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GOTY, 올해의 콘솔 게임은?
2020 GOTY, 올해의 콘솔 게임은?
  • 김신강
  • 승인 2020.11.30 2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열해진 게임판, 재미 본 게임은?

코로나 특수 누리고 매출 사상최대치 달성 예고




[2020년 11월 30일] -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각 산업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가운데, 콘솔 게임 업계는 역대 어느 때보다 뜻밖의 호황을 누렸다. 마냥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다. 각국의 제조 공장들이 연달아 셧다운 또는 축소 운영에 들어가며 공급이 수요를 터무니없이 따라가지 못했다.

닌텐도 스위치의 경우는 2배가 넘는 웃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기도 했고, 새벽까지 길게 줄지어 구매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덕분에 닌텐도 2분기 순이익만 약 1조 2천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배 폭등하는 기록을 세웠다.

새로운 기기의 출시를 앞두고 있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의 경우 기기 매출은 크게 증가하지 못했으나 소니의 경우 2분기에만 전년 대비 82% 증가해 9천 100만 장에 달하는 소프트웨어를 팔아치웠고, 엑스박스 역시 2분기 매출이 콘텐츠 및 서비스는 65%, 하드웨어는 49% 늘어났다.

소니는 주가가 19년 만에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내년까지도 위용을 떨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X라는 새로운 세대가 출시됨에 따라 2021년은 더욱 큰 폭의 매출 신장이 예상된다.

천재지변이 불러온 대호황에 게임 업계는 신작 개발을 서두르기 시작했고, 예상보다 더 풍족한 콘텐츠들이 2020년을 수놓았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그해의 게임이 무엇이 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여느 해보다 올해의 GOTY(Game of the year)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음악 업계의 그래미 어워드나 영화 업계의 아카데미 시상식 혹은 골든 글로브처럼 독보적인 시상식이 없는 게임 업계의 경우 세계의 수많은 주요 게임 어워드 중 최다 GOTY를 수상한 게임을 그해 최소의 게임으로 꼽는 암묵적 문화가 있다.

2017년의 경우 333개의 시상식 중 189개를 차지해 56.76%의 GOTY를 독점하다시피 했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닌텐도 스위치), 2018년에는 390개 시상식 중 198개, 50.77%를 수상했던 ‘갓 오브 워(플레이스테이션)’, 2019년에는 345개 중 80개, 23.26%를 수상한 ‘데스 스트랜딩(플레이스테이션, PC)’이 ‘바이오하자드 RE:2’를 1개 차로 누르고 주인공이 됐다.

작년의 데스 스트랜딩이 압도적인 수상을 하지 못했던 것에서 보듯이 2019년은 명작이라 불릴 만한 게임이 별로 없었다. 올해 GOTY에 눈길이 더욱 쏠리는 이유기도 하다. 사실 호황을 맞이한 분위기와 달리, 올해 역시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나 갓 오브 워와 같이 논란의 여지 없는 압도적인 작품은 아쉽지만 없다.

하지만 작년보다 대체로 상향 평준화됐다는 여론이 높으며, 그래서 오히려 올해의 GOTY가 더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예상 가능한 후보군은 메타스코어, 판매량 등으로 이미 추려진 상태다. 11월 20일 이전에 출시된 작품들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12월에 출시될 게임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1.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11월 30일 기준으로 개최된 GOTY는 9개다. 그중에 이미 6개를 수상한 것이 바로 이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다. 가장 유력한 올해의 최다 수상 후보인 것이 사실이다. 여러 번 연기가 되고 직원이 스포일러 영상을 유출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이다. 플레이스테이션 5의 출시 시점까지 미루려다가 직원의 유출 때문에 부랴부랴 발매했다는 설도 있다.

전작이 워낙 큰 성공을 거뒀던 탓에 ‘독이 든 성배’였고 출시된 후에는 일부 거부감이 드는 스토리 구성, 허무한 결말 등으로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지만 대체로 걸작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골수팬들의 반발을 사면서 메타크리틱 유저 평점 5.7의 테러를 당했지만 결국 메타스코어 93점, 오픈크리틱 93점을 연달아 받았다.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 중 하나인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2020’에서 GOTY 수상을 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청신호를 켰다. 유저 투표로 선정되는 만큼 최다 수상에 현시점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작품이다.

2. 모여봐요 동물의 숲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다. 닌텐도 스위치의 매출 폭등은 코로나19로만은 설명할 수 없고, 바로 이 게임의 출시가 절반 이상의 기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는 특히 어린 학생들을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만들었고 부모들은 어려워진 야외 여가 활동을 게임으로 대신 달래줘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어차피 3월 20일을 겨냥해 이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던 닌텐도로서는 시기적으로 최고의 타이밍에 발매하게 된 셈이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은 지난 2분기 기준으로 무려 2,240만 장을 팔아치우며 단 3개월 만에 모든 닌텐도 스위치 게임 중에 누적 판매량 2위에 올랐다. 동물의 숲 배경으로 특별 제작된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은 정가 36만 원짜리 기기가 100만 원 이상으로 거래되기도 했고, 출시 8개월이 된 지금도 정가보다 훌쩍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메타스코어 90점, 오픈크리틱 90점으로 GOTY 수상을 할 만한 스코어는 갖췄지만 그런데도 모동숲이 최다 GOTY작이 될 것이란 전망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는 GOTY가 역사적으로 장르적 편중성을 지나칠 정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2003년 이후 최다 GOTY 수상작들이 어드벤처, 싱글 플레이, 패키지라는 3대 요소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이 편중성을 반증한다. 아카데미나 그래미 시상식에서 흑인이 수상하는 것 이상의 단단한 유리천장이다. MMORPG의 전설이자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GOTY 순위에서 한참 아래로 밀려났으며, ‘오버워치’는 싱글 플레이가 없다는 이유로 GOTY를 아예 받지 못했다.

모바일 게임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평가받는 ‘앵그리버드’는 후보에 조차 오르지 못했다. 모동숲의 경우 싱글 플레이, 패키지라고 하는 요소는 갖췄지만, 어드벤처가 아니고 액션성도 없다. 심지어는 다른 모든 게임에 있는 엔딩도 없고, 통상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임’의 요소와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 ‘최고의 패밀리 게임’은 최다 수상이 유력하나 보수적인 GOTY에서는 불리한 요소가 많다. 그나마 올해 모동숲 이상의 히트작이 없다는 객관적 사실, 탄탄한 팬층의 절대적인 지지 등이 기대할 요소다.

3. 하데스


메타스코어 93점을 기록했고, 올해의 인디 게임 상이란 상은 다 휩쓸 기세를 보이는 작품이다. 이미 2개의 GOTY를 수상하기도 했지만, 인디 게임(대형 기획사나 게임 회사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자적 자본이나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제작된 게임)이라는 한계가 뚜렷해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선전’에 그칠 확률이 높다.

인디 게임 특성상 러닝 타임이 짧은 편이라 보수적인 평단의 지지를 받는 데 제약이 있으나, 아직 몇 개 개최되지 않은 시상식에서 벌써 2개나 수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진다. 주요 시상식이 마무리되고 나면 대작들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인지도가 확 올라 판매량도 함께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4. 파이널판타지 7 리메이크


게임 역사에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손꼽히는 파이널판타지 7. 무려 15년간 팬들이 리메이크를 외치며 손꼽아 기다리던 작품인 만큼 기대치가 너무 높아 제작사인 스퀘어에닉스조차 처음에는 건드리기 두려워했던 게임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도 원작의 감성을 잘 살렸고, 업그레이드된 사운드와 그래픽은 골수팬은 물론 호기심으로 새로 접하는 유저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그러나 분할 발매에 따른 실망감도 높아 GOTY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전반부는 PS4, 후반부는 PS5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듣고 있다. 온전한 볼륨으로 나왔다면, 라스트 오브 어스의 가장 유력한 대항마가 됐을 작품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만으로도 워낙 뛰어나서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듯 하다.

이 외에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 페르소나5 더 로열 정도가 유력한 후보군에 들어가 있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취향을 타지 않는 준수한 액션성으로 인기가 높지만, 최고가 되기에는 아쉽다는 의견이 많고, 페르소나5 더 로열의 경우는 나열된 후보작 중 가장 높은 메타스코어를 기록했지만, 완전 신작이 아닌 추가 판이 합쳐진 작품이라는 한계가 있다.

어느 작품 하나 완전무결한 극찬을 받고 있지 않은 만큼 어떤 결과가 나와도 논란은 있을 이번 GOTY지만 후보 하나하나의 게임성이 뛰어나 어떤 게임을 즐겨도 큰 실망은 없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2년간 압도적인 작품이 없었던 만큼, 수상작에도 장르적 다양성이 늘어나 보는 즐거움을 더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