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반 타의적 비대면 일상 6개월
[편집국에서] 반 타의적 비대면 일상 6개월
  • 김현동
  • 승인 2020.09.1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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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코앞 용산, 활기는 없다.

쏠림현상 심화. 대형몰 중심 연일 성수기




[2020년 09월 18일] - 요즘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또 내일이 다를 것 같기에, 별 볼일 없이 사는 게 그리 어렵더라. 3월부터 시작한 코로나 팬더믹에 기업 사장님은 매달 나가야 하는 급여를 걱정하고, 직장인은 불확실한 앞길에 생활비를 걱정하며, 자영업자는 수익이 바닥을 드러내는 와중에 월세라도 벌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모두가 '돈'의 노예로 전락한 삶을 그동안 알고도 외면했던 대가를 뒤늦게 치르는 느낌이다.

경고는 무수히 들렸지만, 그때마다 희망 고문처럼 달라질거야를 주문하며 한세월을 보내고 또 보낸 결과 2020년의 한 시대 기록에는 절망이 가득할 것 같다.

매일 나가는 용산 현장에도 근심만 가득하다. 상반기에는 유례없는 매출을 달성한 판매점을 향해 들렸던 소리라면 하반기 판매분을 미리 끌어와 판매한 것이다였다. 호황을 누렸다고 표현하는 매스컴이 등장할 정도로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판매량이 부쩍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대비 못 한 변수가 있었으니 수요보다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현실이다.

열심히 팔고 충분히 실탄을 비축해둘 정도가 되었다면 한 철 장사로도 배를 불릴 수 있었겠지만, 현실은 전체 판매량이 늘었을 뿐 각 판매점의 판매량은 총 기간을 합산하면 살짝 오른 정도란다. 추석을 앞둔 이 시기까지 별반 다르지 않은 분위기에서 희망 고문에 견뎌보는데.

그 와중에도 컴퓨존을 비롯한 몇몇 대형 판매점을 중심으로 연일 성수기 부럽지 않다는 말이 들리는데, 수량만 일 기준 900~ 1,000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건 전체 시장 물량의 쏠림 현상이 코로나 텐더믹을 시점으로 더욱 심화하였다는 방증. 다수가 외마디 비명도 못 내고 쓰러져 갈 때 선택받은 소수가 조용히 재미를 보며 환호성 지르고 있었다는 거다.

이처럼 속이 타는 일정에 가만히 있어도 초침은 흘러가니 어느덧 무더운 여름을 넘겨 이제 9월 말이 코 앞이니 별 볼 일 없는 일상은 왜 이리도 빠르게 흘러가던지 이조차도 할 말을 잃게 한다. 다들 여름 휴가도 제대로 못 가고 예정된 추석까지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어둡다. 용산 유진약국 사거리에서 늘 마주하든 북적이든 모습도 전과 다르게 위축된 모습이다.

2.5단계에서 간신히 2단계가 되었건만 여전히 하루 150명에 달하는 확진자는 증가세라니 어디서 감염이 된 건지 누가 감염된 건지 당장 주변의 누가 숙주가 될지 알 수도 없다는 말 그대로가 정답이다. 덕분에 밥을 먹어도 상대방을 의식하고 차를 한잔 마셔도 마스크를 쓸까 말까를 고민하며 만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게 익숙하다.

그러하던 것이 초반이었다면 이제는 팔꿈치로 인사하며 서로의 안녕을 걱정한다. "힘드시죠. 우리 함께 힘내요"라는 무언의 메시지다. 이마저도 힘든 시기 잘 버텨서 내년에는 웃어봅시다. 라는 의미가 담겨있을 게지만 버틸 여력도 다들 바닥을 드러낸 상태이니 안부조차도 근심이 가득하다.

IT의 메카로 주목받던 용산 바닥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거래가 성사되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던 현장이었는데, 그것에 제동이 걸렸으니 제대로 되는 것도 새로운 거래쳐 확보도, 판매량 증대 모색까지 올 스톱 상태 아니겠는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자칭 전문가랍시고 목에 힘주는 작자의 공통된 목소리가 ‘부정 일색’이기에 그조차도 어둡다. 웃으며 희망을 꿈꾸는 날이 언제쯤 우리 곁으로 돌아올까?

하긴 그러한 날이 과거에도 없긴 매한가지긴 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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