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도 승자 독식 … 주인 잘못 만난 장비 퇴출 '새 주인 급구'
유튜버도 승자 독식 … 주인 잘못 만난 장비 퇴출 '새 주인 급구'
  • 김현동
  • 승인 2021.03.1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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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11일] - 월에 1천만 원 이상 벌어들이는 유튜버가 있는가 하면 월에 10만 원도 못 버는 유튜버도 있다.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대상은 전자이며, 후자의 존재는 가정할 뿐이다. 숫자라는 허구는 규모가 클수록 모두에게 환상을 심는데 큰 힘을 발휘하기에 여론 몰이에 힘입어 오늘날 유튜버는 10대 청소년 미래 희망 직군 1위로 부상했다. 아이돌이 뒤를 이어 2위로 밀려날 정도다. 직전까지 상반된 구도가 뒤바뀐 셈이다.

모여들게 하는 힘의 원천은 돈이다. 자본주의 권력을 한 번이라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봤다면 유튜버가 안기는 수익은 모든 것의 보상책에 충분한 규모다. 사회 초년생이 중소기업을 입사하고 월 200만 원 벌이가 빠듯한 현실에서 일단 구독자가 보장된 유튜버는 이보다 몇 배 수익을 보장하고, 상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다는 구도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실제 우리가 주목하는 유튜버는 매월 천문학적인 액수의 수익을 벌어들인다.


영상 1편 기준으로 매월 수익을 환산해보니 구독자 317만을 보유하고 있는 쯔앙은 7천만 원을 넘겼다. 구독자 165만 명을 보유한 입짧은햇님은 4천만 원을 넘겼다. 구독자 106만 명을 보유한 야식이는 1천만 원을 넘겼다. 구독자 166만 명을 보유한 잇섭은 월 4천만 원에 달하며, 구독자 43만 명을 보유한 허수아비는 월 500만 원 수준. 구독자 16만 명을 보유한 서울리안은 월에 200만 원 수준이다.

보통 시장에서 인정하는 구독자 기준은 10만 명을 기점으로 하며, 이들 유튜버가 매월 3편 이상의 영상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여러 영상을 기준으로 합산한 총수익은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하기에 수익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현실. 더구나 알려지고 주목하는 유튜버가 잘된 케이스 일색이기에 환상을 꿈꾸는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월 100만 원도 수익 확보가 안 되는 유튜버다. 전업 유튜버를 꿈꾸는 이가 몰랐던 이면이다.

이들 유튜버는 여전히 유튜브를 통한 인생 역전을 공모하며, 장비 빨부터 세운다. 스마트폰 한 대만으로 영상 촬영하고 무료 프로그램으로 편집하는 것은 과거에나 통하던 현실. 이제는 4K 해상도 지원 DSLR 카메라에 제대로 된 음성 녹음을 위한 콘덴서 마이크가 기본이다. 여기에 LED 조명은 전, 후, 측면까지 도배를 하고도 부족해서 광량 확보를 위한 장비가 들어가는 추세다. 이동하며 촬영하는 유튜버는 짐벌이 추가된다. 떨림이나 기우는 문제를 완화시켜주는 장비지만 기능만큼이나 가격도 고가 일색이다.


문제는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섭리가 유튜버의 희비를 엇가르게 한다. 최근 1년간 카메라와 삼각대, 마이크, 조명 등 유튜브 방송장비의 중고거래 플랫폼이 장터로 나온 배경이다. 반면 중고 거래 완료율은 감소하면서 이 시장의 진입 장벽까지 올라갔음을 암시한다. 폐업한 유튜버는 방송 장비 처분에 앞다퉈 몰리고, 신규 진입 수요는 줄어드는 현상에 따른 결과다.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헬로마켓이 공개한 작년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최근 1년간 디지털카메라와 DSLR, 캠코더 등 카메라 제품의 중고거래 등록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고 판매를 위한 삼각대 등록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69.1%. 마이크 등록 건수는 63.8%, 링 라이트(조명) 등록 건수는 170%, 짐벌 등록 건수는 48.2% 증가했다.

하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비율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 등록된 카메라 제품 중 거래 완료된 제품의 비율은 41.9%로, 전년 동기 기록한 65.3%에서 크게 후퇴했다. 같은 기간 삼각대의 거래 완료율은 37.8%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최근 1년간 마이크와 링 라이트, 짐벌의 거래 완료율은 각각 43.9%, 37%, 55.4%를 기록했다. 마이크와 짐벌의 거래 완료율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7%와 27.4% 감소한 반면 링 라이트의 거래 완료율은 23% 증가했다.

유튜브 장비 구매 수요는 올 들어 더욱 큰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1월과 2월 카메라 제품 등록 건수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거래 완료율은 18.3%로 지난해 평균 대비 59.1% 하락했다. 삼각대와 마이크, 링 라이트, 짐벌 역시 마찬가지로 올 1~2월 거래 완료율이 전년 평균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유튜버로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최근 1년간 유튜브 방송장비 중고거래 등록 건수 증가와 거래 완료율 감소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유튜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유튜브 방송장비의 중고거래 플랫폼 등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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