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테크노마트 핸드폰 사기, 2년 사용하면 1년은 공짜?
신도림테크노마트 핸드폰 사기, 2년 사용하면 1년은 공짜?
  • 김현동
  • 승인 2020.09.02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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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사용하면 1년은 공짜, 상술이 기막혀!

[르포] 신도림테크노마트 핸드폰 사기 현장을 가다.




[2020년 09월 02일] - "예전에 이곳에서 구매했어요. 계약서 보면 할인 금액도 적혀 있잖아요. 너무 이상해서 계산해보니 통신사에서 할인해주는 금액을 대리점에서 할인해줬다고 설명해준 거에요. 따지고 보면 제값 다 주고 구매한 거잖아요. 전화로 했을 때 착오인 것 같다며 현금으로 20만 원 입금해 줬는데 그래도 비싼 거에요. 따지려고 왔더니 대리점이 없네요."

2년 전 신도림테크노마트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구매했다고 말하는 피해자와 현장으로 향했다.

잠시 후 등장한 관계자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하소연을 시작으로 같은 이유로 방문하는 피해자가 요즘 들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건에 대해서는 우리가 관여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 없지만, 예전에 이곳에서 구매했다고 하니 통신사 변경 조건을 이유로 2년 사용하면 1년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게 조치해주겠다며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

계약서를 꼼꼼히 따진 결과 혜택이라고 할 것이 없어 취재진은 가입하지 말 것을 귀뜸했다. 석연치 않은 마음에 해당 조건을 가지고 바로 뒤 대리점에 문의한바 문의하신 곳은 명의는 다른데 판매 방식은 예전과 같다고 귀띔했다. 2년 전에 가입했던 사용자가 2년이 지나 사기라는 것을 알고 방문하고 있지만, 대리점 이름이 달라져 항의할 수가 없다고. 수상한 생각이 들어 돌아보니 그제야 대리점 기둥에는 주의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된 상태였다.

스마트폰 구매자에게 신도림테크노마크는 성지로 통한다. 갤럭시 S20을 비롯해 최신 스마트폰을 가장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창구에 모두가 동의한다. 신도림이 핸드폰 성지로 이름을 올린 것은 과거 용산 등지에 모여 있던 핸드폰 판매업자가 개발로 밀려나면서 신도림으로 대거 상권을 형성하면서부터다.

중고나라, 카페, 커뮤니티를 통해 새벽에 할인 정보를 올리고 깜짝 판매하거나 버스폰 정보를 공유하며 판매 활동을 이어가는 행위 상당수가 신도림을 본거지로 시작됐다. 워낙 많은 대리점이 판매 활동에 나서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일부 대리점을 중심으로 2년 가입 기간을 악용한 임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익명을 요구한 신도림 판매 업자는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끼리는 해당 업체가 눈속임 판매를 하고 있다는 내용을 알고 있으나 그렇다고 우리가 나서 신고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2~3년 전에 가입한 피해자가 인제야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나 당시 판매했던 당사자도 아르바이트였을 건데 여기에 수년간 있을 리 없다."고 설명했다.

계속 반복하는 피해, 이통사는 아몰랑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더니 '상담하고 가세요'를 여기저기서 제안했다. 원하는 제품은 다 준비했으나 물어보라는 말은 한동안 계속됐다. 판매자는 계산기를 끼고 손님과 상담을 이어간다. 이통사에서 지급하는 보조금 외에 비정상적인 혜택을 내세우는데, 보통 판매 수당 일부를 판매 장려 용도로 유용하는 형태다. 즉 가입이 성사된 후 일정 기한 동안 대리점이 받을 수 있는 비용 중 일부가 현장에서 쓰인다.

손님이 근처에 오면 계산기부터 들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계산기는 손님과 상담하는 중에 대리점에 지금 가능한 금액을 안내하는 용도에 쓰인다. 단속을 피해 녹취 혹은 다른 대리점이 듣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신도림에서 핸드폰을 판매하는 모든 대리점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부 판매점을 제외하면 규정을 지키는 것이 바보로 통할 정도라고.

문제가 된 대리점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면 바로 위치해 목 좋은 곳으로 통했다. 2년 전 지켜봤을 때 손님 상당수는 뽐뿌나 커뮤니티, 중고나라에서 새벽에 반짝 등장하는 정보방에서 정보를 접하고 찾아온 이들이 상당수였다. 다른 매장은 한산해도 유독 시끌벅적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동시에 하나 같이 명함을 내밀었는데 검정 배경에 돼지가 금박으로 찍혀진 명함에는 상호가 적혀 있었다.

구매하고 2년이 지나 방문하면 1년간은 공짜로 준다는 말에 구매자 대부분이 덥석 믿으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그리고 3년 차로 거듭하는 인제야 당시에 가입한 사용자가 이상함을 느끼고 찾아오는 발길이 늘고 있다. 당시 판매점이 있던 자리에는 바로 1년 전인 19년에 판매 법규 위반했음을 알리는 경고문이 기둥에 조그마하게 붙어있었다.


상호가 달라져 다른 대리점으로 보였으나, 상담해본 바는 판매하는 방식은 2년 전과 조금도 달라진 게 없었다. 취재진이 접근해 상담받은 결과 대리점은 통신사가 공식적으로 지급하는 할인율 까지 대리점만 개별로 지급한다는 식으로 포장했으며, 포인트라는 명목으로 선 결재를 요구했다. 2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포인트를 환급해준다며 이득이라고 꼬드겼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조건이 기존과 다를게 없다고 되묻자 대리점 관계자는 그러시면 우리가 더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라며 자리를 떴다.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해당 대리점을 고발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수소문 해본바 일부 사용자가 대리점을 상대로 고발 조치를 했기에 벽에 안내문이 붙었음을 알게 됐다. 피해자가 속출해야만 사법 당국이 나설 수 있다는 논리에 허탈한 웃음만 터졌다.

전혀 다른 대리점? 이상한 판매 지속

핸드폰은 한번 구매하면 최소 2년 이상은 유지하는 품목이다. 그렇다 보니 피해자 상당수는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을 모르고 2년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리점은 2년을 사용한 이후에서야 1년을 포인트 형식으로 차감해준다고 설명한 상태이지만 2년이 지나 해당 포인트를 받고자 가입했던 대리점을 찾아가면 당시 대리점은 문을 닫은 상태다.

하지만 대리점만 없을 뿐 판매는 똑같은 형태로 이뤄지기에 피해자가 보상을 요구하던 과정에 또 다른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적잖다. 이통사가 내세운 2년이 공식이기에 2년을 의무로, 여기에 계약 종료 후 1년간은 대리점에서 추가 혜택을 지급한다고 안내하면서 당장 눈가림으로 2년여의 의심 가능성을 연장한 상황. 상당수 피해자가 이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재차 가입 동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설명서를 꼼꼼히 보는 소수 피해자만 보상안이 기존 피해 내용과 같다는 것을 눈치채고 거부하지만, 복잡한 할인율을 내세워 호도하는 상술에 많은 구매자가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 사실상 이통사가 강력한 계도 활동을 벌이지 않는 한 피해자가 2차 3차 손해를 입을 확률이 높다. 최근 갤럭시 S20 이후 후속 모델이 시장에 풀리면서 이통사는 보조금을 유례없이 축소한 상태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대리점은 포인트라는 명목으로 사용자에게 싸게 구매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정신을 차려도 원래부터 복잡한 이통사 할인율 앞에서는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구매자의 어리석음에 기인한 피해가 아닌 애초에 이통사가 제대로 관리 못 한 허점을 악용한 대리점의 교묘한 상술이 근본 원인이다.

2년 전에 구매해 억울함을 호소한 피해자는 취재진과 동행해 해당 대리점에 따졌음에도 당시 대리점은 문을 닫았고 자기들은 상관없다며 보상을 거부했고, 법이 보장하지 않는 2+1을 선심 쓰듯 내밀었다. 결국 다른 대리점으로 발길을 옮기자 그곳 대리점 직원은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유독 증가했다며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파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쉬쉬하고 있다고 사용자 주의를 당부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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