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 이야기] 돈쭐 난, 홍대 철인 7호점 치킨집 … "한 번 왔으면 좋겠어"
[e세상 이야기] 돈쭐 난, 홍대 철인 7호점 치킨집 … "한 번 왔으면 좋겠어"
  • 김현동
  • 승인 2021.02.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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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26일] - 코로나 19로 가뜩이나 힘든 자영업. 치킨집은 치킨게임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아이템이다. 초기 창업 이후 3년 이내 생존하는 치킨집의 수가 10%가 안된다는 조사 결과는 누구나 접근 가능하지만 동시에 아무나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미로 통한다. 더구나 프랜차이즈라면 가맹비, 인테리어, 자재비(물대), 운영비 등 고정 비용이 큰 데다가 목 좋은 상권은 불경기도 개의치 않고 비싼 임대료가 더욱 버겁다.


치킨집이 야박하다는 소리 듣는 건 이와 같은 배경 탓이다. 하지만 이의 상식을 거부한 데다가 훈훈한 미담을 남겨 돈쭐 난 치킨집이 인터넷 세상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철인 7호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재휘 씨는 당연한 상식을 거부했다. 사연은 장문의 편지 한 통으로 알려졌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형제의 이야기였다.

점주는 편지를 읽고 사연 속의 두 형제가 찾아온 그날은 유독 장사가 안되었다고 회상했다.

그날따라 매장에 손님 한 테이블이 없던 터라 밖에서 하늘을 보고 있었다는데, 우연히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을 봤다고. 딱 봐도 형으로 보이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좋으니 단돈 5,000원어치만 치킨을 먹을 수 있을까요?"라고 요청했고 박 씨는 무슨 말인지 알았다는 듯 무심코 홀 안쪽으로 두 형제를 안내했고, 가게에서 가장 비싸고 맛있는 메뉴와 음료도 내눴단다.

박 씨의 배려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다 먹고 나가는 형제에게 "배고프면 언제든지 찾아와라. 닭은 원하는 만큼 줄 수 있으니까"라고 이야기했으나 그 뒤로 동생은 몇 번 왔으나 형제가 함께 들리는 일은 없었다고. 아마도 미안한 마음이 컸던지 다시 오지 않았다고 추측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어느 날 방송을 통해 해당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의 사연을 적은 편지를 형이 프랜차이즈 본사에 보냈고, 방송을 타게 된 것이다.


사연이 알려졌고 반응은 폭발적으로 이어졌다. 배달의 민족에 응원이 쇄도했고, 배달이 안 되는 지방에서는 먹은 것으로 칠 테니 비슷한 사연 가진 이가 오거든 치킨을 내줘라는 선결제 주문도 등장했다. 커뮤니티 게시판과 유튜브에서도 세상을 살만한가 보다는 감동 덧글이 이어졌다.

그리고 2월 26일 철인 7호 홍대점 점주 박재휘 씨는 돈쭐? 내주시겠다며 폭발적으로 밀려들어오는 주문과, 매장으로 찾주시는 많은 분들의 따뜻한 발걸음, 주문하는 첫? 들어오셔서는 선물을 주고 가시는 분들, 좋은 일에 써달라 소액이라 미안하다며 봉투를 놓고 가신 분도 계십니다"라며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 뜻밖의 선물이 추가로 주어졌다. 해당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점주에게 월세와 물품 대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1천만 원 지원을 약속한 것. 그 와중에 자신이 이러한 관심과 응원을 받아도 되는지에 대해 의문이다 라는 겸손함으로 팍팍한 세상살이와 코로나 19로 삭막해진 많은 이의 마음에 작은 감동으로 회자되고 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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