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도 등 돌린 X 세대, 생존 벼랑 끝 위기
세상도 등 돌린 X 세대, 생존 벼랑 끝 위기
  • 김현동
  • 승인 2020.09.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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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에게만 유독 매서운 사회

발버둥 치며 한계, 자력 생존해라 굽쇼?




[2020년 09월 22일] -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독자생존이 당연시된 일명 낀 세대. 동시에 제대로 된 혜택 한 번이 주어지지 않던 혹독한 세대. 생존이라는 본능 앞에서 살고자 하면 뛰는 것을 강요받았던 세대. 그러한 이유로 튀어야 주목받을 수 있었고, 버텨야 밀려나지 않았으며, 조직에서는 희석되어야 생존할 수 있었기에 사원부터 과장에 오르기까지 비굴함이 필수품 목록에 올랐다. 종국에는 X세대도 아버지 세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존심을 급여로 바꾼 건 아니라고 항변한다. 평생직장이라는 키워드 실종을 30대 중반에 ‘권고사직’으로 경험한 세대이며, IMF로 직장에서 내몰리던 아버지 모습을 접하며 자라온 세대이기에 애초에 직장이 아닌 직업으로 방향 전환을 했건만 세상은 그러한 모습은 ‘이기’ 또는 ‘조직 부적응자’라는 꼬리표로 평가절하했다.

이러한 모습을 상대로 언론은 하나 같이 이들 세대의 개성은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풍요와 쇠락이라는 두 가지 분모로 비견되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 변화 속에서 성장한 세대이기에 반항과 이기 동시에 공존이라는 면모를 동시에 지닌 덕에 항시 변혁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다. 물론 X세대는 매번 거부했다.

그와 같은 약발은 언론이 만든 그럴싸한 허상에 불과했기에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전망이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세대로 불리는 건 단 한 번도 챙김을 받아보지 못한 세대의 숙명이 그래왔던 탓이다. 나이로는 1970년대생·90년대 학번이던 이들을 사회는 X세대로 정의했고, 불혹을 넘긴 지금에는 청년과 장년을 잇는 가교로만 주목할 뿐 여전히 외면 대상이다..

제대로 조명하려는 시도는 한 번도 없다.

2020년. 회사에서는 가장 만만한 연식이기에 매번 정리해고 1위로 오르고, 경제 발전의 척추라며 겉으로는 추켜세우지만 들인 노력에 비해 짠 대우가 만연했던 X세대. 그럴 때마다 누군가는 조직을 위해 희생을 해야 한답시며 매번 방패막이로 내걸었다. 과거에는 젊은 혈기에 버텨왔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쳐도 그러한 약발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건 그들 세대가 저물고 있다는 신호다.

X세대도 세월을 탔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훌쩍 증가한 나이 앞에서 버틸 재간이 없던 건 그들 세대라고 다르지 않다. 조직이라는 터울에서 벗어나 마주한 세상 풍파는 유달리 매섭게 내쳤다. 생업이라는 생존 위기 앞에서 길바닥에 내몰려 찾아간 창업이라는 첫 번째 관문조차 청년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되는 고충이 반긴다. 간신히 창업 문턱을 넘었어도 안심할 게 못 된다.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19로 곧바로 폐업수순. 권리금과 보증금이라는 생돈만 허공에 날리고 피눈물을 흘려도 세상은 청년이 아니라며 가차 없이 등을 돌렸다.

안될 놈은 뭘 해도 안 된다고. 챙김을 받아본 기억이 없던 세대에게 모진 시련은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연타로 터져도 괜찮을 수는 없다. 그야말로 운도 지지리 없고 가정을 책임져야 할 가장이라면 당장 한 푼이 아쉬울 때니 젊은 시절에는 청춘을 담보로 뛰었다면, 중년이 되어서는 이제 마지막 남은 생명을 담보로 험한 길로 나서는 것이 X세대의 운명이다. 애절한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누군가의 기억에 남기라도 하겠건만 그조차도 아닌 세대는 한때 서태지와 아이들에 열광하던 청춘으로만 반짝 기록되어 술안줏거리로 거론되는 게 전부다.

외면 X세대, 혜택 본 소수에 밀려 다수 피눈물

조직에서 X세대는 실세다. 평균이 과장, 빠르다면 차장 그리고 이사까지 모든 라인에 등극하고 큰소리치는 세대로 등극했다. 힘 좀 쓰는 부서에 X세대를 마주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들 세대의 평균 연령을 따지면 49.5세. IMF 이전에 공직 또는 기업에 안착해 온갖 수혜는 다 누렸고 이후에도 큰 어려움 없이 자리보전한 꿀빤 대상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들이 상징으로 오른다. 공직에서는 실세이며, 언론 또한 힘 좀 쓰는 세대로 분류했기에 실제 X세대가 누리는 소외감을 이들 실세를 통해 투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세상에서 소외되었다고 주장하는 X세대 목소리와는 정면으로 대치되는 건 40대 초중반을 따져보라는 지적이다. 이들 연령대의 애환은 언론도 정부도, 사회도 외면하다. 그러며 X세대는 풍족하다는 논리만 반복한다.

케이팝의 큰 손인 박진영과 방탄소년단을 키운 방시혁을 X세대의 상징으로 지적하는 이도 있다. IT라는 근간을 일으켜 세운 기업 수장 다수도 X세대가 포진해 있다. 마찬가지다. 그들이 X세대의 본질이라고 풀이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 IMF 이후 저성장 기조에 사회에 올라타고, 그 무렵 기업의 논리 앞에서 추풍낙엽처럼 내몰리던 현실을 마주하며 지금의 현실에서 버텨온 X세대는 정작 그들 스타가 누린 기회도 여건도 주어지지 않았기에 그곳에서 선망받는 X세대는 모두가 꿈꿔온 허상이다. 과거 언론이 포장하려 했던 허상의 현실판 말이다.

오늘날 낀 세대는 벼랑 끝에서 섰다. ‘꼰대’ 소리 듣기 싫어 후배를 나무라지 못하고, 선배에게는 마냥 굽쇼 하는 후배로 야근이 일상화다. 이러한 모습을 누군가는 천사 증후군이라고 했건만 이 자리에서 살아남고자 체득한 결과가 그러했다. 아랫사람 하나 간수 못 한다는 지적에 속앓이하느니 차라리 직접 팔을 걷어 올린 결과다. 청년 세대가 하는 모습을 똑같이 했다가는 혹은 목소리를 냈다가는 책상 빠지는 건 시간문제인 목숨이라는 것도 행동거지를 소극적으로 만든 배경이다.

X세대는 이제 생존 벼랑 끝에 내몰렸다. IMF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다 경험하는 사이 사회는 외면하고 정부는 청년과 여성, 노년 표만 의식하며 매번 선심성 정책만 남발했다. 이 과정에도 묵묵히 옳다 여겼던 방향을 추종했지만 뒤늦게 깨달은 건 ‘잡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뼈 때리는 교훈. 정부가 그랬고 정책이 그러했고 사회가 당연히 여긴 대가는 충분히 보상받아도 될 건 세대의 분노 게이지를 높였다. 그러한 소원함은 X세대(1970년대생)가 다시금 항거할 것을 선택 아닌 숙명으로 받아들이길 귀뜸한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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