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본’ 마감으로 ‘마그네슘’ 그램 겨냥. 레노버 요가 슬림 7i 카본 출시
‘카본’ 마감으로 ‘마그네슘’ 그램 겨냥. 레노버 요가 슬림 7i 카본 출시
  • 김신강
  • 승인 2020.11.1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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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 첫 화이트 노트북을 발표하다

삼중 마감에 9시간 특수 공정으로 변색까지 대비해!




[2020년 11월 17일] - 이제는 그 이름조차도 듣기 지겨워진 코로나19. 전 세계인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는 이 바이러스는 1년 가까이 지속하며 산업의 흥망성쇠를 쥐고 흔드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국내 부동의 1위 여행사 하나투어가 전 직원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오프라인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 뜻밖의 호황을 맞은 분야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는 PC 시장이다.

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컨슈머 PC의 전 세계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스마트폰의 가내 PC 수요를 상당 부분 잠식한 데다가 게이밍 데스크톱을 제외하면 교체 주기가 굉장히 길어져 PC 판매량은 정체기를 겪은 지 오래다. 오죽하면 IBM이 레노버에 PC 사업을 넘겨준 것을 신의 한 수라고 하는 평가도 많지 않았던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재택교육 수요 폭발은 PC 시장의 이례적인 성장을 불러왔다. 특히 노트북은 올해 2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 기간 대비 무려 27% 증가했다. 전 세계적인 재택근무의 급증 현상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우리나라의 노트북 시장은 사실상 LG와 삼성이 양분하고 있다. 브랜드 파워도 중요하지만, AS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의 특성상 외산 브랜드들은 대체로 고전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국내 외산 PC 브랜드 중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지만, 최악의 AS로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레노버가 신제품 ‘요가 슬림 7i 카본’을 들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섰다. AS 요청 시 퀵 서비스가 방문해 픽업 수리를 진행하는 ‘이지케어’를 강조하며 AS 개선을 자신하는 정책도 함께 내놨다.

8년 차 요가 노트북, 카본 두르고 안방 시장 그램 상대로 큰소리

요가 시리즈는 2012년 최초의 360도 회전이 되는 컨버터블 노트북으로 시장에 출시한 이래 씬앤라이트, 디테처블까지 확장해온 레노버의 프리미엄 노트북 라인 브랜드다. 만으로 8년을 맞는 요가 브랜드는 이번엔 아예 카본을 몸에 두르고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우선 신선한 충격은 레노버 최초의 화이트 노트북이라는 점이다. 과거 IBM 시대부터 레노버는 ‘둔탁하지만 든든한 블랙’이 그들의 상징이고 정체성이었다.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씽크패드를 대중화하는 과정에서도, 본체가 얇아지는 과정에서도 절대 버리지 않던 그들의 고집은 요가 슬림 7i 카본에서 확 꺾였다.

이날 신제품 발표를 맡은 레노버 제품 담당 임철재 이사는 “수요조사를 철저히 해본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시장은 화이트 컬러를 적극적으로 원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컬러에 레노버의 내구성과 품질을 더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겠다고 봤다”고 밝혔다.

레노버 스스로 밝힌 것처럼 화이트 컬러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지만, 변색에 대한 우려가 높다. 레노버는 요가 슬림 7i 카본의 경우 3중 마감 소재 페인팅 등 9시간의 특수 공정을 거쳐 오래 사용해도 변색이 되지 않도록 제작했다고 밝혔다.

966g이라는 무게를 강조해 국내 시장 부동의 최강자 LG 그램을 겨냥한 제품임을 숨기지 않았다. 카본 소재 마감을 강조하면서 타사 ‘마그네슘’ 소재 대비 휴대성, 견고함 모두 우위를 점했다고 밝혀 다분히 그램을 의식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신 버전의 노트북답게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까다로운 인텔 evo 인증도 획득했다. 이날 발표에는 인텔코리아 임원이 직접 참석해 축사하면서 양사의 견고한 협력관계를 과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며칠 전 인텔과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애플의 M1 발표가 오버랩되며 인텔의 적극적인 자세가 생경해 보이기도 했다.


요가 슬림 7i 카본은 그간 업무용 PC로 높은 만족도를 보여줬던 레노버 제품답게 기본에 충실하다. 우선 16:10의 화면비로 정확한 A4 사이즈를 보여줘 문서작업에 최적화시켰다. ‘레노버라는 이름이 단점’이라며 악명 높은 AS에 냉소적이던 각종 IT 커뮤니티 분위기도 16:10 화면비에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배터리는 50Wh로 그램보다는 못하지만, 최대 15시간 사용하여 일상 작업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충분한 용량을 보여준다. 15분 충전에 2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효율성을 높였다. 빠른 사용성까지 갖췄다. 제로 터치 로그인 방식은 지문이나 비밀번호가 아닌 얼굴 인식으로 ‘플립 투 부트’를 하는 기능이다.

이제는 기본적인 기능이 됐지만 180도 열려 맞은편 상대에게 화면을 보며 설명할 수 있어 가벼운 미팅에서의 활용도까지 높아졌다. 카본 소재는 우선 수치상으로 만족스러운 개선을 보인다. 레노버는 전 세대 대비 무게는 47% 줄었지만, 내구성은 25% 높였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빛 반사량을 최소화하고 안티 글레어 기능을 도입해 터치스크린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지문 개선도 이뤄냈다.

레노버는 요가 슬림 7i 카본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카페’라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했다. 재택근무가 많고 특히 카페에서 혼자 공부를 하거나 작업을 하는 사람이 많은 한국의 모습을 의식한 듯하다. 재미있는 기능은 ‘거북목 경고창’ 기능인데, 모니터 가까이 몸을 숙여 다가가면 창에 거북목 경고창을 띄워 바른 자세로 작업할 것을 강권하는 기능이었다. 어찌 보면 하등 쓸데없는 기능 같지만, 건강에 민감한 요즘 사용자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질 기능이 될 듯하다.

카페와 같은 공공장소를 의식한 만큼 사생활 보호에도 신경을 많이 쓴 인상이다. 글란스 기능으로 작업 중 뒤에서 다른 사람이 모니터를 훔쳐보면 경고창을 띄워준다. 화장실 등에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면 화면이 블러 처리가 되고 지정한 시간을 지나면 자동으로 잠금 처리까지 된다.

레노버 서비스 이슈 vs 그램 발열 이슈 …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다분히 LG 그램을 의식한 행보와 디자인이기는 하지만 그램의 경우 가벼운 것과는 별개로 발열 이슈가 다른 모든 좋은 점들을 잠식하고 있는 실정이라 레노버에는 절호의 기회임은 분명해 보인다. 레노버 자신도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고객들의 AS 불신을 어떻게 상쇄하느냐가 요가 슬림 7i 카본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업계의 우려와 달리 레노버는 IBM으로부터 PC 산업을 인수한 후 HP까지 꺾으며 1년에 1,930만 대를 파는 세계 1위의 PC 브랜드가 됐다. 전 세계 시장의 24%를 점유하고 있다. 그만큼 제품 자체에 대한 고객의 의심은 없는 편이다. 게다가 투박한 디자인까지 요즘의 트렌드에 맞게 진화시켰다.

이날 함께 발표한 요가 듀엣 7의 경우는 세계 최초로 블루투스 5.0을 지원하는 분리형 키보드 모델을 선보였고, 색상 코드를 바로 인식해 주는 e컬러펜을 기본으로 제공해 주는 등 혁신적인 기능도 함께 보여줘 1위 브랜드다운 행보를 드러냈다.

한국 소비자의 관심은 그런데도 사실상 AS 하나다. “제품 좋은 건 알아. 하지만 레노버잖아?”라는 냉소가 여전한 분위기다. 3년의 보증기간과 찾아가는 서비스를 내세운 이지케어라는 명분은 만들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잃어버린 신뢰를 찾는 데는 그 몇 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요가 슬림 7i 카본은 마치 한국 사용자만을 생각하고 만든 디자인이라는 착각이 들 만큼 야심 차게 만들어졌다.

그런 점에서 이날 발표에서 레노버가 유독 AS를 여러 번 강조한 것이 못내 기대도 된다. 사실 AS와 가격. 레노버가 그동안 갖고 있었던 이 두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해결된다면 발열에 시달리는 LG와 뚜렷한 히트작이 없는 삼성의 강력한 대안이 될 것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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