드로 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현존하는 가장 고사양 시리즈 중 하나인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90을 탑재하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 RTX 3090의 길이는 12.3인치, 313mm에 달한다. 라데온 RX5700 XT 역시 306mm다. 어중간한 미들 타워 케이스도 장착을 버거워하는 것이 실상이다. 작은 PC라면 따지고 말 것도 없다.


하지만 POCO 케이스는 350mm의 스펙에 최대 340mm까지의 그래픽카드를 수용한다. 마이크로닉스는 게임의 핵심 중 핵심인 좋은 그래픽카드를 위한 작은 케이스에 대한 일종의 상징적인 수치를 산정하고, 그 안에서 최대한 면적을 뽑아낸 셈이다.

다크한 스페이스그레이 컬러의 베젤 처리를 기본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핵심은 좌우를 투명 아크릴(초기 버전은 강화유리 제공)로 마감한 디자인에 있다. 특히 좌측면은 그래픽카드를 강조하도록 표현해 마이크로닉스가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이 케이스를 제작했는지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좋은 그래픽카드가 곧 좋은 디자인이나 다름없다는 성능 마니아들의 마음을 읽어낸 듯하다. 마치 “그동안 자랑하고 싶은 거 어떻게 참았어? 참지 마” 하고 들려주듯이. 미니 타워 케이스임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4.18kg도 가볍지 않은 것은 강화유리로 작지만, 성능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아이덴티티가 녹아든 결과다.

미니 케이스에서 우려하기 쉬운 확장성도 세심히 배려했다. USB 2.0, USB 3.0 포트 각각 2개씩 지원하며, HD 오디오 잭과 마이크 포트도 있다. 무선화되고 있는 음향 기기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음질을 중시하는 고객들을 무시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받침대와 재사용이 가능한 PCI 슬롯은 튜닝 PC 유저들을 위한 기본기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작지만, 작아서 불편하게는 만들지 않겠다는 고민은 케이스 구조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파워 서플라이는 SFX 규격만 해당한다. 물론 여기에 어울리는 파워 또한 제조사답게 구비한 상태다. 원한다면 700W 이상 용량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작은 케이스의 고질적 문제인 발열은 많은 사용자가 미니타워 구매를 꺼리게 만드는 큰 요인 중 하나이기에 POCO는 슬림형 공랭쿨러, 일체형 수랭쿨러까지 장착에 문제없도록 했다. 또한 제품 하부의 차가운 공기를 내부의 열과 함께 상단으로 빠지도록 상향식 구조로 설계해 발열에 철저히 대비도 했다.

발열 부분은 결국 대형 케이스를 이길 수 없고, 수랭쿨러를 장착하려면 약간의 번거로운 재조립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양립하지만, 미니타워 케이스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마이크로닉스의 강박은 충분히 인정해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다. 물론 처음 조립하는 이라면 분명 학습 과정은 필요할 수 있다.

PC 유저들은 날이 갈수록 고성능을 추구하게 되어 있고, 1인 가구가 대세인 젊은 세대에게 큰 PC는 가뜩이나 이사도 자주 다니는데 은근히 부담스럽다. 그 와중에 감성은 따지니 제조업 수난 시대임에 틀림없다. 그런데도 생존은 해야 하고, 까다로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먼저 제시하는 기업이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 실상이다.

10만 원 초반이라는 가격이 그렇게 부당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상품성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POCO 케이스를 보면 공부도 잘하는 애가 운동도 잘한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를 정도다. 경험의 적고 많음은 결국 완성도를 좌우한다. 파워 서플라이 시장점유율 1위의 마이크로닉스가 고성능 PC 사용자의 요구와 불만 사항에 대한 데이터가 누구보다 많이 쌓여있을 터다. 고성능 PC용 미니타워 케이스는 이에 대한 마이크로닉스의 명징한 대답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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