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 없어지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 발의한다는 민주당
새벽 배송 없어지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 발의한다는 민주당
  • 김신강
  • 승인 2021.01.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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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07일] - 뉴노멀 시대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발상, 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의심케 한 발언이 들렸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는 삶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집 안에서 일을 하고, 교육을 받고, 운동하고, 장을 보는 일이 익숙해지고 있다. 비대면 중심의 삶은 자연히 산업의 운영 형태를 바꾼다.

PT 수업으로 수익을 내던 헬스 강사들은 유튜브를 개설해 동영상으로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 게임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 교육을 접목한 새로운 콘텐츠를 출시한다. 찾아가서 한참 동안 서서 기다려야 했던 맛집들이 배달 서비스를 적용하면서 가정에서도 품질 높은 식사를 할 수 있게 됐고, 한시적이지만 병원을 반드시 가지 않아도 의사와 전화로 상담해서 처방받을 수 있는 비대면 의료서비스도 허용됐다.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이 많이 불편해 보이지만 어쩌면 미래의 일상을 다소 급작스럽게 앞당긴 것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비대면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물론 여행이나 캠핑, 아웃도어 스포츠 등을 즐길 수 없다는 현실은 답답하지만, 코로나가 끝난다고 이 ‘뉴노멀’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예전처럼 돌아가지는 않을 것 같다.

세상은 분명 바뀌었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보니 생기는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코로나는 분명 세상이 바뀌는 속도를 강제로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 뉴노멀 시대가 왔으면 사회에 속해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좋든 싫든 변화하고 적응해야 한다.

뉴노멀 시대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역시 IT다. 5G 이동통신, AI 기술, 공유경제와 같은 가까운 현재와 미래의 먹거리 산업의 베이스는 IT 기술의 발달에 근거한다. 밤에 주문한 물건을 아침에 받고, 급우들과 선생님을 ‘ZOOM’ 화면으로나마 만나고, 하다못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모르는 사람들과 열띤 토론을 펼치는 것도 다 IT 덕분이다.

온라인 플랫폼 옥죄이겠다는 나랏님


그런데 새해 벽두부터 온라인 비즈니스 업계에 규제 소리가 들린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이달 중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기존 법은 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 대기업이 특정 지역에서 새롭게 사업을 시작할 경우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 상공인들이 사업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이른바 골목 상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중소 상공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를 만든 것이다. 개정안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넘어 쿠팡이나 마켓컬리, SSG 등 자체 물류 창고를 설치하고 판매 및 배송 사업을 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 대상에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지난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신규 점포를 내려는 코스트코에 ‘개점 일시 정지’ 권고를 내린 것처럼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영업시간이나 판매 품목을 정부가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나 집단이 동네 슈퍼마켓에 사람이 줄어드는 이유가 쿠팡 로켓배송 때문이고, 동네 반찬가게에 사람이 줄어드는 이유가 마켓컬리 새벽 배송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면, “어, 이거 규제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해볼 여지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규제가 가능해지고.

2012년 3월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으로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 강제로 쉬게 됐고, 0시~8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전통시장의 매출에 도움이 되고, 대형마트 근로자들의 휴식을 보장하자는 취지였다.

그 후로 무려 9년이 지났다. 전통시장의 매출이 올랐다는 이야기는 어디서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이마트, 홈플러스 등의 강자들이 쿠팡이나 마켓컬리에게 리더 자리를 내주고 부랴부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소리가 훨씬 많이 들린다.

전통시장은 통인시장, 남구로 시장 등 독특한 문화와 스타일을 가진 곳들이 입소문을 타며 관광 상품화되어 인기를 끈다. 애초에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가는 길이 다르다. 전통시장은 죽었다 깨어나도 대형마트의 편의성과 깔끔한 동선, 주차 환경을 이길 수 없다.

마트를 가던 고객들은 주말마다 하는 중요 점검 사항이 이번 주 일요일에 마트 문을 여는지 닫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닫으면 토요일에 가거나 그냥 다음 주에 간다. 마트 닫는 날엔 전통시장을 찾는다는 사람을 적어도 주변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반면 사람 사는 정겨움을 느끼고 가게 주인들과 정담을 나누며 에누리를 하고, 집에서 가까워 좋다며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대형마트까지 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거리가 멀지 않으니 차도 필요 없고, 단골이 되면 좋은 물건을 싼값에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객들에게 날아오는 이마트 3% 적립 쿠폰은 사실상 쓰레기다.

정치적인 성향이나 성별, 세대 차이를 떠나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안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노동자들을 쉬게 하고 싶었으면 차라리 의무 교대제를 강화하거나 휴가일을 늘려주는 것이 낫지 영업 제한은 결국 일자리만 잃게 했다는 목소리는 몇 년째 나온다. 재계에서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뉴노멀 시대에서 사실상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축이 되어야 할 E-비즈니스 업계에 영업 제한이라는 이야기는 시대착오적이고 근시안적이라는 비판을 넘어 황망하고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온라인이 온라인일 수 있는 이유는 24시간 문이 닫히지 않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프리랜서가 늘어 전통적인 9 to 6 근로시간 개념도 무너지고 있는 시대에 온라인 상점의 문을 닫게 하면 어려운 전통시장, 중소상공인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탁상공론으로 정책 구상하고 발의하나?


이 논란의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는 신 의원 블로그의 7일 기준 최신 글은 작년 12월 30일에 올린 ‘공정하고 중립적인 공수처를 기대합니다’라는 글이다. 초대 공수처장 김진욱 후보자에 대한 기대와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고 김근태 의원에 대한 추모글이었다. 60여 개가 넘게 달린 댓글은 모두 온라인 비즈니스 규제에 대한 국민들의 성토다.

감정 섞인 비난 글도 많지만, 장문으로 하나하나 지적하며 우려를 표한 댓글이 주를 이룬다. 소통을 중시하는 편이라는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이라 그런 건지 초선 의원임에도 흔한 게시판 하나 없고, SNS도 형식적으로 운영된다. 그러다 보니 답답한 국민들이 엉뚱한 공수처 관련 글에 몰려간 것이다.

이 소식은 보궐 선거와 미국 대선, 폭설 등에 가려 주류 언론에 보도되지도 않았다. 포털 메인 뉴스에 잠깐 올랐던 소식에 충격을 받은 일반 국민들이 몰려간 것이다. 소위 ‘친문’이라 불리는 커뮤니티에도 온종일 신 의원이 내놓은 황당한 개정안에 민주당을 성토하는 글로 들끓었다. 댓글이 넘쳐나지만, 당의 입장도, 의원의 입장도 들을 길은 없다.

산업 규제를 피의자와 피해자의 프레임으로 나눠 접근해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불필요한 규제는 줄이고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출범한 정부가 새해 초부터 이제 막 피어나는 산업을 죽이려 든다. 새벽 배송이 없어지면 단순히 국민들이 불편한 수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줄어들고 파생산업의 확장성에도 제동이 걸린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사람들이 쿠팡플렉스로 버틴다는 뉴스를 보기는 한 것인가. “비대면 산업의 규모가 커진 만큼 골목상권과 중소 상공인의 매출이 줄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니. 올해가 끝나기 전까지 이보다 더 황당한 말을 들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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