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쉘프 계보를 잇다. F&D R27BT 블루투스 스피커
북쉘프 계보를 잇다. F&D R27BT 블루투스 스피커
  • 김현동
  • 승인 2020.07.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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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5.0에 옵티컬 단자, 이건 시네마용인데?

[써보니] 2채널 블루투스 스피커, F&D R27BT




[2020년 07월 03일] - 모니터 옆 한자리 독차지하던 스피커의 입지가 어쩌다 보니 바닥까지 추락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보급에 눈 밖으로 밀려났건만 이제는 신제품 출시 소식조차도 끊겼다. 5.1채널이 범람했던 적이 엊그제 같고 2.1채널은 사은품으로 주던 것도 어느덧 아늑한 추억에서나 찾아야 할 정도라고 하니 보는 것만큼이나 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 여겼던 편견도 이제는 옛말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변화가 좀처럼 만족스럽다는 건 아니다. 요즘 대세인 유튜브에 소리가 빠지면 시선이 향하지 않고, 배틀그라운드에서도 효과음을 빼고 나면 손이 안 가는 건 분명하다. BTS 가요도 들어야 제멋 이라 하니 결국 스피커의 필요성이 실종된 것임이 아닌 과거와 달리 스피커를 사용하는 위상의 변화가 작금의 사태를 초래한 것 아닐까?

그렇다고 얇은 모니터 속으로 들어간 스피커 품질이 제아무리 좋다기로서니 2% 부족한 품질이 만족스러울 수 없고 이어폰이나 헤드셋은 요즘 같은 무더위 기승을 떠는 분위기에는 답답하기에 결국 스피커 자리는 공석이라는 것. 하지만 정통 스피커라 불리면 유선 방식을 들여놓자니 요즘 젊은이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고, 안 그래도 주머니 사정 궁핍한 이때 10만 원 넘기면 부담은 덤이다.

사용자는 그야말로 착한 스피커가 필요하다.

우연히 마주한 F&D R27BT에서 착한 스피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반가웠다. 오래전 비슷한 형태를 한 전작이 시장에 출시된 바 있다.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면 엄연히 후속작이라는 설명. 그러한 이유로 전작의 개선판 혹은 상품성을 한층 높인 스피커라는 설명도 어울린다. 게다가 블루투스 스피커라는 요건은 다방면에 쓰일 다재다능한 끼를 숨기고 있음을 알게 한다. 활용 범위가 넓다는 의미다.

F&D는 본디 중국에서 스피커를 OEM으로 생산하던 브랜드였음에도 의뢰하던 기업의 인지도가 여간 높은 게 아닌지라 남의 기술 구현해주다 본의 아니게 성장한 케이스다. 덕분에 이들 생산기지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뻗어간 JBL을 비롯한 굵직한 설계 기술을 그대로 전수 받았는데 R27BT 또한 면면이 비범하다.

외형은 전형적인 북쉘프 스피커를 떠올리게 했다. 분리 가능한 그릴 망을 차용했지만 사실 그대로 사용하는 쪽이 더 멋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통 북쉘프 보다는 형태를 따왔다는 쪽이 정확하다. 2채널 북쉘프는 2.1채널에서 저음을 담당하는 우퍼 부분을 별도가 아닌 일체형으로 설계한 형태다. 상단 1인치 트위터가 섬세한 고역을 표현한다면, 메인은 4인치 드라이버가 담당하고 하단부 덕트 설계가 저음에 무게를 실어 음을 한층 풍부하게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소리를 조절하는 컨트롤러와 엠프는 본체에 일체형으로 설계했다. 정면에서 마주했을 때 우측에 있는데 토글 버튼과 노브 다이얼 방식을 적절히 사용했다. 돌리거나 누르는 촉감은 나쁘지 않은데, 반응 또한 굼뜨지 않도록 신경 써 설계했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면 요즘 추세인 무선 리모컨 기본 제공이라는 요건은 충족하지 못했다는 정도다.

F&D R27BT가 전작 대비 달라진 점은 옵티컬 단지 지원과 블루투스 버전이 5.0으로 상승했다는 것. 옵티컬 단자는 생각 외로 일상에서 유용하게 쓰이는데 특히 TV에 연결할 스피커가 필요할 경우 따져봐야 할 옵션이다. 많은 스피커가 시네마 타이틀을 차용하지만 정작 충족하는 제품은 고가 일색임에 F&D R27BT의 가치가 새삼 다르게 느껴진다.

여기에 가장 앞선 블루투스 5.0을 충족했기에 연결에 불편이 따른다면 그건 사용자 불량이라 봐도 좋다. 이번 버전에서 NFC는 빠졌다. F&D가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라는 점을 살핀다면 중국에서 제조하는 스마트폰 상당수가 NFC에 인색하다는 것에서도 그 이유가 빤히 보인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쓰임새도 그리 유용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단지 접속 편의에 불과한 NFC의 존재감은 과거와 달리 덜 중요해진 상황이다.

검증 끝난 후속 버전 스피커, 기본기는 합격점

양쪽은 원목 느낌을 구현했고 가운데는 세련미를 남겼다. MDF를 사용했고 시트지를 붙여 마감한 형태다. 다소 언밸런스한 신+구의 조합이 연상되는 상황인데 처음 보면 원가 어색하지만 자주 보면 그럴싸하고 익숙해지면 모니터 스피커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스피커 한두 번 만들어본 브랜드도 아니기에 이미 충분히 감안하고 제조한 F&D R27BT는 음색이나 음질, 공간감, 밸런스 그리고 고질병이라 지적하는 화이트 노이즈 부분에서도 한층 자유롭다.

이 제품의 성격은 이렇다. 라고 섣불리 단정하기에는 다양한 개입요건이 있지만 딱 잘라서 평가하자면 풍부한 저음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약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고음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깔끔하네! 라는 평가 내릴 만 하다. 스피커 제조사는 국가별로 선호하는 음색이 다르기에 튜닝이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F&D R27BT는 한국 사용자 성향보다는 글로벌 평균에 가깝다. 무난함에 초점을 맞춘 형국이다. 한 가지 더. 고질적인 화이트 노이즈는 들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F&D 규모가 이제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할 정도로 성장함이 사실이기에 특정 국가를 위한 품질 관리보다는 보편적으로 무난함을 선택함이 짙게 느껴진다. 게다가 책상 위에 두었을 때 스피커가 사용자를 향하는 각도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는데 그렇다 보니 배치 위치가 거실이라면 진열 다이와 일치하도록, 책상이라면 모니터와 평행선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음질을 체감할 요령이다.


필요하다면 충분한 에이징 시간을 두고 길들이는 작업도 제안한다. 충분한 무게를 지닌 스피커인지라 음색이 방방 뛰거나 따로 노는 현상은 없다. 그런데도 에이징을 제안하는 것은 에이진 전/후에 따라 확연히 달라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카페 스피커를 찾았다면 이 제품이 나름 어울린다. 쿵쿵 거리는 저음은 부족하지만 깔끔한 음색이 말이다. USB 메모리에 음원 파일을 담아 꽂으면 스피커가 자동으로 재생하는 기능을 구현하라 했는데 이는 업소용 스피커까지 노렸음을 알게 만드는 대목이다.

최대 50W 출력, 충분히 볼륨 키워 듣는 맛이 있다.

요즘 세상에 스피커에 돈을 들여 굳이 사는 이가 몇이나 될까? 그만큼 스피커의 입지는 과거와 달리 위축됨이 현실이다. 그러한 분위기에서도 스피커는 결국 필요하기에 모니터 속으로 들어갔거나 혹은 작은 스피커 수요는 꾸준하다고. 1~5만 원 가격대를 형상한 제품이 범람함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이 제품 저 제품을 기웃거리는 건 이유가 뻔하다. 관상용에서 품질을 바라는 것이 사실 욕심이다.


그래도 쓸만한 스피커가 필요하다면 F&D R27BT 만한 제품이 마지노선이라고. 물론 전문가급 모니터링용 스피커를 기대하고 듣는다면 십중팔구 실망은 예고된 수순이다. 그래서 강조하자면 이 제품에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에 주의를 당부한다. 집이나 사무실 혹은 작업실이나 공방 혹은 카페 등지에서 그대로 쓸 만한 용도의 제품이 필요하다면 손꼽힐 몇 안 되는 선택지에 들어갈 제품이라면 주저할 이유는 없다.

스피커를 만들어본 브랜드가 만든 제품답게 기본 이상은 하는 데다가 블루투스까지 지원하니 편의 기능까지 부족하다는 지적질에서도 한층 자유롭다. 그래도 난 리모컨은 있어야 한다고 여긴다면 할 말은 없다만 그게 아닌 상황에서 F&D R27BT은 스피커라는 제품이 해야 할 역할과 기본을 충실히 이행하며 한동안 맥이 끊긴 스피커 시장에 한 줄기 신제품이라는 희망을 드리웠거니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울 뿐이다. 듣자면 들릴 것이고 보자면 보는 재미가 남다를 것이다. 그게 바로 스피커 존재 이유일 테니!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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