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시소닉? 80PLUS 파워 시장 A12로 흔들다
‘만만한’ 시소닉? 80PLUS 파워 시장 A12로 흔들다
  • 김현동
  • 승인 2020.08.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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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닉 쓰고 싶은데, 비싸? 그래서 나왔다.

[써보니] 몸값 낮춘 시소닉 A12 500·600·700W




[2020년 08월 07일] - 전원공급장치에서 오차율이 왜 중요하냐고? 많은 이들이 가볍게 넘기는 수치인데, 굉장히 중요하다. 혈압으로 비유를 해보자. 심장에서 뿜어낸 피가 힘차게 신체 구석까지 퍼지는데, 원래 속도보다 느리면 저혈압, 빠르면 고혈압이라 한다. 피만 흐르면 되지 속도가 뭐 그리 중요하다? 여길 수 있다만 그 속도가 빨라도 안되고 느려도 문제가 되니 약까지 맥여가며 관리하는 것 아니겠는가! 빠르면 터질 수가 있고 느리면 멈춰버릴 가능성 때문인데,

이를 전원공급장치에 대입하면 생기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과하면 타버리고, 부족하면 느려지는 치명적인 부작용이란다. 오차율을 그래서 관심을 두고 봐야 한다. 공급하는 전압이 균일한 품질을 얼마나 제대로 유지하는가를 판가름하는 잣대다. 예컨대 오실로스코프로 측정했을 때 파도치듯 요동치는 것을 보고 “이야~ 살아있네~” 이럴까 봐 노파심에 말하지만, 행여 그러한 호기심이 1이라도 생긴다면 곤란하다. 움직이는 모습이 명쾌할수록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시라. 전압은 출렁이는 간극이 크면 클수록 그건 몹쓸 쓰레기다.

반대로 폭이 잔잔한 형태를 연상시킨다면 그 제품이 진정 우수하다고 여길 수 있다. 익히 들었기에 알만한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시소닉, 에너맥스, 세븐팀, 안텍, 델타 정도가 꼽히는데, 이 중에서도 단연 갑으로 분류하는 브랜드에 시소닉은 담당히 1위를 차지한다. 0.1%가 되지 않는 불량률은 이미 글로벌 기준으로도 엄지 척 내밀게 했고 인텔이 새로운 플랫폼을 정립하고 전원 규격을 결정할 당시에 함께 구성원으로 목소리 내는 브랜드 또한 시소닉이 유일하다.

전원공급장치의 표준을 정립하던 브랜드가 만든 제품이기에 이미 품질은 검증이 구차할 정도로 인정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오직 단 한 가지 걸림돌이 존재했으니 바로 ‘가격’이다. 몸값 비싸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시소닉은 결코 저렴할 수 없던 브랜드다. 그렇다고 품질 우선주의 탓에 불거진 에피소드에 무작정 이해를 구하는 것이 능사가 될 수 없다. 파워는 모든 PC에 사용되는 필수 장비인 만큼 시소닉의 높은 콧대를 스스로 내리지 않는 한 국민 파워가 되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우리 시소닉이 달라졌어요. 시소닉이 왜 이렇게 싸?

그러한 분위기에 마침표를 찍으려 했을까? 시소닉 역사를 통틀어 처음으로 몸값을 스스로 낮추는 이변이 발생했다.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잘 팔리던 시소닉이 내린 결단에 춤을 출 대상은 군침만 삼키며 시소닉 사용을 먼 훗날로 기약했던 일명 빈곤한 이들이다. 지금 코로나19 팬더믹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시소닉의 결단은 신의 한 수라 평가받는다. 모두가 주머니를 닫는 이 시국에 전원공급장치는 필요 의지에 상관없이 어차피 PC가 구동하는 조건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장비.

그렇다고 시소닉의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닌 구도에서 가격을 낮추지 않았더라면 여타 제품에 곁눈질 할 가능성은 적잖았다. 시소닉 본사 입장에서는 그러한 실상까지 파악이 쉽지 않았을 터. 시소닉 공식 수입원 맥스엘리트가 현실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나올 수 없던 제품이 바로 A12 모델이다.

그 점에서 이 제품의 탄생 비화가 범상치 않다. 제안, 기획, 아이디어 모든 태동이 한국에서 시작했고 여러 차례 찍어낸 제안을 받아 건너 대만 본사가 받아들이면서 제품화까지 일사천리가 아닌 아주 오랜 세월을 거듭해 이뤄졌다. 단가를 낮추려다 보니 일부 제품은 개별 부품이던 것에서 일체형으로 변경된 것도 있다. 그렇다고 품질을 낮췄다는 시선은 곤란하다. 맥스엘리트는 A12 기획 단계에서 가격을 이유로 품질이 낮아지는 것은 각별히 경계했고 시소닉 본사에도 이 점을 명확히 했다.

“우리는 시소닉 품질 그대로를 원하는 것이지, 시소닉의 탈을 쓴 저렴한 파워를 제조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맥스엘리트가 절대 양보하지 않은 행간 메시지다. 그렇게 품질 관리를 첫 번째로 꼽았건만 정작 A12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의심의 눈초리는 끊이지 않았다. 단 한 번도 저렴할 수 없던 브랜드가 하루아침에 저렴함을 선언하고 이 땅에 등장했으니 충분히 예상했던 바라고. 품질이 어쩌고 가격이 저쩌고를 떠나 애초에 그릇된 시선에 뿌리를 둔 루머는 자칫 제품 이미지 변질을 초래할 수 있었기에 맥스엘리트는 논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했다. 그렇게 나온 시소닉 A12에 관해 바로 잡아야 할 논란은 두 가지로 일축된다.


《 A12는 시소닉 생산이 아니라서 품질이 나쁘다? 》

“글로벌 시장 기준 비단 시소닉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생산 현장에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파워서플라이 또한 생산이 밀려있는 터라 시소닉 공장은 지금 이 시각에도 풀로 돌아가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보급형 제품에 라인을 내어 주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생산을 외주로 돌려 다른 공장에서 만들고 있을 뿐 시소닉 자체 설계와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지는 상황에서 생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 85도 커패시터 사용으로 수명이 짧을 것이다? 》

“파워 입력부에 있는 메인 커패시터는 85도 제품과 105도 제품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고급 상위 제품은 대부분이 105도 제품을 사용하지만, 보급형 제품에는 85도를 사용하는 제품과 105도를 사용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여기서 85도 제품을 쓴다고 좋지 않은 제품인가 하는 생각을 많은 유저가 토로합니다. 물론 당연히 105도 제품이 더 좋은 것은 맞지만 85도 제품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표준 사양이지 규격 미달은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커패시터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품질이기에 고급 파워서플라이의 경우 일본산 커패시터 사용을 강조하여 홍보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대만산 커패시터인 TEAPO社 제품은 많은 제조사가 사용하는 검증된 제품으로 시소닉 A12 시리즈에도 TEAPO 85도 제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A12 시리즈의 베이스가 된 상위 모델인 S12 시리즈와 구분을 두기 위한 목적이기는 하나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임을 알려드립니다. 105도 커패시터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것은 맞지만 오버 스펙일 뿐 85도 커패시터로도 충분히 오랜 수명을 가지고 있으며 커패시터보다 다른 문제로 파워의 수명이 다하는 경우가 절대다수입니다. 입력부 커패시터는 85도 제품이 사용되었지만 중요한 출력부 쪽 커패시터는 당연히 105도 제품이 사용되고 있답니다.”


요약하자면 시소닉 혈통인 A12에 흐르는 피는 시소닉의 DNA가 담겨 있고, 가격을 낮췄다는 이유로 품질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 물론 제조 라인을 외주로 빌린 상황이라 자칫 사생아 성격을 연상시킬 수 있지만, 이 또한 상황이 상황인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설명을 했음에도 A12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보내는 이라면 다음 한 문장으로 일갈한다. “꼬우면 플래티넘 써? 그것은 비싸서 쓰지도 못하면서 뭘 그리 구질구질하게 뒤에서 헛소리야”

한치의 의구심도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여지가 있어 측정한 결과도 A12 품질에 대해서도 더는 의심할 싹을 잘라냈다. 애초에 가격만 저렴할 뿐 ‘시소닉’ 기술로 시소닉 QC를 거쳐 시소닉이 선보인 파워 A12. 파워가 뭐가 달라? 는 반응이 정상이다. 애초에 파워는 제대로 만들었어야 할 제품임에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일명 묻지 마 파워라 불리는 규격 미달 제품은 코로나19 팬더믹 사건을 틈타 파격가라는 탈을 쓰고 시장으로 스며드는 추세다.

사용자가 당장 문제를 파악할 길은 없다. 잘 동작하던 제품이 어느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변화가 발생하는 그 시점이 되면 단지 전원공급장치 한 종만 세상과 작별을 고하는 것이 아닌 연관된 부품 일체가 줄줄이 사탕처럼 녹다운을 선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으니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하드웨어는 살릴 수 있다고 해도 데이터 회생 확률은 그 누구도 높다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실상이다.


컴퓨팅 환경에서 엔트리 등급이 될 500W를 시작으로 메인 스트림 등급인 600W. 그리고 하이 퍼포먼스 등급의 700W 3종으로 구성된 제품은 비록 보급기 시장을 노린 시소닉이지만 본질은 시소닉이 그간 답습했던 디테일과 견고함 마지막으로 정확성 모두를 하나의 제품에 그대로 녹아냈다. 테스트 결과 또한 이의 예상에 적중했는데, 단연 돋보이는 모델은 700W. 품질은 브론즈를 충족하는 것이 왠지 수상한 스멜이 풍긴다. 실제 이 제품 외국에서는 브론드 등급으로 팔리는 제품이라는 데, 한국에서만 80플러스의 탈을 쓰고 팔리는 웃픈 에피소드가 사용자 입장에서 그저 달가울 뿐이다.

전압 변동률은 0.1V 미만이다. 시소닉 파워가 고가임에도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한 시소닉이 A12로 만만한 몸값을 아예 들고 나왔으니 저렴한 가격에 고가 파워를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다는 것. 파워라는 제품의 핵심이 전력 안정성이라면 이미 합격점이요. 충분한 케이블 여유까지 담보했으니 걱정되는 것은 이런 상황이면 시소닉 고가 모델은? 팀킬 가능성이지만 애초에 노리던 시장이 달랐으니 기우라 보면 되겠다. 시소닉 공식수입원 맥스엘리트가 작심하고 시장에 거물하나 투척한 셈이다.

시소닉이 만든 보급기, 역시 달랐다.

시소닉이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하지 못했다. 가격이 부담되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지인의 뭐하러 그렇게 비싼 파워를 쓰냐는 핀잔도 싫었다. 많은 이가 마음속에 한 번은 간직했던 브랜드를 이와 같은 사연으로 내쫓는다. 분명 품질은 좋지만, 구매하기에는 좋지 않은 브랜드가 드디어 선택지를 제시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분명 달라진 부품은 있다. 금형도 단가 절감을 위해 일부 변경됐다. 그렇게 절약한 갭을 사용자에게 돌려주고자 실제 제품 가격 인하를 선언했다. A12는 시소닉이 선보인 유례없던 첫 보급형 전원공급장치다.

모든 PC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필수 장비이면서 동시에 당장은 고장 나지 않는 제품. 그러하기에 중요성을 백날 강조해봐야 설득력이 통하지 못했던 장비의 비운은 ‘아차’하는 한순간에 뇌리를 스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지난날의 행동이 과오였음을 알게 한다. 물론 시간이 많고 여유가 되고 그깟 PC 한 대쯤이야 라는 여력도 뒷받침된다면 애초에 시소닉을 사용했을 거다. 항시 그렇지만 최악의 사건은 늘 먹이사슬 제일 아래 단계에 위치한 이의 몫이다. 우리는 그렇게 많은 데이터를 떠나보냈고 다시 살릴 수 없음에 새로운 데이터로 공허한 심정을 채워나갔다.


더는 그럴 필요 없음에 귀띔 하는 시소닉 A12. 고급형 파워는 원래 씨소닉 이었건만 이제는 보급형 파워도 시소닉의 시대라는 데 이견이 없도록 마침표를 찍었다. 완성도가 좋으니 그에 부수적인 요건 ‘품질, 부품, 설계’라는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졌다. 단호하게 정리하자면 보급형 파워에서 우리는 시소닉을 외칠 수 있는 상황. 물론 시중에는 많은 파워가 팔리고 그 모든 제품이 몹쓸 제품이라는 의도는 아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중에서도 검증된 제품이라면 오랜 시간 사용자의 선택을 받아온 제품 일부에 불과하고 그 외는 단지 ‘가격’ 외에는 볼품 없다는 현실. PC의 심장이 제대로 뛰기를 원하는 것인지? 혹은 적당히 뛰다가 멈춰도 되는 것을 바라는 것인지? 결단은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몫이다.

그 점에서 멈추지 않고 제대로 뛰는 심장이 필요하다면 ‘시소닉 A12’가 합격점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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