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공화국의 그늘 …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
배달앱 공화국의 그늘 …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
  • 김현동
  • 승인 2020.10.0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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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생태계 … 팔아도 수수료에 허덕

순댓국 주문 한 그릇 기본 1만 5,000원. 소비자도 등골이 휜다.




[2020년 10월 07일] - 전화 한 통이면 1시간 내로 배달이 일상화된 2020년 대한민국. 오죽하면 백의민족이 아닌 배달의 민족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오늘날의 우리 내 일상 모습을 대변할까! 외출을 삼가고 실내 생활을 장려하는 코로나 팬더믹 시국을 틈타 배달 규모는 전국구로 성장했는데, 정작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전혀 낭만스럽지 않다. 실상은 오직 ‘갑’의 횡포에 등골 휘는 소상공인만 존재하니 그야말로 다른 대안이 없는 실상에 울며 겨자 먹기로 올라탄 롤러코스터에 제동이 걸리지 않아 한없이 추락하는 형국이다.

밤 6시를 넘어가면서 사람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든 골목을 누비는 배달 기사의 오토바이 소리만 요란하게 들린다. 이 무렵 일찍 주문을 완료한 건이라면 평균 40분에서 피크 시간 주문이면 최대 1시간 30분까지 기다려야 수령할 수 있을 정도로 배달 물량이 많다. 일부 업소는 ‘별도 전화 주문을 받지 않습니다. 주방 인력만 있는 매장입니다.’라며 배달앱 주문을 당부하고 있는데, 최근 수수료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기 시작한 배달앱 사용 거부 운동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형국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모든 서비스가 각종 명목으로 추가되는 수수료 효과에 제대로 몸값을 부풀리고 있다.

업계 점유율 1위 ‘배달의 민족’ 기준 주문이 이뤄질 경우 플랫폼 이용료를 시작으로 신용카드 주문이 이뤄질 경우 카드 수수료가 추가된다. 최근 각종 페이가 경쟁적으로 추가되면서 이 또한 수수료 증가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여기에 주문한 품목을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이른바 배달 기사 운임이 더해지고, 자정이 넘어가면 추가 할증료가 붙는다. 추석 명절 기간에는 500~2,000원까지 비용이 추가되었는데, 평일 9시 기준 1,500~ 2,500원에 불과하던 운임은 최대 5,000원까지 수직으로 상승했고 증가한 비용은 고스란히 사용자와 서비스 가맹점에 전가됐다.

코로나 파국으로 누적되는 고통을 모두가 나누어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목소리와 달리 정작 배달앱은 이때를 틈타 제대로 배를 불리고 있다. 예컨대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에 깔린 배달앱 효과로 과거에 일상에서 흔히 마주했던 전단이 실종됐고 그와 동시에 전화 주문을 거부하는 매장도 하나둘 증가추세다.

동시에 매장마다 보유하던 배달 기사 또한 자취를 감췄는데 그러한 변화에서 돈 냄새를 맡았던지 배달의 민족은 배민 라이더스를 출범하고 배달 시장까지 손에 넣으며 사세를 키웠다. 2~3위 배달 업체가 등장했음에도 배달의 민족 위세에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호소한다. 주문부터 배달까지 전 과정이 배달의 민족이라는 독점 플랫폼으로 전개되면서 각종 부작용도 들리지만 이미 과거 생태계로 회복하기란 더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플랫폼 생태계를 경계하는 건 한번 의존하기 시작하면 다시금 예전으로 돌아가기 힘들며, 이용하는 내내 지불하는 수수료 횡포로부터 절대 벗어날 수 없는 한계가 뚜렷한 탓이다. 배달앱은 우리 내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대표적인 사업 모델로, 배달의 민족 단일 브랜드는 대한민국 소비자 1,100만 명이 이용하며, 연간 8조 원 어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민의 가치를 약 4조 7,000억 원으로 평가했는데, 지난 2010년 김봉진 대표가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시작한 회사를 독일 기업에 매각하던 당시 시장 독점을 우려하며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에 나설 정도로 반대 여론이 격렬했다. 그러한 해명은 슬며시 수수료 인상을 감행하면서 적발되었고 없던 것으로 하기에는 이미 신뢰도가 바닥을 드러난 상황이다. 배달의 민족을 게르만의 민족으로 불리는 건 이 같은 이중적인 태도와 밀접하다.

음식값 절반이 수수료 … 팔아봤자 배를 불리는 건 배달앱

지적이 제기될 때마다 매번 배달의 민족은 배달앱이 더 많은 소상공인의 성장 기회가 되었다고 항변하지만, 실상은 반대다. MBC는 지난 9월 28일 방송을 통해 배민 라이더스를 통해 1만 900원 상당 순댓국 세트를 팔았을 때 해당 매장이 배민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지적했다. 원래 계약대로라면 음식값의 16.5%만 지불하면 되지만, 배달비 2,900원을 추가로 부담하면서 수수료 총액이 4,700원에 달했다.

음식값의 절반에 달하는 43%를 지불한 셈이다. 과다한 수수료 체계임에도 항의할 수 없는 것은 배달 앱의 맹점이 원인이다. 배달비를 회피하는 가게는 검색할 때 맨 뒤에 노출되도록 했기에 소상공인은 배달비를 떠안고 팔 수밖에 없다. 배민의 말 그대로 배달앱으로 인해 매출이 발생한 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장사하는 것임에도 배민은 매출이 늘어났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처음은 아니다. MBC는 이 보다 앞선 7월에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는데, 당시에는 배달비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점주가 배달비 2,900원을 모두 떠안아야 상단이 노출되는 시스템을 지적한 바 있다. 방송이 나간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가격 인상까지 배민이 앞장선 정황이 추가로 보도되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게르만의 민족은 배달앱으로 장악한 시장에서 통 큰 갑질을 제대로 점주를 상대로 시전함이 발각됐다. MBC는 8,500원에 닭강정 세트를 팔던 점주가 가격을 1만 2,500원으로 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배달 죽어라 한 라이더스 구김살 펴지지 않아

요즘 시국에 더욱이 귀한 몸 대우받는 배달 기사의 처우는 개선되었을까? 의구심에 대해 배달노동자단체 라이더유니온은 발끈한다. 박정훈 위원장은 배달비가 10년째 건당 3,000원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했다. 합당한 수준으로 인상이 이뤄지지 않기에 신호 위반, 과속, 중앙선 침범 등의 생명을 걸면서까지 배달을 감행하는 거라고.

배달은 건수가 곧 수당이기에 한 건이라도 빠르게 배송을 끝내기 위한 경쟁 논리에 무방비로 노출돼 배달 기사가 희생양으로 전락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배달의 민족 주장만 따지면 수수료는 이보다 많다. 지난해 하반기 배민라이더스가 받은 배달 1건당 평균 수수료는 4,342원에 달한다. 사용자가 낸 평균 배달료 3,214원에 프로모션 등을 이유로 1,000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그러한 결과 연평균 약 4,800만 원, 상위 10%는 7,500만 원을 벌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심각한 맹점이 있다. 배민라이더스만 해도 식대, 기름값ㆍ보험료ㆍ바이크 임대료를 배달 기사가 자비로 부담하는 구조다. 일하기 위한다면 월평균 40~50만 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지출을 뺀 나머지 비용을 수입으로 따져야 하니 죽어라고 배달을 하면 월평균 300만 원 가량의 수입을 가져갈 수 있다. 주장하는 평균 4,800만 원과는 간극이 크다.

억울하다. 항변 ‘우아한형제들’ … 대부분 원천사에 전달

위에서 나열한 내용만 들으면 그야말로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는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면서 배를 불린 몹쓸 기업이다. 하지만 항변을 들으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지난 9월 초 밝힌 내용은 “배달의 민족(배민라이더스 포함)이 평균 2.8% 외부결제 수수료를 받는 것은 맞지만, 이 수수료 대부분은 PG사와 카드사와 같은 원천사에 전달된다”고 해명했다.

즉 배달의 민족은 2차 PG사에 불과하기에 1차 PG사에 결제 수수료를 전달하는 것을 과다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한다. 이어 정산 후 남은 금액은 운영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15일에는 배달비에 관해 설명했다. ‘배달 주문 앱과 배달 대행은 별개’로 선을 그었고, 배민이 자체 라이더스나 커넥터로 소화하는 비중은 전체 주문의 3~5%에 불과하다고. 나머지 주문은 점주가 계약한 배달대행업체배달원이 수행하며 이때의 비용은 우아한형제와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을 얼마로 정할지는 점주가 결정하고 배민은 여기에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단다.

서울과 수도권 배민라이더스 배달비는 ▲500m 이내는 3,000원 ▲500m~1.5㎞ 3,500원 ▲1.5㎞ 초과 시 500m당 500원씩 할증. 도보로 배달하는 배민커넥터 배달비는 ▲500m 이하가 2,900원 ▲500m 초과 시 100m당 100원 할증된다. 배달비는 업주가 지불할 금액을 먼저 정하고 남은 나머지 금액을 소비자가 내게 된다. 배민도 일부 비용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점심과 저녁 피크타임이나 폭우 등 악천후로 활동 가능한 배달원 수가 줄고 주문량이 증가할 경우 추가 비용을 제시해 수입을 보전하는 경우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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