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눈독 … 새로운 기회의 장 초읽기
카카오,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눈독 … 새로운 기회의 장 초읽기
  • 김신강
  • 승인 2021.04.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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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06일] - 연이은 히트 드라마 상당 수가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2010년 KBS의 ‘매리는 외박중’이 웹툰 최초로 드라마화되어 인기를 끈 이후 넷플릭스의 ‘스위트 홈’, ‘좋아하면 울리는’, ‘킹덤’, OCN의 ‘경이로운 소문’, ‘구해줘’, JTBC ‘이태원 클라쓰’ 등 굴지의 성공을 거둔 작품의 모태가 웹툰이다.

웹툰이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대중적 인기 검증이 끝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기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 제작사나 방송사가 선호하는 배경이다. 그 점에서 미국은 웹툰이 아직 낯선 모양새다. 오히려 웹소설이 활발하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영화 중 ‘키싱부스’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3편까지 방영됐다. 검색조차 유튜브로 하며 ‘텍스트의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의 분위기와 달리 아직 해외는 ‘읽는 문화’의 존재감은 확고하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가 영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Radish)’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래디쉬는 지난해 매출이 2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오르는 등 높은 성장세를 과시한다. 모바일에 특화된 웹소설 플랫폼으로 짧은 호흡과 빠른 전개로 ‘인내심이 낮은’ 젊은 구독자 층을 겨냥한다.

국내 사용자에게는 낯선 플랫폼이지만 창업자는 1991년생 한국인 이승윤 씨다.

래디쉬 인수 금액은 약 4천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미 작년 7월 322억 원 투자를 통해 지분 12%를 확보한 바 있다. 지난 1월 캐나다의 웹소설 서비스 ‘왓패드(wattpad)’의 지분 100%를 약 6억 달러(6,500여 억 원)에 인수한 네이버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왓패드는 1억 6천여만 명의 사용자를 가진 현재 웹소설 분야의 명실공히 세계 1위 서비스다.

우리나라에도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시리즈, 문피아, 조아라 등 다수의 웹소설 서비스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웹툰에 비해 시장규모는 턱없이 작다. 해외에서 먹히는 플랫폼인 셈인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두 IT 기업이 이 시장을 경쟁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전망은 밝다. 웹소설 플랫폼 자체의 성장세도 가파르지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결국 ‘콘텐츠’의 힘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넷플릭스를 위시한 왓챠, 티빙, 웨이브 등에 최근 쿠팡까지 가세한 OTT 시장에 들어가 출혈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킬러 콘텐츠를 장기적으로 보유해 라이선스를 늘리고, 웹소설의 드라마, 영화화로 가능성을 타진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겉으로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공격적인 해외 투자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작가나 스토리텔러 등 문화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기회도 될 수도 있다. 소설 쓰기를 따로 배운 적도 없고, 필사 경험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교보문고 소설 부문 18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이미예 작가처럼 신선하고 흡입력 있는 텍스트를 선보이는 누군가에게 기회의 장이 될 확류로 높다.


영문을 기반으로 한 웹소설 플랫폼이지만 주인이 카카오, 네이버라는 점에서 좋은 콘텐츠를 번역하거나, 해외시장으로 내보내는 데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수 있다. ‘킹덤’의 김은희 작가가 영어로 집필하지 않아도 넷플릭스가 전 세계에 자막으로 음성으로 지원하는 것처럼 왓패드나 래디쉬가 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웹소설 플랫폼 역시 넷플릭스처럼 차별화된 ‘오리지널 시리즈’를 확보하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양 위주의 고객 층에 동양 작가의 시각이 반영된 웹소설이 새로운 신선함을 선사할 수도 있다. 카카오든 네이버든 이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가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확보에 있음을 감안하면 누가 더 오래 버티는 가에 승패가 갈린다.

한국 드라마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고 그 재미를 인정받았다. 급성장하는 한류는 코로나 이후 글로벌 안방까지 파고들며 최대 수혜를 누린 결과를 낳았다. 이번 카카오 그리고 네이버의 움직임은 당연히 이익 최대화를 우선하겠지만, 국내 문화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데 적잖은 기여가 점쳐졌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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