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라데온 ‘빅 나비’ 지포스 정조준
AMD 라데온 ‘빅 나비’ 지포스 정조준
  • 김현동
  • 승인 2020.10.3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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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라데온 RX6000 시리즈 ‘빅 나비’ 공개

엔비디아 압박 수위 높여 … 지포스 RTX 3080·3090 정조준




[2020년 10월 30일] - AMD가 또 한 번 일냈다. 코드명 ‘빅 나비(Big Navi)’로 불리던 라데온 RX 6000 시리즈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사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새 제품들은 향후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앞날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엔비디아는 RTX 30 시리즈를 통해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점유율 차이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이를 뒤집을 기회를 포착하려면 AMD 역시 RTX 30 시리즈에 준하는 성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일 필요가 있었다.

빅 나비는 일단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실제 언급한 성능이 참인지 거짓인지 여부는 그래픽카드가 시장에 출시된 이후에 확인할 수 있겠지만,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일단 차세대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에 대한 정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제품의 사양과 아키텍처, 라인업 정도이며, 성능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출시 이후 검증이 필요하다.


출시일도 멀지 않았다. 라데온 RX 6800과 RX 6800 XT가 오는 11월 18일 출시되는 것을 시작으로, 라데온 RX 6900 XT가 12월 8일 합류한다. 이후 여건이 된다면 RX 6700 이하 라인업을 출시하면서 빠르게 풀라인업을 구성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엔비디아도 현재 하이엔드 풀라인업을 시작으로 하위 라인업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을 터다. 시간차가 있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또 한 번 즐거운 경쟁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지포스 RTX 3090·3080에 견주는 성능
일단 주목받는 데 성공, 엔비디아 괜찮을까?

빅 나비, 라데온 RX 6000 시리즈는 현재 총 3가지가 공개된 상태다. 라데온 RX 6800·6800 XT·6900 XT 등이다. 이전 세대와 다른 부분을 찾는다면 최상위 라인업(RX 6900 XT)이 합류했다는 점이라 하겠다. 모두 2세대 RDNA(Radeon DNA) 아키텍처가 적용되어 있는데, 하드웨어 기반의 광선추적(레이트레이싱)과 가변 셰이딩(VRS), 메쉬 셰이더 등이 포함된다.

흥미로운 부분은 라이젠 프로세서와의 호흡이다. 3세대 젠(Zen) 아키텍처 한정일 가능성이 큰데,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와 라데온 RX 6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조합하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을 활용해 성능과 전력 소모를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AMD 스마트 메모리 접근(Smart Access Memory)이라 부르고, 그래픽카드에는 인피니티 캐시라는 보조 공간이 적용된다.

추가로 오버클럭 여유(헤드룸)를 더욱 높여 성능을 끌어내는 레이지 모드(Rage Mode)라는 것이 존재했다. 라데온 소프트웨어에서 클릭 한 번으로 구현되는 기능으로 누구나 쉽게 최대한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기존 1세대 RDNA 아키텍처의 장점들은 그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 모든 조합을 활용했을 때, 라데온 RX 6800 XT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낸다는 것이다. 라데온 RX 6900 XT는 이름대로 큰 그래픽 프로세서로 완성됐고, 지포스 RTX 3090에 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격은? 라데온 RX 6800 XT는 649달러로 지포스 RTX 3080 대비 50달러 저렴하며, 지포스 RTX 3090에 대항할 라데온 RX 6900 XT는 999달러로 무려 500달러나 저렴하다. RX 6800은 579달러로 499달러인 지포스 RTX 3070 대비 가격이 높지만, 성능으로 우위를 점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라데온 RX 6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는 동급 지포스 RTX 30 시리즈 그래픽카드 대비 비슷하거나 성능 우위에 있으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RX 6800은 예외인데, 여기에서는 성능으로 차이를 극복하고 있다. 시장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무래도 여기에 있을 듯하다. 엔비디아 또한 고민이 깊을 듯하다. 자신이 있다면 현세대 그래픽카드 가격을 동결하겠지만, 공격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라면 11월 중 가격 조정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라데온 RX 6800·6800 XT·6900 XT
분위기는 좋은데,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라데온 RX 6800·6800 XT·6900 XT에 대한 여론은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근본적인 드라이버와 그래픽카드 완성도를 시작으로, 우려되는 수급 문제 등을 모두 해결해야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지원도 절실하다. RTX를 중심으로 다양한 게임 개발사와 협업하는 엔비디아와 달리 라데온은 무언가를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한방이 부실하다.


하나씩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기존 GCN(Graphics Core Next) 아키텍처 시절에 제공되는 플루이드 모션(Fluid Motion) 기술은 RDNA 아키텍처로 전환하면서 사라졌다. 2세대 RDNA 아키텍처 역시 이 기능은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큰 문제는 아니지만,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는 것은 아쉽다.

매번 지적받는 드라이버는 선결과제요. 제품 완성도 자체를 해결하는 일은 경중을 따질 필요도 없다. 지난 라데온 RX 5000 시리즈는 블랙 스크린 현상이 큰 이슈 중 하나였다. 어느 정도 해결책이 나오고 있는 상태지만, 불편함을 야기하는 일임은 분명하다. 행여나 라데온 RX 6000 시리즈가 지난 과오를 답습한다는 생각 자체만으로도 아찔하다. 연달아 두 번은 곤란하다.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될 이슈다.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와의 궁합이 AMD가 언급한 대로 좋다고 해도 문제다. 다른 조합에서의 성능은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와 라데온 RX 6000은 스마트 메모리 접근을 통해 성능을 높일 수 있는데 비해 타 프로세서는 관련 기능을 제공한다는 언급이 없었다. 인텔 프로세서는 물론이고 라이젠 5000 이전 세대 AMD 프로세서 사용자 모두 라데온을 성능 하나 보고 골랐으나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발생하는 후폭풍은 제법 클 것으로 전망된다.


수급도 문제다. 라데온 RX 6000 시리즈는 TSMC에서 7nm 공정 하에 생산될 예정이다. 프로세서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래픽 프로세서는 더 큰 프로세서(다이) 면적을 갖는다. 그만큼 생산 수율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 수급난도 물론 지적받지만, 후발 주자인 AMD가 수급난을 겪는다면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라이젠 프로세서로 한껏 분위기가 좋은 AMD. 아쉽게도 라데온은 그런 분위기를 타지 못했다. 그나마 라데온 HD 4000~6000 시리즈가 그나마 좋은 시절을 보냈고, RX 5000 시리즈가 그 불씨를 조금 살린 것이 전부다. 그런 면에서 라데온 RX 6000 시리즈는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어 라이젠 프로세서처럼 돌풍을 몰고 올 수 있을까? 이것은 전적으로 AMD에게 달렸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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